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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좐느 Jun 05. 2018

이런것까지 먹어야겠어?

0605 (D-81)

이런것까지 먹어야겠어?


엄마의 식량창고인 주방에는 다양한 건강식품이 준비되어있는데 그 종류가 날이 갈수록 늘고 있다. 

비타민C, 오메가3, 홍삼환 등은 고전적인 아이템이고 최근에는 비타민D, 폴리코사놀5, 프로바이오틱스 가루랑 콜라겐 알약이 있고 또 무슨 사과 성분이 들었다는 살 빠지는 알약도 배송됐는데 엄청난 과대포장이다. 일반 알약 10개는 들었어도 충분한 공간에 알약이 하나 두 개씩 들어있는데 이거 분명 홈쇼핑에서 충동구매 한 거구만!

그러던 어느 날 엄마는 요상한 가루가 든 통을 가방에 넣는다. 

"그게 뭐야?"

"화분"

"화분이 뭔데?"

"화분이 화분이지"

"아니 그러니까 화분이 뭐냐구"

"벌에서 나오는거 있어"


"벌?!"




화분은 식물 키우는 용기가 화분 아닌가. 돼지바에 붙은 크런치같이 생긴 작은 알갱이들은 알록달록한 색깔이다. 뭔가 하고 조금 먹어봤는데 달달하긴 한데 맛도 모르겠고
"으 별루다 이상해"
당최 화분이 뭔지 검색해봤다. 성분 표시도 딱 화분 100%라고만 적혀있다.


누구냐 넌?

꿀벌 화분 = 꿀벌 꽃가루 = 비폴렌 = Bee Pollen


이라고 부르는 이것은 꿀벌이 꿀을 모으는 과정에서 생기는 건데 꿀을 모으다 보면 뒷다리에 꽃가루가 붙는다. 열심히 꿀을 모으는 벌들은 이 꽃가루 덩어리가 점점 커지겠지. 꿀벌 다리털 때문에 붙는 거라서 벌집 아래에 덫을? 놓아서 꿀벌 화분을 모은다고 한다.
비타민B 군과 엽산, 아미노산, 단백질이 풍부한 화분은 건강식품으로 각광을 받고, 유명한 제품은 양봉을 많이 하는 스페인 산이라고 한다.

사진 속 노란 덩어리를 보자마자. 으앍 >_< 내가 몇 알 주워 먹은 게 꿀벌 다리에 붙어있던 거야? 

"꿀벌 다리에 붙어있는 것까지 먹어야겠어?"

엄마는 아랑곳하지 않는다 몸에 좋은 거라니까. 



문득 꿀벌 다리에서 화분을 채취하는 과정이 비인도적이지 않을까 걱정이 돼서 여기저기 검색을 해보다가 해외 사이트에서 [비폴렌 트랩]이라는 걸 사용해서 채취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벌집 입구에 작은 구멍이 촘촘한 뚜껑을 설치하고 닫아 놓는다. 작은 구멍으로 벌들이 출입하면서 자연스럽게 화분이 밑으로 떨어지는 구조다. 일정기간 설치해 놓으면 아래쪽 서랍에 벌들이 출입하다가 떨군 비폴렌들이 모이게 된다.  무지막지하게 모으는 건 아니었다. 벌들 입장에서는 묵직해진 다리도 가볍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몸에 좋은 거라면 곰의 발바닥이라도, 살아있는 사슴의 피라도 먹는 게 사람 아니겠어. 꿀벌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뼈빠지게 모은 꿀과 집을 다 빼앗아 가는 것도 억울한데 꿀벌 화분 모은다고 꿀벌 신체를 괴롭히지는 않는 건가 걱정했는데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라서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괜한 걱정이었다. 휴..





-참고-
http://medicalreport.kr/news/view/47415

https://www.youtube.com/watch?v=Yw1-7tWhE3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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