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비즈의 과학 세션인 사이언스 조선에서 제 책에 관한 서평 기사를 남겨, 공유합니다.
사이언스 조선의 [과학서평 유레카]는 저도 평소 참고를 많이 하는 꼭지라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좋은 서평을 써주신 염현아 기자님께 감사인사 올립니다.
원문 주소: https://biz.chosun.com/science-chosun/medicine-health/2023/08/06/RSNVAZ3P7BEPVIFU5UXBQO4TUA/
플라톤은 ‘국가론’에서 “음악은 영혼의 가장 내밀한 곳까지 도달해 아름다운 정신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그만큼 음악은 우리 뇌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음악은 심신을 치료하는 의학 분야이기도 하다. 감상, 창작, 연주 등 다양한 방법으로 감정을 다스리고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심리 상태를 넘어 타인과의 의사소통, 대인관계 구축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사회를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는 데에도 유용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책은 프롤로그에서 “인간에게 음악은 사회적 맥락을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음악이 우리의 뇌와 몸에 어떻게 작동하는지 분석하고, 이를 통해 우리의 심리를 보살피는 방법을 이 책에 담았다. 단순히 음악의 멜로디뿐 아니라 노랫말이 우리의 뇌 신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이를 통해 우리 감정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그에 얽힌 그의 경험들과 뇌과학·심리학적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단순히 활자로만 독자를 이끌지 않는다. 가수 강수지의 ‘보랏빛 향기’,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 등 90년대 노래부터 장기하의 ‘부럽지가 않어’, 아이유의 ‘좋은날’, BTS의 ‘봄날’ 등 최근 노래까지 총 33곡을 들려주며 독자들이 이야기를 따라오도록 유도한다.
저자는 세상을 살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인생의 기술’을 음악을 통해 정리했다. 먼저 1부에서는 타인보다 나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돌보는 방법을 제시한다. 최근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의 발달로 타인의 일상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키우는 현대인들에게 정신·육체적 에너지를 고갈시키고 있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대신 타인을 도왔을 때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현저히 낮아지고 엔돌핀이 정상치보다 3배 이상 분비되면서 정서적 포만감을 준다는 ‘헬퍼스 하이(Helper’s high)’ 개념을 소개한다.
책은 또 만남부터 이별까지의 사랑 과정에서 느끼는 설렘·기쁨·고통·허탈 같은 여러 감정을 노래와 연결해 풀어내고 있다. 건강한 사랑과 관계를 위해 이별로 인한 고통을 소화하는 실질적인 방법도 알려준다. 저자는 한 실험 결과를 통해 우리 뇌는 신체적인 고통을 느낄 때 전측대상회피질이 활성화되는데, 실연이나 따돌림에 따른 사회적인 고통도 이 부위가 관장한다고 말한다. 신체적 고통을 완화하는 진통제가 실연의 아픔, 배신의 고통을 줄여준다는 연구도 소개했다.
저자는 음악을 통해 세상과 어울리며 살아가는 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특히 저자는 “행복을 결정하는 것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 강조한다. 음악치료의 창시자인 토론토대 음대 마이클 타웃 교수가 초기 치매 환자들에게 좋아하는 음악을 3주 동안 매일 한 시간씩 들려줬더니 의사결정, 행동 조절, 계획 수립을 담당하는 뇌의 전전두엽피질이 활성화됐다는 연구 결과를 예로 들었다. 이들 환자가 좋아하지 않는 음악을 들었을 때는 뇌에 아무런 변화가 없었지만,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불안과 공포 같은 부정적 감정을 담당하는 편도체의 기능이 완화됐으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저자의 말처럼 음악은 뇌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 특히 좋아하는 음악을 들었을 때 부교감신경계를 활성화하는 호르몬이 분비돼 혈압이 낮아지고 마음이 안정화된다고 한다. 화가 나거나 불안하고 초조할 때 좋아하는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