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글에서는 ‘무수리로 키워서 왕자로 만들자.’라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무수리처럼 집안일에 참여하면 성장해 가면서 왕자로 자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집안일을 통해 뿌려진 이타성이라는 씨앗은 학교생활에서 행복한 열매를 맺습니다.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아도 친구들, 선생님의 따뜻한 눈빛은 늘 그를 향합니다. 무수리로 시작했지만, 학년이 올라갈수록 왕자님으로 변해갑니다.
이제 ‘성공 경험으로 배움 도파민을 춤추게 하라.’의 두 번째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 주제는 ‘밥을 먹으려면 책을 치워야 했어요.’입니다. 무슨 말일까요? 얼마 전 모 TV 프로그램에 ‘나민애 교수’가 출연했습니다. 나 교수는 서울대학교에서 글쓰기 강의로 유명합니다. 나태주 시인의 딸이기도 합니다. 2019년 서울대학교 강의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① 집안을 책 향기로 채우자.
프로그램을 시청하면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밥을 먹으려면 책을 치워야 했어요.”라는 나 교수의 말입니다. 나 교수의 어린 시절 집안은 온통 책으로 채워져 있었답니다. 발에 책이 걸려서 넘어질 뻔했으며, 밥상을 놓으려면 책을 치워야 했답니다. 나 교수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유대인의 책 사랑이 떠올랐습니다. 유대인 집안도 어디든지 책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거실, 안방, 자녀의 방 모두 책으로 가득하다고 합니다.
책도 우리 눈에 보이면 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을 잘 마시기 위해서는 물병을 여러 곳에 놓듯이 책도 여러 곳에 놓아두면 읽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면 화장실에는 과학 도서, 식탁에는 위인전, 테라스에는 동화책을 놓아두면 좋겠지요. 도서 옆에 메모지 한 장과 연필을 놓아두면 더 좋겠지요. 책을 읽으면서 감동을 준 문장을 필사하기 쉽도록 책을 읽는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향수 가게에 들어가서 향수를 사지 않아도, 나올 때는 향수 냄새가 나며, 가죽 상점에 들어가서 가죽을 사지 않아도, 대단히 나쁜 가죽 냄새가 몸에 옮겨온다.’라는 탈무드의 명언이 있습니다. 나 교수를 키운 나태주 시인, 유대인 가정처럼 집안을 책으로 가득 채워 보시기 바랍니다. 틀림없이 우리 아이에게서 달콤한 책 향기가 날 것입니다. 그 향기가 인성, 창의성이라는 씨앗이 되겠지요.
② TV 동의어는 ‘책을 읽지 말아라.’
아이들에게 책 향기가 나기 위해서는 TV를 치워야 합니다. 아이들의 뇌는 익숙한 것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합니다. 새로운 음식, 새로운 사람, 새로운 옷 등에 관심이 많은 이유가 되겠지요. 새로움이 가장 많은 물건 중 하나가 TV입니다. 거실에 TV가 있다는 것은 자녀에게 ‘TV를 보아라’는 명령과 동의어입니다. TV는 온통 새로움 덩어리이고, 우리 본성은 새로움을 좋아하는데, 이것을 ‘보면 안 된다’라는 의지로 극복하기는 불가능합니다.
거실에 TV만 없어도 아이들 시선은 책으로 향하게 됩니다. 책은 TV 다음으로 새로운 것을 많이 포함하고 있습니다. 집안에 TV를 없애고, 거실 한가운데는 예쁜 책상을 놓으면 가족 손에는 늘 책이 들려져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남성 소변기에는 작은 파리가 한 마리를 그려놓는 것과 원리가 정확히 일치합니다. TV가 있게 되면 TV를 보지만, 책이 있게 되면 책을 봅니다.
거실에 TV가 없는 가정으로 유대인이 유명합니다. 유대인 집을 방문하면 거실에는 TV 대신, 토론을 할 수 있는 원탁 책상이 놓여 있다고 합니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요? 우리나라의 1년 평균 독서량은 9.6권에 비해 유대인은 63권이라고 합니다. 이러한 힘이 세계 인구의 0.2%에도 불구하고 노벨상의 22%를 수상했고, 발명왕 에디슨, 상대성 이론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세계적인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를 낳은 힘이겠지요.
③ 명상 음악은 ‘알파파’를 만든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기 위해서는 뇌파도 안정되어야 합니다. 뇌파란 신경세포의 활동에서 발생하는 전류를 말하는데, 델타파, 세타파, 알파파, 베타파, 감마파로 나눌 수 있습니다. 델타파는 깊은 수면 상태의 뇌파를 말하며 4Hz 이하의 전류로 형성됩니다. 세타파는 얕은 수면 상태의 뇌파를 말하며 4Hz ~8Hz의 전류 빠르기입니다.
알파파는 8Hz~14Hz 빠르기인데 근육이 이완되고 마음이 편안하면서 의식을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베타파는 14Hz ~30Hz 사이를 말하는데, 일상생활의 뇌파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눈을 뜨고 걷고, 밥을 먹고, 이야기를 할 때의 뇌파는 14Hz ~30Hz입니다. 감마파는 30Hz 이상을 말하는데, 불안하거나 감정적 흥분이 발생할 때의 뇌파입니다.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기 위해서는 뇌파 속도를 낮추어야 일정하게 낮추어야 합니다. 감마파, 베타파를 알파파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2교시에 운동장에서 체육을 했습니다. 아이들 뇌파는 베타파 상태입니다. 이 상태로는 3교시 수학 시간이 잘 진행되지 않습니다. 뇌파 속도를 낮추면 되겠지요. 저는 이럴 때 명상 음악을 틀어줍니다. 5분만 명상 음악을 들려주어도 아이들의 뇌파는 안정이 됩니다.
집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놀이터에서 놀다 오거나, TV를 보고 있을 때, 학교에서 돌아왔을 때 아이들의 뇌파는 베타파입니다. 아이가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뇌파의 속도를 낮추어주어야 합니다. 이때 부모님이 가장 접근하기 쉬운 방법은 명상 음악입니다. 휴일에는 종일 잔잔한 명상 음악을 들려주어도 좋겠지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고 싶은 건 모든 부모의 소망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아이로 키우는 결정적 비밀은 환경에 있습니다. ‘밥을 먹으려면 책을 치워야 했다.’라는 나 교수의 어린 시절처럼 집안이 책 향기로 넘쳐나야 합니다. 그 향기가 씨앗이 되어 우리 아이의 인성, 창의성 열매가 됩니다. 책의 향기가 넘쳐나는 집안 풍경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축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