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좐느 Apr 05. 2020

3번 읽은 책

[싱글맘 부동산 경매로 홀로서기]


나는 보통 책을 한 번 이상 안 읽는다영화나 드라마도 마찬가지그런데 이 책은 3번을 읽을 수 밖에 없었다.

경매란 것을 아예 모를 때 입문하면서 한 번경매를 조금 배우고 놓쳤던 부분을 확인하면서 한번,그리고 책이 개정판으로 나오면서 한 번 더 봤다.

이 책은 지금의 내 나이보다 어린 나이에 아이 둘을 혼자 키우게 된 싱글맘이 작은 종잣돈으로 어떻게 경매를 시작하고 10여년간

경매투자자로써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그동안의 경험과 노하우가 담겨있다.


책의 표지며 내지며 핑크핑크 하게 바뀐 개정판이 내 마음에는 쏙 들었지만 남성분들은 지하철에서는 읽기 그렇겠고만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이번 개정판은 2014년에 나왔던 내용과 그 당시 경매로 받았던 집이 지금 어떻게 되었는지도 나와있고 새롭게 추가 된 부분도 꽤 있다. 

지방의 어떤 집은 재개발 호재를 누렸고강원도의 오래된 주택은 동네 전체가 도시재생 뉴딜 사업지로 선정되어 나랏돈으로 집의 웬만한 부분을 보수해 말끔히 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부동산이란 게 많은 사람들이 밝은 미래를 그리며 투자하지만  내 맘 같이 되는 건 아니지 않은가. 경매 차익으로 이미 1차 수익을 예상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부분에서 턱 하고 개발/재생 혜택을 받는다면 이만한 로또가 있을까생각하게 된다. 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은 정확한 방법만 알고 있다면  제대로만 한다면 내가 지금 하는 일과 별개로 정년 상관없이 계속 함께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전업투자자가 되는 게 아니더라도 집을 전세로 살든 구입을 하든 부동산과 경제의 흐름을 아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잘 모르면 세입자도 큰 돈을 잃을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됐고 말이다. 이전에는 몰랐던 사실이었다.


내가 최근 다녀 온 부동산에서 똑같은 소리를 들었다. 고치나마나 싸게 내놓아야 한다라고


이 책을 보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생각보다 적은 돈으로 집을 구입하는 게 가능하다는 것, 경락 대출이란 것도 알게 되고, 명도의 두려움도 제3자 요법으로 하고 책에 나와있는 내용증명을 복붙하는거야! 생각하며 막연한 두려움과 공포를 줄여나갔다.

 집을 시세보다 싸게 받아 제 값에만 팔아도 이건 남는 장사다나도 열심히 하는 건 자신있어인테리어도 재미있을 것 같다! 생각하고 경매지 물건들을 보고 하나씩 실전 임장을 몇 번 다녀왔다.


그런데 막상 경매 나온 집을 직접 보고 부동산을 돌며 정확한 시세를 파악하는게 쉽지 않음을 느낀다이건 동네에 따라 다른 느낌이기도 하고 아파트빌라특히나 오래된 빌라의 경우 부동산에서도 고개를 절래절래 하는 걸 느낀다. 은근~히 무시하는 것 같기도 하다.

분명 오래된 집이라도 이쁘게 인테리어 하고 수리하면 매매할 수 있다고 하는데 왜 다들 보수적으로만 이야기 할까무조건 싸게 내놓아야지 인테리어 해봤자 그게 그거다라는 소리를 할까큰 맘 먹고 먼 지역까지 가서 해당 집과 동네를 둘러보고 부동산에도 가보는 건데 부정적인 말혹은 정확한 시세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을 들으면 마음이 혼란스럽다.

