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은 잠들기 전을 좋아한다.

by 한성범

내일은 남편이 부산 출장을 간답니다. 새벽 여섯 시 기차를 타야 일정을 맞출 수 있답니다. 늦잠 많은 남편은 새벽 5시에 꼭 깨워달라고 부탁합니다. 나도 늦잠이 많고 깊은 잠을 자는 편이라 알람이 울려도 잘 일어나지 못합니다. ‘내가 다섯 시에 일어날 수 있을까?’ 걱정되지만 일단 알람을 맞추고 잠을 청했습니다.


새벽에 눈을 떴습니다. 깜짝 놀라 시계를 바라봅니다. 4시 50분, ‘휴! 다행이다.’ 알람이 울리기 전, 나는 잠에서 깼습니다. 곤히 잠든 남편을 깨우면서 문득 이런 질문이 떠오릅니다. “무엇이 나를 잠에서 깨웠을까?” 내 마음에는 신비한 힘이 존재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이 무엇인지는 잘 모르지만,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해결해 주는 신비한 힘이 존재합니다.


누구나 위와 같은 경험을 반복하며 살아갑니다. 며칠 동안 고민했던 수학 문제의 답이 꿈에서 나타나기도 하고, 잊고 살았던 어린 시절 추억이 초등학교 동창을 만나면서 떠오르기도 합니다. 어젯밤 술에 취해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지만, 아내에게 전화도 했었고, 택시를 타고 집에 잘 들어왔답니다.


위와 같은 경험을 생각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무의식’입니다. 내 마음에는 ‘무의식’이라는 커다란 빙산이 수면 아래에 있습니다. 그 빙산에는 지금까지 경험했던 모든 일, 부모로부터 받은 유전자 활동 등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무의식’의 반대는 ‘의식’입니다. 깨어있는 상태를 이야기합니다. 자신과 주변을 인식하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반응, 경험을 이야기합니다. 수면 위의 작은 빙산이겠지요.


002.png


의식이 ‘씨앗’이면

무의식은 ‘토양’입니다.


한편으로 ‘의식’과 ‘무의식’은 땅에도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의식이 땅에 뿌리는 ‘씨앗’이라면 무의식은 씨앗에 영양을 공급하여 잘 자라게 하는 ‘토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내용에서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야지’라는 생각이 ‘씨앗’이겠지요. 이 씨앗이 무의식을 자극하면 나도 모르게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게 됩니다. 다만 이러한 무의식의 활동 과정을 아직 어떤 학자도 정확히 설명하지는 못합니다.


무의식의 핵심은 ‘받아들임’입니다. 생각이라는 ‘씨앗’을 무의식에 심으려고 열심히 노력해도 무의식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헛고생이라는 것입니다. 무의식이 생각이라는 의식을 잘 받아들이게 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무의식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잠들기 전’에 주목합니다. 잠들기 바로 직전에는 우리 몸의 전류 속도가 느려져 몸에 힘이 빠집니다. 이 상태에서 질문을 하거나, 소원을 빌면 해답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정말 그럴까요? 여기에 대해 황농문 교수는 ‘몰입’이라는 저서에서 그 힌트를 보여줍니다. 황농문 교수는 몰입을 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몸에 힘 빼기’라고 설명합니다. 복식호흡, 명상 등으로 몸에 힘을 빼야 몰입할 수 있고, 몰입하면 어려운 수학 문제 등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결국 몸에 힘이 가장 쉽게 빠지는 잠들기 직전에 어려운 문제, 소망 등을 떠올리면 무의식이 받아들이기 쉽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무의식은

잠들기 직전 질문을 잘 받아들입니다.


저는 매일 잠자기 5분 전에 저의 일상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무의식에 이야기합니다.


․ 나와 가족, 이웃이 기뻐하도록 충분히 감사했을까?

․ 나의 지식이 기뻐하도록 책은 충분히 읽었을까?

․ 나의 미래가 기뻐하도록 글은 충분히 썼을까?

․ 근육과 심장이 기뻐하도록 충분히 운동은 했을까?

․ 생각과 감정이 기뻐하도록 아름다운 것들을 보려고 노력했을까?


질문 중에 최고의 질문은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우리 아이들도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며 성장하기를 소망합니다. 특별히 잠들기 직전에 질문을 던지면 더 좋겠지요. 무의식이 질문을 잘 받아들여 아름다운 자녀, 꿈이 있는 자녀, 노력하는 자녀로 만들어줄 것입니다. 아래 예시처럼 자녀와 대화를 나누어보세요. 그리고 잠들기 전에 질문하도록 응원해 보세요.


엄마 : 엄마는 잠들기 전에 매일 3가지 소망에 대해서 질문을 한단다.

자녀 : 그것이 무엇인데요?

엄마 : 듣고 싶니?

자녀 : 네

엄마 : 첫째, 엄마는 우리 가족에게 충분히 감사했을까? 둘째, 엄마 자신이 기뻐하도록 열심히 독서했을까? 셋째, 엄마 몸이 건강하도록 충분히 운동했을까?라고 질문을 한단다.

자녀 : 그렇게 하면 좋은 점은 무엇인가요?

엄마 : 잠들기 직전에 질문을 하면 소원이 이루어진단다. 내일 더 열심히 살게 되지. 감사, 독서, 운동을 더 열심히 하게 된단다.

자녀 : 그래요. 저도 엄마처럼 잠들기 전에 질문을 하겠습니다.

엄마 : 고마워. 우리 예쁜 딸.


‘무의식은 어떻게 나를 설계하는가?’의 저자 데이비드 이글먼은 ‘의식’을 기업의 CEO에 비유합니다. 데이비드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의식은 CEO처럼 우리 삶의 목표를 정해주고, 각 부분 사이에 문제가 생겼을 때 조정하는 역할이라고 합니다. 반면 무의식은 대기업의 하부조직처럼 CEO, 즉 의식이 정해준 목표, 역할에 따라 루틴대로 움직인다고 설명합니다.



다만 무의식이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무의식이 잘 받아들일 수 있는 환경에서 목표, 역할을 속삭여주어야 합니다. 그것이 잠들기 전 나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어쩌면 잠들기 직전,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은 내일의 삶의 질을 결정합니다. 감사하는 삶, 노력하는 삶, 성공하는 삶, 아름다운 삶으로 무의식이 인도할 것입니다. 잠들기 직전 자신에게 질문을 던져보세요. 소망이 꼭 이루어질 것입니다.




이전 17화모래시계 하나면 집중력을 키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