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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reatorsangjin Feb 09. 2017

일시정지

 잃어버린 여행

추적추적, 비오는 빠뚜사이.

바쁜 걸음을 잠시 멈칫하게 만들어준 스콜의 깜짝 선물이 고맙다

오늘을 돌아보고 지난 5일간의 라오스를 돌아본다. 

안녕~ 라오스


@creatorsangjin / #laos #bientien #빠두사이 사원


우기가 시작되는 5월의 라오스는 뜨겁고 습하다.

방비엥, 루앙프라방을 거쳐 출국을 위해 다시 비엔티엔을 찾아 빠뚜사이 사원으로 가는 길, 

바쁜 일정을 소화하다보면 낯선곳에서의 특별한 만남이 더이상 특별하지 않을때가 있다. 무엇을 지나쳤고 누구를 만났는지 그리고 무엇을 먹었는지 기억하지 못하채 익숙함에서 멀어지기 위한 여행에서 몸은 아직도 익숙함을 쫓는 것이다. 여행에서 조차 나는 무언가로부터 도망하는 도망자인 것이다. 도망자의 간절함이 안쓰러웠을까? 모든 걸음을 멈춰주는 스콜의 ‘일시정지’, 가슴 깊이 긴 숨을 내쉬며  ‘아, 여기는 낯선곳이고 난 여행중이야’라며 정신을 되네인다.

출근을 위한 새벽잠과는 휴전이다. 따스한 햇살과 새들의 노래로 잠을 깨 차려놓은 뷔페로 여유롭게 식사를 하고 무슨 죄를 지었는지 알수없는 사람들로 가득한 지옥철 대신 자전거에 몸을 실어 정류장없는 곳으로 떠났다. 약속된 시간과 정해진 목적지는 없다. 가는길에 배가 고프면 길거리 토스트와 바게트 샌드위치로 허기를 달래고 방비엥 쏭강에서는 카약을 타고 세월을 보내기도 했다. 둥그런 튜브에 몸뚱아리를 싣고 둥둥 떠나보내고 지칠때쯤 만난 튜브 주차장에는 어김없이 펍(pub)이 있다. 세상 어딘가에서 모인 여행객들과 눈이 마주침과 동시에 친구가 되는 마법을 경험한다. 루앙프라방 블루라군에서는 세상을 등지고 마지막인듯한 점프를 셀 수없이 했다. 그렇게 스콜의 일시정지는 잃어버린 나의 여행을 차곡차곡 되돌려주었다.




#creatorsang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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