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미술과 법

서문

- 표지 작품을 올리며

by 김두만
U_002_1.jpg 귀납적 이분법, 아크릴 외, 규격(150x61cm), 2017.


표지를 장식한 위 그림은 2017년, 오랜 시간 고민해 온 창작과 사회에 관한 생각이 법의 언어와 자연스럽게 교차하며 새로운 방향을 틔우기 시작하던 시기에 완성한 작업이다.

그 무렵 나는 지식재산권 전공의 석사 과정에 입학했고, 창작과 법의 관계를 삶의 한 축으로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사회가 있는 곳에 법이 있다.


법은 인간의 사회생활을 보장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규범이다. 좀 더 엄밀히 말하자면, 정의의 실현을 직접 목적으로 하며, 국가의 강제력을 수반하는 사회적 규범 또는 관습이다.

그래서 법은 오랜 시간 동안 유스티티아(Iustitia) ― 즉 ‘정의의 여신’, 레이디 저스티스(Lady Justice)의 형상으로 시각화되고 상징화 되어왔다. 눈을 가린 채 저울을 들고 검을 든 그녀는 ‘중립적 판단’과 ‘정당한 질서’를 상징한다.


이 의미를 되새기며, 나는 조화와 균형을 어떻게 회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음(陰)과 양(陽)의 기운을 서로 다른 캔버스 위에 배치하고, 그것들이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형상을 담아내고자 했다. 이 흐름은 끊임없이 교차하며 새로운 생명을 틔운다.


위 그림은 특정한 메시지를 일방적으로 전달하려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관람자의 심미적 자각을 유도하며, ‘나와 남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깨닫게 한다. 이는 불교의 ‘자타불이(自他不二)’, 즉 나와 타인의 경계를 허무는 인식 상태로 이어진다.

이러한 세계관 위에서, 이 책 『창의적으로 살아가기』의 첫 번째 시리즈, “미술, 법에게 묻고 예술인에게 듣다”의 여정을 시작해 보려 한다.



2025년, 어느 중요한 이른 여름의 아침에….

김두만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술과 법", 미술,법에게 묻고 예술인에게 듣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