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질문으로 성취감을 들썩이게 하라.’라는 주제로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부터는 성공 경험에 대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성공 경험이란 개인이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원하는 결과를 이루는 경험을 말합니다. 성공을 경험했을 때 ‘아! 내가 해냈다.’라는 벅찬 감동이 내면에서 솟아오릅니다.
사실 성취감은 우리들 ‘마음 항아리’에 숨어 있습니다. 영성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마음 항아리를 ‘무의식’으로 설명합니다. 우리들 마음 항아리에는 이기성과 이타성이라는 본성이 들어있습니다. 그 본성에 경험과 지식이 쌓이면서 ‘나’라는 정체성이 만들어집니다. 성취감은 마음 항아리에서 이타성을 꺼내는 작업입니다. 벅찬 감동, 뿌듯함은 오직 이타적인 행동에서만 맛볼 수 있는 감정이기 때문입니다.
이타성은 나보다 남을 먼저 위하는 일입니다. 우리 아이가 벅찬 감동, 뿌듯함을 맛보기 위해서도 남을 먼저 생각하는 이타적인 행동이 필요합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집안일하기입니다. 집안일은 접근하기도 쉽고, 가족 사랑의 감정을 집안 이곳저곳에 뿌릴 수 있습니다. ‘나는 우리 집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구나’라는 자기 효능감도 자연스럽게 높아집니다.
제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아침 봉사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아침 일찍 등교하여 운동장 등 학교 주변 쓰레기를 줍는 활동입니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아이들의 표정입니다. 쓰레기 줍기는 하기 싫은 일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이들은 표정은 신나 있습니다. 쓰레기가 마치 보물인 양 서로 줍겠다고 경쟁을 벌입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인간의 이타성은 아이들 마음 항아리에 가득 들어있습니다.
이타성은 적절한 환경을 만나면 잘 발휘되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집안일은 이타성이라는 우리의 본성을 끄집어내고 성장시킬 수 있는 최고의 기회입니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도 이를 뒷받침합니다. 미국 미네소타대학 마티 로스만 교수팀은 집안일이 아이들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그는 3~4세 어린이 84명의 성장 과정을 25년 동안 추적 조사했는데, 어린 시절부터 집안일을 도운 어린이들이 가족은 물론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아질 뿐 아니라 학문적, 직업적으로도 성공한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다른 연구도 있습니다. 하버드대학 조지 베일런트 교수는 11~16세 어린이 456명을 35년간 추적 조사하였습니다. 연구 결과 성공한 사람들의 유일한 공통점은 어린 시절에 집안일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스라엘에서도 집안일을 도우며 자란 아이와 그렇지 않은 아이를 조사하였습니다. 집안일을 도우며 자란 아이의 실업률은 그렇지 않은 아이에 비하여 1/15이 되었으며 범죄율은 1/10, 평균 수입은 20%가 높았습니다.
우리 아이들은 어떠할까요? 우리 학교 4학년 아이들에게 다음과 같이 질문을 했습니다. ‘일주일에 1회 이상 규칙적으로 집안일을 하고 있습니까?’ 어쩌다 한번 집안일을 도운 적은 있지만, 주 1회 이상 집안일을 규칙적으로 하는 아이들을 찾아보기 어려웠습니다. 부모님들도 집안일을 시키고 싶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어른이 되면 집안일을 많이 할 텐데, 초등학교 때부터 시키고 싶지 않아요?”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집안일보다는 공부에 전념하기를 바라는 것이 다수의 부모님 생각입니다.
집안일에 대한 성취감은 이타성을 불러내고, 자신감을 키워준다.
집안일에 대한 성취감은 이타성을 불러내고, 자신감을 키워줍니다. 미네소타대학 마티 로스만 교수의 연구에서 알 수 있듯이 집안일은 직업적, 학문적 성공도 보장해 줍니다. 아이들에게 집안일로 어떻게 성공을 경험하게 할 수 있을까요? 우선 가족회의가 필요합니다. 가족회의에서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가? 그렇게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아래는 집안일을 분담하기 위한 가족회의 예시입니다.
엄마 : 지금부터 가족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
엄마 : 오늘의 주제는 ‘집안일’입니다.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에 대해서 의논해 보겠습니다.
엄마 : 집안일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아들이 발표해 보세요.
