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성범 Jun 14. 2022

욱하는 엄마의 감정수업

숨바꼭질이라는 놀이가 떠오릅니다. 세상 사람이 술래일까요? 아무도 찾을 수 없는 곳에 꼭꼭 숨어버리고 싶습니다. 그 마음이 어디에서 왔을까? 가만히 들여다봅니다. ‘두려움’이라는 단어가 적혀있습니다. 불안은 깊어지고 용기의 수위는 낮아지고 있었습니다. 나의 마음 녀석이 세상 사람들의 평가가 두렵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무엇이 불안한데?” 나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습니다. 대신 한 권의 책을 내밉니다. 책 제목에는 ‘욱하는 엄마의 감정 수업’이라고 적혀있습니다. 아! 드디어 오늘이 출간일이구나. 세상 사람들의 평가가 두려운가 봅니다. 그런 마음 녀석을 토닥입니다. ‘괜찮아. 괜찮아. 진심은 가슴과 가슴을 연결하잖아’    

 

나의 교직 생활을 돌아봅니다. 크게 자랑할 것은 없지만, 아이들 마음 비밀을 찾아 이곳저곳 배회하였습니다. 관찰, 상담, 서재에 가득 들어있는 책에서 그 비밀의 열쇠에 조금씩 다가설 수 있었습니다. 바르게 성장하는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의 결정적인 차이는 감정입니다. 어떤 감정이 마음에서 자라느냐에 따라 아이들의 현재와 미래가 달라집니다.  

   

아이들의 감정을 좌우하는 것은 환경입니다. 그중 부모의 감정이 중요합니다. ‘욱’하는 부모 아래에서 자라면 ‘욱’이라는 감정이 자라게 됩니다. ‘욱’의 양이 커지면 마음이 거칠어지고, 일탈이라는 행동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결국 부모의 ‘욱’ 양을 줄이면 줄일수록 우리 아이는 바람직하게 성장합니다.     


‘욱’을 줄이는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인간의 ‘욱’에 대하여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았습니다. ‘욱’은 초기 인류의 생존 수단이며, 그것이 진화의 과정에서 사라지지 않고 우리의 유전자에 기록되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만 우리 뇌가 가지고 있는 신경세포를 재연결시키면 자연스럽게 ‘욱’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재연결 방법이 무엇일까요? 그것은 우리의 유전자에 들어있는 이타성을 발현시키는 활동입니다. 구체적으로 이타성의 씨앗은 감사에서 시작됩니다. ‘감사’ 기록이 늘어나면, 이타성이 발현되고 ‘욱’이라는 감정은 자연스럽게 축소됩니다. 다만 감사는 머릿속 이해가 아니라 영어 단어, 자전거 타기처럼 기록하고 연습해야 합니다.     

지 난 몇 년 동안 감사를 기록하고 연습하였습니다. 아이들, 학부모, 선생님의 감정 변화 모습을 살펴보았습니다. 누구나 감사 기록 양이 일정한 임계점을 넘으면 뇌의 신경세포가 재연결됩니다. 그것이 ‘욱’의 축소로 나타납니다. 이 책은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설명하고, 가정, 교실, 직장에서 실천해 볼 수 있도록 구체적인 방법을 담았습니다.


감사 글쓰기는 ‘글쓰기의 보약’도 됩니다. 글쓰기는 고통스러운 작업입니다. 우리의 본성에는 글을 잘 쓸 수 있는 유전자가 없습니다. 다만 ‘감사’가 글의 소재가 되면 결과가 달라집니다. 덜 고통스럽게 글을 쓸 수 있습니다. 그것은 ‘옥시토신’ 호르몬 영향입니다. 흔히 고통을 줄여주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감사가 글의 소재가 되면 옥시토신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요즘 출판계가 불황을 겪고 있다고 합니다. 어려운 여건에도 저의 원고가 책으로 만들어주신 포르체출판사 박영미 대표님 감사합니다. 감사 글쓰기를 함께 나누었던 아이들, 학부모님, 선생님 사랑합니다. 한줄 한줄 감사가 자라면 우리 사회는 다시 희망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안의 감정 가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