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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알 Sep 05. 2022

‘데이비드 애튼버러: 우리의 지구를 위하여’를 보고


 데이비드 애튼버러는 영국의 동물학자이자 방송인으로, 평생을 지구 곳곳의 자연을 탐험하며 살았다. 그런 그가 느끼는 지구의 현주소 – 인간이 저지른 만행과 현재 지구가 처한 상황, 앞으로의 암울한 전망과 그것을 이겨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들에 대해 생생히 증언하였다. 넷플릭스 속을 헤매다가 발견한 이 다큐멘터리는 점점 무뎌지던 나의 위기의식을 일깨웠다. 그 다큐멘터리의 줄거리와, 나의 간단한 느낀 점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인간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방식은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킨다. 현재 일어나는 느리지만 치명적인 파괴는 인간의 나쁜 계획과 인적 오류의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자연계는 죽어가고 있다. 점점 우리가 살아갈 수 없는 공간만이 우리를 기다리게 될 것이다. 우리가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는 벌써부터 시작되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지금까지 지구의 역사 약 40억 년 중에 대멸종은 5번 있었고, 가장 최근의 대멸종은 공룡 시대가 끝난 시기로, 모든 종 중 75%가 없어졌다. 그 후 생태계는 스스로 복원했고, 우리가 아는 지구가 만들어졌다. 홀로세는 지금까지 있었던 시기 중 가장 안정적인 시기로 꼽히고는 했다. 인간이라는 단일 종이 대자연을 위협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데이비드 에튼버러는 “뭐든 영원히 할 수 없다면 지속이 불가능하다”라고 말한다. 인간의 다양한 활동, 특히 화석 연료 기반의 활동은 탄소의 거대한 방출을 낳았다. 탄소의 방출은 모든 5번의 대멸종과 함께했던 사건이다. 즉 지구의 안정과 양립할 수 없다는 뜻이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5번째 대멸종으로 나아가는 중일 가능성이 높다. 언젠가 지구는 다시 복원되겠지만, 복원된 지구에 인류가 존재하지는 않을 것 같다. 

 오래전부터 인간 활동이 초래한 열을 바다가 흡수해 왔다. 이제 바다가 그 역량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으며, 인간은 전 세계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구에서 얼음이 사라지고 있고, 생태계가 망가지며, 생물 종 다양성은 점점 줄어든다. 매년 수백억 그루의 나무가 사라지고, 강과 호수에는 댐이 들어선다. 비옥한 땅 절반은 농지이다. 인간은 지구상 포유류 중량의 1/3 이상을 차지하고, 그 밖의 60%는 인간의 식량을 위해 길러진다. 그동안 야생동물의 개체는 절반 이상이 줄어들었다(1950년대에 비해). 이처럼 생태계는 이미 주인을 잃고 있고, 인간이 없다고 생각했던 세상조차도 인간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비드 에튼버러의 예측은 다음과 같다. 

2030년대, 아마존은 더 이상 수분을 생산하지 못하고 건조한 대평원이 된다. 지구의 물 순환에 변화가 오고, 얼음이 거의 녹아 태양 에너지를 반사할 수 없다.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된다. 2040년대, 북극 전역에서 영구동토층이 녹으며 엄청난 온실효과를 가지는 메탄이 방출된다. 지구온난화가 극심화된다. 2050년대, 전세계의 산호초가 죽고, 어류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다. 2080년대, 토양이 고갈되고, 식량 위기가 찾아오며, 곤충이 사라져서 수분이 어려워진다. 날씨를 예측하기 점점 힘들어진다. 2100년대, 지구 온도가 4도 더 상승한다. 지구의 많은 부분이 더 이상 사람이 살 수 없게 되며 6번째 대멸종이 진행된다. 


 참으로 끔찍한 예언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사실 이 부분을 보면서 절망감과 무력감을 느꼈다. 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다음 내용은 나에게 다시 희망을 불어넣었다. 즉 인간이 세상에 끼치는 영향을 늘리지 않으면서 세계의 생활 수준을 향상하는 것이다. 첫째, 재생 에너지를 발전시켜야 한다. 재생 에너지는 절대 고갈되지 않으며, 환경 친화적이다. 유일한 동력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둘째, 해양 생태계를 되살려야 한다. 생태계의 안정성에 건강한 바다는 필수적이다. 태평양 섬나라인 팔라우는 어류 자원이 감소하자 어업 금지 구역을 설정했고, 보호받은 지역의 어류는 금세 개체수가 늘어 보호 구역이 아닌 곳까지 생활 반경을 넓혔다. 이러한 접근 방식을 전 세계에 도입하여 넓은 범위를 어획 금지 구역으로 설정하면, 어류 자원이 확보됨과 동시에 바다가 되살아날 수 있다. 셋째, 식단의 변화가 필요하다. 인간의 육식을 위해서는 지구의 엄청난 땅이 필요하다. 사람들이 채식의 비중을 늘리고 식물 재배에 집중하면 훨씬 토지 이용률을 줄일 수 있다. 동시에 면적 대비 생산량을 극대화하며 탄소배출량은 보다 줄일 수 있는 기술의 연구에도 더욱 힘써야 한다. 마지막으로 삼림 파괴를 즉각 중단하고 나무를 심어야 한다. 성공한다면 현재 대기에 배출된 탄소를 2/3 이상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우리는 이제 자연을 지구에 돌려주어야 한다. 자연은 궁극적으로 회복할 것이다. 우리가 저지른 일을 바로잡을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백방으로 노력하여 생태계를, 그리고 우리를 살려야 한다. 우리 모두가 노력한다면 가능할 것이라 믿는다. 


(이 글은 2022년 1학기 씨알 스터디팀인 뚜비두밥팀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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