아들 : 밥 하기, 청소하기, 심부름하기가 있습니다.
엄마 : 그 외에도 집안일은 많습니다. 지금부터 차례대로 찾아보겠습니다.
아빠 : 거실에서 해야 할 집안일은 무엇이 있을까요?
가족 : (거실, 안방, 부엌, 욕실 등을 차례로 돌며 해야 할 집안일을 찾아본다.)
엄마 : 집안일을 살펴보니 해야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엄마, 아빠의 힘만으로는 집안일이 힘이 들어요. 우리 가족이 서로 나누어서 집안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빠 : 집안일을 서로 나누어서 해야 하는 까닭이 무엇인가요? 딸이 발표해 보세요.
딸 : 집안일을 서로 나누면 하기가 쉽습니다.
아들 : 집안일을 통해서 엄마, 아빠의 힘든 점도 알 수 있습니다.
딸 : 나중에 어른이 되어서 집안일을 잘할 수 있습니다.
엄마 : 지금부터 집안일을 나누어보겠습니다. 자기가 할 수 있는 집안일을 선택해 주세요.
엄마 : 아빠부터 차례로 발표해 주세요.
아빠 : 욕실, 설거지, 세탁하기, 장보기 등을 하겠습니다.
아들 : 거실 청소, 내 방 청소, 요리 보조,
딸 : 안방 청소, 수건 개기, 빨래 널기, 설거지 보조를 하겠습니다.
엄마 : 좋습니다. 자기가 맡은 집안일을 잘해주세요. 일주일 동안 열심히 실천하고 다음 주 가족회의 시간에 반성의 시간을 갖겠습니다.
집안일은 아주 행복한 성공 경험입니다. 거실, 안방에서 청소기를 돌리고, 어지럽힌 장난감을 정리하면서 ‘아! 내가 해냈다.’라는 성취감을 맛보게 됩니다. 더불어 나는 우리 가족에게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이 만들어집니다. 이 느낌이 성장하면 ‘나도 수업 시간에 집중할 수 있어, ‘어려운 공부도 노력하면 해결할 수 있어.’라는 자신감으로 발전하겠지요.
유대인은 4살 때부터 집안일을 시킨다.
자녀에게 집안일을 의무적으로 시키는 민족은 유대인입니다. 유대인 아이가 4살, 5살이 되면 집안일은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활동이 됩니다. 심지어 용돈도 집안일을 통해서 벌어 쓰게 합니다. 집안일을 통하여 가족이라는 공동체 의식을 깨닫게 하고, 경제교육도 함께 시키는 것입니다. 형제 중에 누군가가 맡은 일을 다 하지 못할 경우, 서로 도와 집안일을 끝냄으로써 협동심도 키운답니다. 어쩌면 집안일은 성취감, 이타성, 협동심 등을 키울 수 있는 최고의 보물입니다.
저는 학부모 강의 시 ‘무수리로 키워서 왕자로 만들자’라고 주장을 합니다.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무수리처럼 집안일을 시키자는 주장을 합니다. 유대인처럼 4살 때부터 집안일을 시키면 왕자로 분명히 성장할 수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다만 강제적으로 시키지 말고, 집안일의 종류를 알아본 다음 가족회의를 통하여 집안일을 선택하게 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아이가 집안일을 스스로 선택하면 무엇이 달라질까요? 심리학에서 ‘자기 결정이론’이 있습니다. 사람의 행동이 외부 보상이나 처벌보다는 내재적 동기와 가치에 의해 결정된다는 이론입니다. 아이 스스로 집안일을 선택하는 것은 동기와 밀접히 연결되어 있습니다. 어른들도 똑같은 일을 하더라도 ‘이 일을 내가 선택했다’라는 인식이 들 때 더 열심히 노력합니다. 아이들도 집안일을 자신이 선택했을 때 더 몰입하고 만족감도 높아집니다.
집안일을 하는 아이들은 학교생활도 잘합니다. 자기 책상 정리는 물론 교실 청소 등 봉사활동에 앞장서게 됩니다. 이런 아이들은 학교에서 관계가 행복한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선생님, 친구들 모두가 좋아하는 아이로 자라게 됩니다. 이것도 커다란 성취감입니다. 집안일을 통해 무수리로 시작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인성과 배움이 함께 성장하는 훌륭한 왕자로 자라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