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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진우 Jul 12. 2023

가난한 사람들이 일할 때 더 빨리 지치는 이유

세계적 학술지에서 찾은 직장생활 꿀팁

어떤 사람들이 번아웃되기 쉬울까?


사람들은 해야 할 일이 많고, 시간적 압박까지 겹치면 번아웃이 되기 쉽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조직 심리학자들의 연구 결과와는 다르다.  사람마다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일이 많고 시간적 압박을 받으면 쉽게 번아웃 상태에 빠졌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일이 많아도 쌩쌩했고, 시간적 압박에 오히려 더 집중력을 발휘해 일을 처리하고 있었다.


도대체 이 둘 간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조직심리학자들은 개인이 보유한 자원(resources)이 이런 차이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자원은 개인의 역량일 수도 있고, 리더와 주변 동료의 도움 행동이나 지지, 가족의 심리적 지원 등 다양하다. 자원이 부족한 사람은 일이 많고 시간적 압박을 받게 되면 번아웃되기 쉽지만, 자원이 충분히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밝혀 낸 또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일의 양이나 시간적 압박 또는 배움의 기회가 되는 일과 같은 것은 그 자체로 자원적 속성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다. 사람들이 번아웃되기 쉬운 일은 따로 있다. 결과가 모호하고, 책임 소재개 불분명하며,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모르는 일이 대표적이다. 다시 말해, 일의 양이 많아도 배움의 기회가 되고 책임과 보상이 분명하면 쉽게 번아웃되지 않지만, 일이 적어도 모호하고 불분명하며 조직 정치에 연관된 일들은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다.


그런데, 최근 연구는 개인이 보유한 재산도 자원처럼 쓰일 수 있다는 흥미로운 결과를 밝혀냈다. 피츠버그대학교 카츠 경영대학원(Katz School of Business) 데이빗 레벨(David Lebel) 교수 등의 연구진은 가난한 사람들이 결핍을 느끼면 이를 만회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행동(proactivity)하지만 높은 성과보다는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다소 씁쓸한 연구를 발표했다. 


연구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우선 최근 돈이 없다고 느끼는지, 자신의 재정적 상태에 대해 걱정이 되는지에 관한 질문(financial precarity)에 답을 하고, 동시에 자신이 조직 내에서 타인에게 잘보이고자 하는 동기(impression management motives)가 있는지 응답했다. 이들은 4주 후에 자신이 평소 느끼는 감정에 대해 보고했다. 가난하고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고자 하는 동기가 강한 사람들은 두려움(fear)이라는 감정을 느끼는 비율이 높았다. 다시 4주 후에 이번엔 일을 하면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행동(proactivity)하려 하는지 응답했다. 재정적 결핍에 두려움을 느낀 사람들의 적극성이 눈에 띄었다. 재정적 결핍에 따른 두려움을 회피하고 결핍을 만회하고자 적극적으로 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다시 4주 후, 마지막으로 이들의 번아웃 정도를 측정했다. 번아웃은 정서적으로 너무 지치고 소진된 상태와 자신의 일과 직장, 동료에 대해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정도, 일을 잘해낼 수 있다는 믿음의 감소를 포함한 개념이다.  


사람들은 자신이 가난하다고 느낄수록 더 열심히 뭔가를 하려고 들었지만, 더 지치고, 더 냉소적이며, 실제 성과는 떨어졌다. 자원이 충분한 상태에서의 적극성은 좋은 성과로 이어지기 쉽지만, 자원이 부족한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적극성은 번아웃이라는 아픈 결과를 낳는다. 


출처: Lebel, R. D., Yang, X., Parker, S. K., & Kamran-Morley, D. (2023). What makes you proactive can burn you out: The downside of proactive skill building motivated by financial precarity and fear. Journal of Applied Psychology, 108(7), 1207–1222.


한 마디로, 자신이 가난하다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만으로도 번아웃되기 쉽다. 이때, 만일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주기 위한 동기마저 강하다면 최악의 결과를 맛보게 된다. 가난도 번아웃으로 이어지기 쉽고, 남의 눈치를 살피며 표정 관리하는 사람도 번아웃되기 쉽지만, 가난하면서 눈치 보는 사람들이 같은 일을 해도 가장 쉽게 지치고 힘들어 한다. 이에 비해 부자이거나, 자신의 행동에 당당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덜 지치며 일할 수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더 빨리 지치는 이유는 일하는 이유가 일의 의미나 가치, 재미 등의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에 있지 않고, 당장 불편한 현상을 만회하려는 동기가 너무 강해서다. 당장 돈은 벌어야 하겠고, 그러니 더 눈치를 보고,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지만 이런 동기는 쉽게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조급한 마음을 숨기고 감정 노동까지 해가며 사람들 앞에서 태연한 척, 괜찮은 척 연기하지만, 이런 행동조차도 번아웃을 악화시킬 뿐이다. 


그렇다면, 지금 재정적 어려움을 겪으며 일을 하는 사람들은 뭘 어떻게 해야 할까? 


심리적 자원을 쌓고 유지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심리적 자원은 직장과 가정에서의 안정적 관계에서 비롯된다. 가정에선 가급적 돈 얘기를 줄이려고 노력하고, 가족과 적은 돈으로 의미있는 경험을 나눌 수 있는 활동을 찾아야 한다. 직장에선 타인을 돕는 작은 선행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이타적 행동은 관계적 안정감을 만드는 데 최상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또한, 남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할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를 세우고 계획대로 실행해야 한다. 업무 및 자기 개발 계획이 제대로 수립되었는지 리더와 함께 확인하고, 하나씩 완수해 가는 것이 좋다. 


가난하면 여러모로 불리한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가난에 지지 않는 법을 배운다면 역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제 신작,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를 소개합니다.


누구나 한 번쯤 길을 걷다가 들려오는 노래에 발걸음을 멈추고 ‘어? 이거 내 이야긴데?’라든가 ‘내가 하고 싶은 말이 바로 이거였어!’ 하면서 무릎을 친 적이 있을 것이다. 음악은 우리의 마음과 귀를 붙잡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음악은 어떻게 우리의 감정을 자극하는가』에서 저자는 우리의 마음을 붙든 노랫말들을 심리학적으로 분석한다. 물론 같은 노랫말이라 하더라도 듣는 사람의 기분이나 처한 상황에 따라 해석은 다양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저자는 음악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보편적이고 근원적인 심리 기제를 풀어냄으로써 공감을 불러일으키며 우리를 자연스레 설득해나간다. 그 덕분에 우리는 마음의 작동 방식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와 타인을 좀더 아끼고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자연스레 깨닫게 된다. 


이 책은 특정 음악 장르에 얽매이지 않고, BTS, 트와이스, 멜로망스, 이무진, 잔나비, 폴킴 등 33곡의 다양한 노래들을 심리학적으로 조명한다. 게다가 독자들이 손쉽게 노래를 찾아 들을 수 있도록 각 꼭지마다 QR 코드가 있어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듣는 즐거움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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