 내가 책이랑 본 거랑 다른가. 지금은 진짜 부동산, 경매 할때가 아닌거야? 이런 생각에 진짜 시작도 못해보고 나약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도 해야지 지금 몇개월 했다고.. 생각하면서 책을 다시 봤는데 내가 부동산에서 들었던 말과 똑같은 게 쓰여있는 게 아닌가! '인테리어를 한 집과 안 한 집의 가격 차이가 별로 없다' 라는 말을 들어도 속상해 하지 않고 내 주관을 뚜렷하게 피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다시 생각을 바로잡기로 했다. 인터넷 임장시 주변 부동산의 연식과 평수에 맞는 시세를 분석하고 아무리 오래 되었다 해도 위치가 역세권에 주변 환경이 좋으면 가격이 심하게 떨어지지는 않는다는 걸 파악했다. 내가 집을 산다면 산꼭대기에 있는 새 빌라에 들어갈까. 역세권에 있는 좀 오래되었지만 내부가 깔끔한 집을 선호할까. 나는 무조건 교통이 편리하고 편의시설이 인접한 곳을 선호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아무리 부동산에서 거래가 없다. 안 팔아봐서 모르겠네~ 하더라도 정말 1명만 구하면 되는 게 아닌가. 다시 상처받은 마음을 다스리며 다시 물건을 찾고 다음 임장할때는 전세, 혹은 매매 입장에서도 찾아보기로 했다. 아직 시세를 파악하는 방법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생전 집을 구해본 적 없는 나로서는 애초에 내 주관 자체가 없었음을 깨닫고 있다. 부동산 사장님의 말에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개정판의 장점은 최근 자료가 포함되었다는 것


경매의 과정을 알았고 임장도 다녀왔고 입찰도 해봤다. (한 번 떨어졌지만~) 낙찰 이후의 과정 명도와 인테리어 그리고 마지막 매매하는 것까지 다시 훑어보았다. 나는 현재 전세나 월세로 임대를 생각하지는 않고 있다. 양도세를 내더라도 개인 매매업자를 해서 매도할 생각을 하고 있어 세금적인 부분도 다시 체크해 보고 있다. 경비로 처리 되는 것 안되는 것도 사전에 꼼꼼히 체크하고 내가 쓸 수 있는 가격을 적어야 한다는 걸 알았다.

 세금/대출 부분은 시시각각 바뀌는 거라 바뀌는 부동산법을 주시할 필요가 있고 경매를 시작할 때 지역 선정할 때도 영향을 받는다. 내가 그렇게 연고도 없는 인천을 돌아다니는 것도 다 이런 이유가 있다. 나도 좀 우리 동네(성북/강북)지역을 돌아보고 경매를 할 수 있는 날을 소망한다.

 

모든 사람들에게 주거는 중요하다. 쾌적하고 넓은 집, 거기에 아이들 학교 보내기도 좋은 집, 교통이 편리한 집, 주변에 공원이 있는 집, 바다나 강이 보이는 집, 집 값이 오르는 집. 누구나 이런 집을 희망하고 꿈꾼다. 하지만 현실은 모두가 그런 집에 살 수 없음을 알고 있다. 우리의 부모들이 몇십년을 저축하고 아껴 내 집 장만을 했으면 지금 나 같은 세대들은 아끼고 저축해서 내 집 장만을 목표로 하는 것 자체를 부정하고 낙담부터 하게 되는 것 같다. 월급대비 집은 너무너무 비싸다. 지금까지 내가 두려운 부분, 엄두가 안나는 부분이라고 덮어두고 내가 재미있는 것 즐거운 일만 하며 살았었던 걸 경매를 배우고 좀 후회했다. 너무 새로운 세상이라 머리속에 허리케인이 부는 느낌이랄까. 레버리지의 뜻도 처음 알았다.정말 무지했다. 

그동안 종잣돈을 차분히 모아두지 않았던 것, 쇼핑과 여행으로 흥청망청 했던 지난 날, 대출이 무난한 4대보험 되는 직장을 다니지 않았던 것 까지 내 과거의 모든 행적을 다 후회하기도 했다. 새로운 배움은 나에게 큰 영향을 줬다. 지금이라도 부동산/경매/돈/경제에 눈을 뜨고 관심을 가지고 공부를 하고 있다는 걸 다행으로 생각한다.

 엄마도 공부해보라고 지지해주고 있고(돈도 빌려 주신단다!) 남자친구 또한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같이 공부하고 임장도 다니고 있는 요즘. 내가 제대로 공부하고 실천하면 더 좋은 상황이 되지 않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쓸 만한 인간] 배우 박정민 산문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