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람들의 성격을 이해하면 행동을 예측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지만 실제 조직에서는 예상이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같은 사람이 어떤 회의에서는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또다른 회의에서는 거의 말을 하지 않는다.
도대체, 이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최근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실린 연구를 보자. 뮌스터대학교 심리학과 Ole Hätscher 교수 등은 '누가, 어떤 사회적 상호작용에서, 얼마나 감정적으로 반응하는가?'에 대한 반응을 머신러닝으로 예측했다(Hätscher, O., Klinz, J. L., Kuper, N., Kroencke, L., Scharbert, J., Grunenberg, E., & Back, M. D. (2026). Using machine learning to predict individual differences in psychological reactivities to social interactio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결과는 예상보다 복잡했다. 성격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변수였지만, 효과는 일관적이지 않았다.
출처: Hätscher, O., Klinz, J. L., Kuper, N., Kroencke, L., Scharbert, J., Grunenberg, E., & Back, M. D. (2026). Using machine learning to predict individual differences in psychological reactivities to social interaction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이 논문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는 머신러닝으로 시행한 SHAP 기반 결과다. SHAP는 다중회귀분석처럼 '어떤 변수가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 사람의 반응이 왜 이렇게 나타났는가'를 변수별로 분해하는 방법이다. 즉, SHAP는 회귀분석처럼 평균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각 개인에게서 어떤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연구 결과로 드러난 패턴은 놀라울 만큼 명확했다.
성격은 가장 중요했다. 모든 분석에서 성격 변수는 가장 높은 중요도를 보인다. 성격은 인간 행동의 가장 강력한 설명 변수다.
하지만, 성격만으로 반응을 설명하지 못했다. 동시에, 다른 변수들도 무시할 수 없었다. 사회인구학적 변수, 정치/사회적 태도, 국가 수준 변수들도 의미 있는 기여를 했다.
더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수들의 효과가 일정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프를 보자. 같은 카테고리 안에서도 변수들의 영향력이 매우 넓게 퍼져 있다. 어떤 변수는 강하게 작용하고, 어떤 변수는 거의 영향이 없다. 이 결과를 해석하자면, 같은 성격이라도 언제는 작동했지고 언제는 작동하지 않았는다는 것이다.
성격은 중요하지만, 단독으로 작동하지 않고, 무엇보다 일관되게 작동하지 않는다. 우리는 인간의 행동을 성격을 알면 이해할 수 있다고 믿지만, 이 믿음은 절반만 맞다.
머신러닝으로 분석한 이번 연구의 기여는 성격의 행동 예측력이 제한적이라는 것을 입증했다기 보다는 인간의 행동을 예측하기에는 너무 복잡하다는 사실을 밝힌 것이라 할 수 있다.
성격의 단일 요인으로 예측이 어렵다는 사실은
조직에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원만성이 높으면 협업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안전한 환경에서 협업을 잘한다. 신경증성이 높으면 스트레스에 약한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는 불공정한 상황에서 폭발한다. 성격은 항상 일관되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조건에서만 작동하는 시스템’이다.
이 장면에서 리더의 역할을 생각해 보자. 리더의 역할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반응이 달라지는 조건을 설계하는 것이다. 성격은 가장 중요한 변수지만, 가장 결정적인 변수는 아니다. 사람은 성격으로 어느정도 예측 가능하지만, 그 예측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반드시 다른 변수나 환경을 고려해야 한다.
CARAT(Core Attributes of Readiness and Attitude Test)은 조직 내 행동 예측에 있어 여러 변수를 동시에 고려하도록 만들어진 도구다. CARAT은 성격의 밝은 특성과 어두운 특성이 특정 환경(조직 변인)에서 발현되는 것을 전제로 개발되었다. 성격의 밝은 특성이 아무리 커도, 조직기반 자긍심이 없다면 적어도 조직 내에서 밝은 특성이 발현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조직 밖에서는 활달하고 리더십이 탁월한 사람이, 정작 조직 안에서는 조용하고 소극적으로 변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CARAT에서 성격은 잠재력이고, 행동은 그 잠재력이 조건 속에서 발현된 결과라는 전제를 갖고 있다. 예를 들어, 자기효능감(E)이 높은 사람도 조직기반 자긍심(OBSE)이 낮으면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지 않는다. 원만성(A)이 높은 사람도 조직 신뢰(T)가 낮으면 협력보다 방어를 선택한다. 자기성장 마인드셋(GS)이 높은 사람도 실패에 대한 처벌이 강한 조직에서는 학습보다 회피를 선택한다.
CARAT의 성격 요인은 행동을 직접 만드는 것이 아니라 조직 조건에 따라 ‘활성화되거나 억제되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관점은 앞서 본 머신러닝을 활용한 SHAP의 세 가지 결과와도 정확히 일치한다.
- 성격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변수다.
- 그러나 효과는 일관되지 않다.
- 그리고 그 차이는 ‘조건’에서 발생한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사람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다르게 행동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성격지능과 조직심리학이 우리 조직에 주는 지혜다.
CARAT 공개 설명회가 3월 28일과 3월 30일에 있습니다. 성격의 여러 요인들이 어떻게 상호작용하여 조직 내에서 실제 행동으로 발현되는지 알고 싶은 분들에게 특히 유용한 자리입니다. 신청은 3월 22일까지 연장해서 받습니다. 이미 많은 분들이 신청해 주셨지만, 신청 일정을 제 때 못챙긴 분들을 위해 기회를 좀 더 열어드리고자 합니다.
CARAT은 2026 한국산업및조직심리학회 동계학술대회에서 소개되어 큰 관심과 지지를 받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