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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씨알 Aug 30. 2022

이미 일어난 기후위기

대한민국의 식량 관련 기후위기들

 기후위기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언젠가 미래에 일어날 사건처럼 여겨진다. 또는 우리에게는 해당되지 않는, 먼 나라의 일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사실 기후위기는 이미 시작되었고, 우리에게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식량 분야이다. 이 글에서는 최근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식량 관련 기후위기의 사례를 소개하고자 한다.     


1. 2021년 3월 대파 가격 급등     

 2021년 3월, 대파의 가격이 급등하는 사건이 있었다. 당시 대파 1kg의 소매가격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KAMIS) 기준 5800원대로 평년 가격의 두 배 넘게 치솟았다. 이와 같이 대파가 비싸지자 가정에서 직접 대파를 키워서 먹는 ‘파테크’가 유행하기도 했다. 

             

 대파의 가격이 급등한 원인은 바로 기후위기였다. 그 전 해인 2020년, 장마가 길고 이례적인 한파가 발생하는 이상기후로 인해 대파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다. 과거에 비해 자주 발생하는 이상기후의 원인이 지구온난화라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IPCC는 6차 평가보고서에서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이상기후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2. 2021년 10월, 채소류 가격 급등     

 같은 해 10월에는 한 가지 식재료가 아니라 양상추, 상추, 오이, 애호박 등 다양한 채소류의 가격이 동시에 급등했다. 당시 KAMIS 기준 청상추, 오이, 애호박의 평년 대비 가격 상승률은 각각 237%, 153%, 164%에 달했다. 가격이 올랐을 뿐만 아니라 채소를 구하는 것조차 어려워지면서 맥도날드 등 일부 음식점에서는 양상추가 빠진 제품을 판매하는 일도 일어났다.     

    

 채소류를 구하기 어려워진 원인도 대파 가격 급등의 원인과 비슷했다. 2021년 가을장마와 평소보다 이른 한파라는 이상기후로 인해 채소 생산량이 감소한 것이다. 대한민국 정부에서 발간한 <2021년 이상기후 보고서>는 2021년 장마철 이후에도 비가 자주 내린 원인으로 따뜻한 북태평양 고기압이 평년보다 확장한 것을 들었으며, 10월에 한파가 발생한 것은 평년보다 대륙 고기압이 강하게 발달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였다.     


 이처럼 기후위기는 이미 우리의 식생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기후위기를 잘 체감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지금까지는 식재료의 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한 이후 수개월 내에 정상화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과학자들은 현재의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경우 지금까지 일어난 것보다 훨씬 심각한 이상기후가 더 자주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한 이상기후는 일시적인 식량 가격 급등이 아니라,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식량 위기를 초래할 수 있다. 우리의 식량을 위협하는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행동해야 할 때이다.


(이 글은 2022년 1학기 씨알 스터디팀인 뚜비두밥팀이 활동을 마무리하며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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