迷信과 味神 사이

by 여림

1.

천지신명께 비나이다.

저희 어머니는 죄가 없습니다.

죄가 있다면 그저 이 땅을 오방색 기운으로 채우기 위해 동분서주 노력했을 뿐

정말이지 아무런 죄가 없사옵니다.

부디 만백성을 굽어 살피시어

어머니가 무사히 돌아올 수 있도록

살펴주시옵소서

...


그렇지 않으면,

내 너를 구워 먹으리-



2.

나는 태어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은 나의 꼬리를 잘랐고 나의 송곳니를 뽑았다.

옆의 동료에게 해를 가할 수 있다는 이유였다.

잠깐 아팠지만 견딜만했다.

다만 여기는 너무 좁다.


나는 절름거렸다.

알고 보니 왼쪽 발 두 개의 발가락 중 하나가 짧았다.

날 때부터 그랬는데 내 몸이 무거워지면서 발이 아파왔다.

자꾸 앞으로 고꾸라졌고 그러자 어떤 사람이 나를 풀어줬다.

팔 수 없는 물건이라고 했다.

무슨 말인지 몰랐다.


나는 살았다.

어떤 친구가 침을 흘리고 설사를 했다.

그 옆의 친구도 그렇다고 했다.

그렇지 않은 친구들이 더 많았지만 한꺼번에 풀려났다.

커다란 트럭에 겹겹이 올라탔다.

친구들이 울었다.

친구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돌아오지 않는 친구들의 울음소리가 오래도록 들렸다.


나는,

마을에 경사가 있다고 했다.

내가 필요하다며 나를 끌고 갔다.

마을의 경사가 내게는 경사 같지가 않았다.

길고 날카로운 것이 내 목을 찔렀다.

눈물이 났다.

친구들이 보고 싶어 졌다.

더 길게 울었다.


나는 신이다.

사람들은 나를 사랑했다.

낮이며 밥이며 나를 입에 넣고서야 행복해했다.

누군가는 나를 ‘-느님’하며 쫓아다녔고

누군가는 나의 머리 앞에서 자신의 머리를 조아렸다.

신은 보이지 않는 곳에 존재한다.

나는 당신의 영혼과 육신에서만 존재한다.

혹은 땅 속에서.


나는 신이다.

신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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