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블랙이야."
이렇게 말하면 '인종차별'이라고 하더구나. 어떤 나라에서는.
네 맘도 좋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너는 검정이야. 화사하고 밝은 다양한 색들이 얼마나 많은데 하필 검정이라니 너무했다. 그지?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엄마 생각일 뿐이니 꼭 동의할 필요는 없어.
모든 사람은 제 안에 이 세상 모든 다양한 색깔을 다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때와 상황에 따라 다양한 색 중 하나가 더 분명히 드러날 뿐. 마치 감정처럼 말이야.
너를 나타내는 색깔이 뭐냐고 물었지? (이것도 MBTI 찾는 질문 중 하나니?)
검정이 얼마나 매력 있는 색깔인데 그러니.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검정을 좋아하니까 모두 다 검정을 입고 메고 다니지.
검정은 모든 색을 다 빨아들이는 색이야. 다 받아들일 만큼 넓고 헤아릴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은 색. 깜깜한 우주를 생각해 봐.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별과 물질들이 떠다니는 공간이잖아. 넓은 바다도 깊은 곳은 검정이야. 그 깊은 어두운 바닷속에는 알 수 없는 생물들이 가득하다잖아. 검정은 이해할 수 없는 많은 것들을 담는 정말 큰 자루 같아. 해리포터에 나오는 마법 자루 알지? 작은 가방일 뿐인데 그 안에서 텐트도 꺼내고 마법 약도 꺼내고. 별의별 게 다 나오잖아. 온 세상을 다 담은 자루가 검정이야.
하지만, 조심해. 너는 검정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삼킬 수 있어. 바로 블랙홀이 되는 거지. 빛도 빠져나올 수 없이 깊은 검정으로 빠져 들기만 하는 블랙홀. 넌 가끔 블랙홀이 되는 때가 있어. 해도 안된다고 생각하고 미리 포기할 때가 그렇고, 또 이러기도 싫고 저러기도 싫다고 하며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고 제자리에 계속 맴돌 때도 그래. 그러니 조심해 스스로 블랙홀이 되지 않게.
그럴 땐 빛을 찾아. 거기서 빠져나올 수 있는 빛. 그 빛이란 아주 거창할 필요는 없지. 너무 어두울수록 아주 작은 빛도 잘 보이니까. 아주 작은 변화 한 조각. 그거면 돼.
요리도 마찬가지야. 제일 어려운 일이 간 맞추는 거야.
소금을 얼마나 적절히 잘 넣느냐는 아직도 잘 모르겠더라.
반대로 간만 잘 맞으면 웬만한 요리는 다 맛있어. 그 작은 차이가 요리 맛을 다르게 해.
블랙홀이 될 때 작은 변화 한 조각, 소금 한 꼬집이 필요한 때라는 거 잊지 마.
* 오늘의 요리 *
< 계란 삶기 >
냄비로 계란 삶기를 해 보자.
계란 삶는 건 쉬워. 물을 잠길 만큼 넣고 끓이기만 하면 돼.
중요한 것은 계란 껍데기 잘 벗겨지게 삶기야. 어떻게 삶아야 껍질이 쉽게 잘 벗겨질까?
바로! 끓는 물에 계란 넣고 삶은 후 찬물에 헹구기야.
물이 끓을 때 계란을 넣어야 해. 이렇게 하면 소금 안 넣어도 돼.
반숙은 계란 넣고 6~7분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