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준비하자

눈 위에 쓰는 겨울시 -류시화

by 여림


눈 위에 쓰는 겨울시

- 류시화



누구는 종이 위에 시를 쓰고
누구는 사람 가슴에 시를 쓰고


누구는 자취 없는 허공에
대고 시를 쓴다지만


나는 십이월의 눈 위에
시를 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나의 시





시린 손을 비비며 써내려갔던 나의 시도

흔적도 없이 사라지겠지.


봄을 준비하자.

다시 시를 쓸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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