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도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
요즘 5학년 몇 명의 아이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흔히 말하는 ‘학교폭력’ 가해 아이들입니다. 이들은 1교시가 되면 어김없이 저를 찾아옵니다. 저는 명상, 상담, 감사 글쓰기로 이 아이들의 감정과 행동 변화를 돕고 있습니다. 제가 하는 활동이 이 아이들의 감정선을 움직이고 있나 봅니다. 20분 일찍 교장실 문 앞에서 저를 기다리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 아이들이 처음 온 날을 선명하게 기억합니다. 얼음같이 차가워진 이 아이들 마음을 무엇으로 녹일 수 있을까? 고민 끝에 칭찬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이 아이들이 받았던 칭찬을 이야기하다 보면 마음 문을 열 수 있으리라 생각했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칭찬은 무엇이니?” 8명 중 2명이 고개를 숙입니다. 기억나는 칭찬이 없다고 합니다.
그 순간 저는 눈물을 흘릴뻔했습니다. 아이들에게 미안했습니다. 우리 어른들의 잘못이구나. 선생님, 부모님 잘못이구나. 칭찬 한마디 듣지 못해 가슴이 얼음이 되었구나. 얼음조각이 되어 친구에게 상처를 남겼구나. 그런 너희들 마음도 모르고 우리는 너희에게 꼬리표를 붙였어. ‘문제아’라고. 진짜 문제아는 저를 비롯한 부모님, 선생님이었습니다. 우리 어른들이었습니다.
오늘은 1월 2일, 이 아이들과 새해 소망을 나누었습니다. 이 아이들의 마음 안정을 위해서 복식 호흡으로 명상을 잠깐 했습니다. 아이들이 눈을 감습니다. “숨을 들이마실 때 들어오는 공기를 사랑으로 생각하렴.” 아이들이 숨을 깊게 들이마십니다. “숨을 내쉴 때는 내 안의 나쁜 것들이 밖으로 나가는 거야.” 아이들이 숨을 길게 내쉽니다. 이러기를 몇 번 반복했습니다.
“자 이제 소원을 말해보자.” 이 아이들이 다시 한번 저를 깜짝 놀라게 합니다. 8명 중 5명이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라는 소망은 이 아이들뿐만이 아닙니다. 2학년 교실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소원을 들어주는 요정이 있다면 빌고 싶은 소원은 무엇이니?” 22명 중 13명이 공부를 잘하고 싶다고 이야기합니다. 가슴 아픈 현실입니다. 공부가 뭐길래 너도나도 잘하고 싶어 합니다.
위에서 사례를 든 5학년 아이들이 당신의 자녀라면 어떻게 도와줄 수 있겠습니까? 우선 상담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담임 선생님, 학습 전문가 등에게 상담을 통하여 도움을 구할 수 있겠지요. 다만 돌아오는 대답은 내가 알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라, 꾸중보다 칭찬하라” 등과 같은 조언을 듣게 됩니다. 특별한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대한민국 학부모면 누구나 아는 사실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아이들의 소망을 어떻게 들어줄 수 있을까요? 그 비밀은 이전에 말씀드린 ‘습관’에 숨어있습니다. 습관의 고리를 이해하면 우리 자녀들의 배움을 다시 일으킬 수 있습니다. 습관의 고리에서 성취감이라는 열망을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우리 5학년 아이들의 새해 소망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습관의 고리를 이해하기 위하여 찰스 두히그의 이론을 참고해 보겠습니다. 찰스 두히그는 아래의 그림처럼 신호-반복 행동-보상에 의하여 습관이 형성된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습관 형성의 결정적인 요소는 ‘열망’에 있습니다. 양치질을 예로 들어 보겠습니다. 양치질을 반복한다고 습관이 형성되지 않습니다. 양치질을 하면서 어떤 열망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그 열망이 양치질을 계속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양치질의 경우 청량감이 열망을 만듭니다. 청량감은 이를 닦으면서 맛볼 수 있는 상쾌한 느낌을 말합니다. 이 청량감은 치약에 포함된 멘톨, 페퍼민트 등의 성분으로 만들어집니다. 이러한 성분들은 입안에서 시원한 느낌을 주어 양치하는 동안 쾌적함을 느끼게 해주며, 양치 후에도 상쾌한 느낌을 유지하게 만듭니다. 결국 양치 습관은 청량감이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자 이제 우리 아이들의 소망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다는 새해 소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공부 습관을 만들어야 합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죠. 공부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 생활비를 아껴가며 학원을 보내고, 비싼 과외도 시켜봅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부모 노력이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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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을 보내든, 과외를 시키든 아이들의 공부 습관 주인공은 ‘반복’이 아닙니다. 찰스 두히그의 설명처럼 ‘열망’이 공부 습관의 주인공입니다. 공부를 열망하게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양치질처럼 공부 습관은 저절로 만들어집니다. 그것이 무엇일까요? 우리의 초등학교 시절을 돌아보면 그 힌트가 보입니다. ‘책을 열심히 읽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 ‘수학을 좋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을까?’를 스스로 생각해 보면 됩니다.
떠오르는 단어는 무엇인가요? 부모님이 시켜서 열심히 하게 되었나요? 절대 아닙니다. 부모님 칭찬인가요? 조금 관련이 있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읽은 감동 한 줄이 책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만들었을 것입니다. 월말 평가에서 매번 10등을 했었는데, 한번은 5등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공부를 열심히 하게 되었을 것입니다. 이것을 ‘성취감’이라고 합니다.
다시 5학년 아이들의 새해 소망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나도 공부를 잘하고 싶어요.’의 새해 소망을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요? ‘성취감’을 맛보게 해야 합니다. 이 성취감이 공부를 열심히 하고 싶다는 ‘열망’을 만들고, 그 열망이 공부라는 습관 고리가 잘 동작하게 만듭니다. 사랑하는 우리 아이의 배움 습관 고리가 잘 동작하도록 도움을 주는 것, 그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배움에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들은 이어지는 이야기들에서 자세히 풀어보겠습니다. 오늘도 멋지고 아름다운 날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