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린 차는 세차하지 않는다?!

by 이내화

수년 전부터 여름휴가를 제주도에서 보냅니다. 제주도에 여행가면서 다소 부담스러운 게 있다면 차를 렌트하는 일입니다. 렌트 비용도 만만치 않지만 기름 값에다 보험료까지 지불해야 하는 터라 썩 내키는 일은 아닙니다. 특히 종합보험을 들기 때문에 운전도 함부로 하고 주차도 대충 합니다. 남이 긁든 말든 보험이 다 알아서 해주기 때문이지요. 뿐만아니라 사용한 차를 반납할 때도 차량 청소 등은 아예 하지 않고 그냥 담당자에게 줍니다. 내심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사용 비용을 지불했다는 사실이 양심보다 앞선 셈입니다.


해외로 가는 비행기 안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지곤 합니다. 가령 이어폰이나 슬리퍼 또는 기내에서 주는 신문 등을 그냥 쓰레기 버리듯이 내 팽겨 치고 나옵니다. 마치 다음엔 이 비행기를 안 탈 것처럼 말입니다. 물론 저도 예외는 아닙니다. 대학교에서 강의할 때도 이런 기분이 듭니다. 학생들이 입실하기 전 강의장엔 일회용 컵이나 음료 캔 등이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학생들이 마신 컵이나 캔 등을 그대로 놔 둔 채 나가서 그렇습니다.


한 외국계 기업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 여성이 면접을 보고 나오다가 면접장에서 종잇 조각을 발견하고 그것을 주워서 나왔습니다. 그 여성은 면접을 그다지 잘 치루지 않았기 때문에 합격에 대한 기대는 거의 하지 않고 나왔습니다. 그런데 회사 측으로부터 뜻밖의 합격 통지를 받았습니다.


그녀는 입사한 후 인사담당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습니다. “선생님! 사실 면접 때 그다지 잘 보지 않은 것 같은데 제가 합격한 이유가 있나요?” 그러자 그 담당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면접 당일 면접장 안에 종잇조각이 하루 종일 떨어져 있었습니다. 면접장에 들어온 많은 지원자중 당신이 유일하게 그 종이를 주워서 나갔지요? 그러니까 그런 당신의 태도를 보고 이런 사람이야말로 필요한 인재라고 판단한 것입니다.”


저는 이런 것을 바로 <배려의식> 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 당신은 이런 생각을 하실 겁니다. “도대체 누가 빌린 차를 세차해서 반납해?” 물론 아무도 그렇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렇게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직장 생활을 할 때 일입니다. 외국 대학에서 오랫동안 교수로 재직했던 그 상사는 늘 이런 주문을 했습니다.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세면대에서 손을 씻은 후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티슈로 세면대에 흘린 물을 잘 닦은 다음 나오세요.” 그리고 또 하나 있습니다. “식당에서 밥을 다 먹고 일어 설 땐 의자를 제 위치에 놓고 나오세요.” 물론 한 쪽 귀로 듣고 한 쪽 귀로 흘렸지요.


그 상사는 왜 이런 주문을 했을까요? 그 당시엔 몰랐지만 나이가 들면서 알게 됐습니다. 내가 좀 불편하면 남이 편하기 때문이지요. 즉 작은 배려의 결과입니다. 국내 모그룹 화장실에 가면 다른 회사와 다른 점이 하나 있습니다. 화장실이 늘 청결하기 짝이 없다는 것이지요. 사용자들이 다음 사용자들을 위해서 정리를 잘하고 나오는 습관 때문입니다.


필자가 좋아하는 경영자가 있습니다, 그 이는 작은 수제 햄버거 가게를 운영합니다. 사실 만나 본 적은 없습니다. 다만 그의 칼럼을 통해 그의 <결>을 읽어가면서 나름 팬(?)이 되었습니다. 그 이가 자신의 글을 통해 전하는 이야기 한 토막입니다.


< 대성(大成)한 사람들은 감사하게도 어떻게 하면 돈을 벌지? 를 먼저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조금 더 바지를 오래 입을 수 있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운동하기에 더 편한 신발을 만들지? 어떻게 하면 교통사고가 나도 사람이 덜 다칠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사람들이 컴퓨터를 더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을까? 늘 돈보다 사람이 앞에 있었어요. 결국엔 착한 사람들이 증명해 낸 거예요. 돈 보다 사람을 먼저 얻으려는 시도. 그 마음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게 되어 있습니다. >


성공하는 이들에겐 나름 <성공 지렛대>가 있습니다. 과연 그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MOT( Moment of Truth ) 즉 <진실의 순간> 입니다. 그들은 무엇을 할 때 이 지렛대를 사용합니다. 이 이야기는 무엇을 하시든지 아주 사소한 일에 진심과 진정성을 담아보아 보시라는 말입니다. 물론 이것을 써야 하니 다소 힘이 들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시간이 나실 때 한번 생각해보셨으면 합니다. “과연 빌린 차는 세차해서 돌려주어야 할지? ” 말입니다. 혹시 성공을 원하신다면 세차해서 돌려 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이것 역시 선택입니다. <진실의 순간>은 이렇게 해서 만들어집니다. 이 순간 당신은 성공의 문이 열리는 소리를 듣게 될 겁니다. 아울러 당신의 <착한 인생의 결>이 생기는 겁니다. 성공은 거창하고 큰일을 하는 것보다 아주 사소한 것을 잘 챙기는 것에서 찾아오기 마련입니다.


지금 하시는 일에 <진실의 순간>을 담아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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