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 제임스 클리어는 ‘100번만 같은 일을 반복하면 그게 당신의 강력한 무기가 된다.’라고 이야기합니다. 교육 현장에서 오랫동안 있다 보니 이 말의 위력을 실감합니다. 모든 배움은 반복을 통한 습관 형성이고, 특히 긍정적 생활 태도 형성에는 반복보다 중요한 것이 없습니다.
이 말에는 하나의 함정도 존재합니다. 반복할 때 즐거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어떤 배움이건 반복할 때 즐거움만 느낄 수 있다면 배움의 성공 회로가 작동하게 되고, 배움이 성장합니다. 반대로 배움 반복이 괴롭다면 어떻게 될까요? 배움의 실패 회로가 작동되고, 배움에서 도주하는 이유가 됩니다.
어떻게 하면 배움이 즐거울 수 있을까요? 이 주제는 저의 평생 고민이기도 합니다. 35년 동안 초등교육 현장에서 근무하면서 그림자처럼 따라다녔던 주제입니다. 그럼에도 ‘이것이다’라고 확실하게 손에 잡히는 대답이 없었습니다. 교육, 심리, 뇌 과학 등 많은 서적을 뒤적여도 뚜렷한 해답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현장 경험으로 성취감보다 중요한 것이 없었습니다.
배움의 성공 회로가 작동하기 위해서는 일단 성취감을 맛보아야 합니다. 성취감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배움에서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느낌이 만들어져야 합니다. 화학물질로 설명하면 엔도르핀, 도파민이 뇌에서 분비되는 것입니다. ‘나도 할 수 있구나’라는 느낌을 일단 맛보게 되면 ‘다시 하고 싶네’라는 열망이 만들어집니다. 그 열망의 주인공은 단연 도파민입니다.
‘나도 할 수 있네’라는 성취감을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요? 일단 배움을 잘게 나누어야 합니다. 배움을 잘게 나누는 것은 김치찌개 두부와 같습니다. 두부를 통째로 김치찌개에 넣는 사람은 없습니다. 한입에 먹을 수 있도록 잘게 나눕니다. 배움도 그렇지요. 과제를 잘게 나누어야 합니다. 아이가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느낌이 들도록 과제를 잘게 나누고 나누어야 합니다.
초등학교 1학년 받아쓰기를 예로 들어 볼까요? 보통 받아쓰기는 10문제입니다. 법으로 정해진 것도 아닌데 습관적으로 10문제 받아쓰기를 합니다. 아이가 받아쓰기를 어려워한다면 10문제 대신 5문제 정도로 잘게 나누는 것입니다. 독서도 그렇지요. 독서 태도가 바르지 않다면 아래 사례처럼 하루에 10분만 몰입 독서를 해보는 것입니다. 글쓰기도 그렇지요. 매일 1 문단 글쓰기를 실천하면 누구나 글을 잘 쓸 수 있습니다.
과제를 잘게 나누었다면 하루의 일도 잘게 나누어야 합니다. 하루의 일을 잘게 나누는 최고의 방법은 ‘하루에 딱 세 가지’입니다. 하루에 딱 세 가지만 매일매일 실천해 보는 것입니다. 이 세 가지를 100번만 실천할 수 있다면 제임스 클리어 말처럼 아이의 강력한 무기가 되는 것입니다. 아래는 저의 현장 경험으로 배움이 성장하는 ‘하루에 딱 세 가지’ 학습활동입니다. 가정에서 적극 실천해 보기를 권장합니다.
① 하루에 딱 10분 독서 몰입하기
책도 잘게 나누면 읽고 싶은 마음이 듭니다. 예를 들어 일정한 시간에 5분 또는 10분 독서를 매일 해보는 것입니다. 제가 알고 있는 선생님 중 한 분은 매일 아침 8시 50분에서 9시까지 10분 독서를 합니다. 특별히 그 선생님은 독서에 타이머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교실 TV 화면에 10분 타이머를 제시하고, 시작 버튼을 누름과 동시에 책을 읽는다고 합니다. 이 시간에는 규칙도 있는데, 10분 동안은 자리에서 움직이거나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답니다.
