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과 딥러닝'의 독후감
스스로 인공지능의 정의를 내리기 위해 느낀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인공지능이라는 단어가 유행처럼 번져나가는 지금.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과 도서 '인공지능과 딥러닝'을 읽으면서, 인공지능의 시초로 돌아가 본질적인 개념을 스스로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시간을 거슬러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은 유럽권 국가들을 차례로 무너뜨렸고, 남은 건 영국뿐이었다.
독일은 AM/FM 라디오 신호를 통해 유럽 전역으로 아군에게 작전명령을 전달하였고, 덕분에 점령지역이 늘어나도 아무 문제없이 지휘통솔이 가능하였다.
영국 또한 작전을 도청할 수는 있지만, 이미 이니그마라는 암호화 기기에 의해 알아볼 수 없는 형태로 바뀐 상태.
독일에게 속수무책으로 패배하자, 영국은 이니그마의 암호화를 풀 수 있는 복호화 연구진을 꾸리게 됐고 이곳에 앨런 튜링도 합류하게 된다. 끝내 그들은 이니그마의 모든 암호화 방식에 대해 복호화할 수 있는 Bombe라는 기계를 만들게 된다.
이니그마는 1.58962555218* 10(^20) 즉, 15,896경만큼의 암호화 경우의 수를 가지게 된다.
이를 해독하는 Bombe는 15,896경만큼의 가짓수를 대입해보는 '탐색 추리' 방식으로 구현되었다.
단순히 사람이 작성한 알고리즘에 따라 가짓수를 대입해 보는 Bombe는 인공지능일까?
미로 찾기 게임을 한다고 했을 때, 목적지가 눈앞에 있지만 정해진 규칙대로 다른 방향부터 찾는 시스템. 사람이 봤을 때 답답하기 짝이 없는 이것은 인공지능일까?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다지 똑똑한 것 같지 않은 이런 과정을 보고도 인공지능은 위대하다고 말해야 할까?
어떤 질문의 풀이 결과가 인간의 것과 구분이 불가능한 것이 인공지능이라면 계산기도 훌륭한 인공지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결국, 인공지능은 생각보다 전지전능하지 않고, 시키는 대로 0과 1로 깜빡이는 것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 행하는 사람의 방식은 제각각 다르다.
탕수육의 부먹과 찍먹
과자봉지 위뜯과 옆뜯
그렇다면 컴퓨터가 생각하는 방식 또한 존중받을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비정상인가?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인간이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과는 다른 절차를 거치는 인공의 뇌가 만들어질 것
결국 위에서 말한 인공지능의 방식은 인간이 봤을 때 무식해 보이는 방식일지라도, 충분히 인공지능만의 사고방식이 될 것이다.
비록 일일이 확인하며 처리하는 방식이라도, 컴퓨터의 속도로 극복 가능한 문제라고 생각한다.(이 또한 확연히 나아지고 있는 것이고.. 딥러닝!)
그렇게 결론을 도출하는 과정은 다르지만, 같은 결론에 도달하는(혹은 인공지능이 더 훌륭한) 결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여전히 인공지능이 지성을 가진 시스템이라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정해진 절차와 계산을 통해 인간이 했을 법한 행동을 따라 하는 것일 뿐. 알파고라도..
감정 표현이 가능한 인공지능도 무섭기만 하다. 계산에 따라 웃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오면 웃고, 화내야 한다는 결론으로 화를 내게 된다니. 웃고 우는 것이 어떠한 본질을 가지는지 '느끼지' 못하면서 말이다. (알긴 알겠지 이론적 학습으로)
영화 A.I에서 나오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감정까지 표현할 수 있는 인공지능이 탑재된다 해도. 그것은 또 다른 종의 탄생이 아니냐는 생각이다.
그리고 인공지능이라는 종의 탄생과 함께, 이와 같이 공존해 나가야 하는 혼란을 시기가 찾아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