다름 아닌 모기떼의 공격 때문이었다. 모기장을 쳤는데도 어떻게 안으로 들어왔는지 나의 발목 근처 몇 군데가 빨갛게 피멍이 들어 있었다. 가려워 잠이란 놈이 멀찌감치 달아나버렸다.
물린 곳을 보니 꼭 북두칠성의 국자 모양이다. 지금까지 이렇게 한 번에 몇 군데를 물린 것은 처음이었다. 어떤 놈인지 폭식을 하여 날아가지도 못했을 거 같았다. 상처를 볼수록 어이가 없어 웃음이 터지고 말았다.
날이 가물어서 그런지 모기며 날벌레들이 극성이다. 덩치도 큰 내가 작은 모기 한 마리를 무서워하다니. 괜히 히죽히죽 헛웃음이 나왔다. 모기한테 나의 귀한 피를 빨려서인지 어지러운 것도 같고 기분이 묘했다.
일찍 일어난 김에 멍하니 앉아 창밖을 바라봤다. 저 나무 이름은 모르지만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이 꼭 어린아이들의 재잘거림같이 느껴졌다. 티 하나 없이 맑게 웃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생각났다. 한참을 생각해봐도 요즘 들어 깔깔대며 자기네들끼리 큰소리 내어 웃는 아이들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아이들이 어른들보다 더 바빠서일까. 학교에서 정규수업이 끝나면 태권도 학원에 미술학원, 그리고 피아노 학원 차를 타야 하기 때문에 얼굴에서 해맑은 웃음을 본다는 게 참으로 어려워졌다. 누구를 위한 배움일까. 옛날처럼 아이들은 흙바닥에서 맘껏 뛰놀며 어울리고 자기의 꿈을 꾸게 하는 게 행복한 일일 수도 있을 텐데.
pixabay - 어린아이. 물장난. 형제
[하루 20분 나는 한다] '생각 없이 웃기로 하였다'에 도전하면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루 20분 생각 없이 웃는다는 게 정말 어려운 과제였다. '웃을 수 있을 때 웃으라'는 말도 있는데 나는 하루 20분 웃는 게 정말 어려웠다.
거울을 보며 억지로 웃는 웃음은 어딘가 표정이 어색했다. 자연스럽지 못한 웃음은 아름답지 않지만 그 또한 '생각'과 '깨달음'이 있었다.
뭔가 어떤 일 때문에 너무 좋아서 그리고 행복할 때 웃는 그 표정을 갖고 싶다. TV 드라마 '해치'에 출연했던 젊은 영조 역을 맡았던 배우 정일우의 미소처럼. 어쩜 남자가 그렇게 예쁜 미소를 지을 수 있는지. 그가 미소 지을 때면 나를 바라보며 웃는 것도 아닌데 묘한 설렘과 행복을 느낀다. 그의 미소는 정말 예쁘고 살아있는 미소였다.
미소가 아름다운 배우 - '해치'의 정일우
드라마 '해치'는 끝났지만 지금도 그의 미소를 찾아보며 나도 예쁘게 웃으려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