가정에서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좋은 독서 방법입니다. 초등학교 저학년이라면 10분 모래시계, 중학년 이상이라면 20분 모래시계를 준비합니다. 모래시계 준비가 어렵다면 스마트폰으로 타이머를 맞추어도 됩니다. 시작 신호와 함께 모든 가족이 10분 또는 20분 동안 몰입해서 책을 읽습니다. 전화기 무음, 화장실을 갈 수 없음, 이야기를 해서는 안됨 등의 독서 몰입 규칙을 정하면 더욱 좋겠지요.
② 하루에 딱 한 문단 글쓰기
일기도 잘게 나눌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한 장을 채워야 한다는 부담 때문에 일기 쓰기를 싫어합니다. 이 부담감을 줄여주면 됩니다. 일기 한 장을 채우려면 보통 10줄 이상을 써야 합니다. 10줄이면 보통 3~4개의 문단이지요. 이런 일기를 쓰기 위해서는 사건이 몇 개 있어야 채울 수 있겠지요.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아이들이 일기 쓰기를 싫어하는 이유입니다.
일기를 쓰는 목적 중 하나는 글쓰기 실력 향상입니다. 글쓰기 실력이 높아지기 위해서는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마음이 우선입니다. 글쓰기를 싫어하는 아이들을 위해서는 글쓰기의 양을 확 줄여야 합니다. 4 문단 일기 쓰기가 아니라 1 문단 일기 쓰기로 바꾸어야 합니다. 특별히 감사 일기면 더 좋겠지요.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오늘 친구와 약간의 다툼이 있었습니다. 친구가 복도 뛰다가 나를 밀친 것입니다. 처음에는 화가 나서 큰소리로 화를 냈지만, 친구의 사과로 금방 화해했습니다. 먼저 사과하고 다가온 친구에게 감사합니다. 앞으로 친구와 다툼이 있어도 제가 먼저 사과하겠습니다.
③ 하루에 딱 한 문제 그림 그리기
“가장 좋아하는 교과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에 초등 2학년 아이들은 어떻게 답했을까요? 학급의 절반 이상이 ‘수학’을 좋아한다고 답을 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수학은 초등 2학년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교과입니다. “가장 싫어하는 교과는 무엇인가요?”라는 질문을 초등 3학년에게 던졌습니다. 어떤 결과가 나올까요? 1, 2명을 제외하곤 가장 싫어하는 교과로 수학을 지목합니다
.
이런 문제가 생기게 된 이유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12 ×4=48이라고 계산은 잘할 수 있지만, 이것을 시각화, 즉 그림으로 나타내라고 하면 어려워합니다. 그림으로 그리기 어렵다는 것은 수 언어에 대한 개념이 덜 갖추어졌다는 의미입니다. 이것이 쌓이면 수학이 싫어지게 되고, 수학 포기자가 되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나무를 그림으로 그리면 보이지 않던 새로운 것들이 보입니다. 수학도 그렇습니다. 학교에서 배운 수학을 그림으로 그리다 보면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개념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오늘 두 자릿수 + 두 자릿수를 공부했다면 이것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그것도 딱 1문제(예시 : 12+24)만 그림으로 그려보는 것입니다. 틀림없이 수학에 대한 개념이 자라겠지요. 수학을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배움의 시작점은 ‘나도 할 수 있겠네’라는 느낌이 중요합니다. 다르게 표현하면 아이가 부담스럽지 않아야 합니다. 당연히 학습 과제를 잘게 나누어야 하겠죠. 학습 과제를 잘게 나누면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나도 할 수 있네’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나도 할 수 있네’라는 뿌듯함은 ‘다시 하고 싶다’라는 열망을 창조합니다. 그 열망이 배움 성장의 동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