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새를 보았다.
참 지루하다 생각했는데,
간밤에 꿈을 꾸었고
눈을 떴을 땐 온몸이 땀으로 축축했다.
선한 사람들이 지나갔다.
선한 사람들이 나의 과거를 때리며 지나갔다.
벌새에 나오는 모든 캐릭터들이 벌새로 여겨진다.
퍼덕이는 날갯짓으로도 창공을 날지 못하는.
그중에서도 김새벽 배우가 연기한 영지 벌새,
'누가 널 때리거든 어떻게든 맞서 싸워'라 얘기해준. 그 말이 호된 채찍이 되었을까.
아프고 고마운 캐릭터.
김새벽 배우가 쌓아갈 필모가 기대된다.
영화는 지루하다.
플롯이 엉성하고 캐릭터들이 따로 논다.
감독의 일기장을 보는 것일 뿐.
하지만 대본, 연출, 제작을 모두 도맡아
세상 밖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끄집어낸
감독의 뚝심에는 아낌없는 박수를!
감독이야 말로 진정한 벌새가 아닌가 싶다.
이제 창공을 날으시길,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