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잘 하고 싶다'라는 말이 무겁다.

by 광고하는 사람




예전에는
“잘하고 싶다”는 말이 꽤 가벼웠다.

의욕에 가까웠고,
앞으로 나아가겠다는 선언 같았다.
그 말을 입에 올리는 것만으로도
왠지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기분이 들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말이 예전처럼 쉽게 나오지 않는다.

잘하고 싶다는 말에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함께 따라온다.
기대, 책임, 비교,
그리고 혹시나 잘하지 못했을 때의 실망까지.


그래서인지
그 말을 꺼내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된다.

‘정말 잘하고 싶은 걸까?’

‘아니면 잘해야만 하는 상황인 걸까?’


경력이 쌓이면서 잘한다는 말의 기준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빠르게 해내는 것,
남들보다 먼저 제안하는 것,
눈에 띄는 결과를 만드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그보다 훨씬 복잡해졌다.


잘한다는 건
실수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불필요한 혼란을 만들지 않는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의 기대를 정확히 읽어내는 일일 수도 있다.


문제는 이 기준들이 하나같이
눈에 잘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 무겁다.

잘하고 싶은데,

무엇을 기준으로 잘하고 있는지 확신하기가 어렵다.

가끔은 “그냥 적당히 해도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스친다.
하지만 그 생각 뒤에는
곧바로 이런 마음이 따라온다.

‘그래도 나는, 대충 하고 싶지는 않다.’

이게 요즘 나를 가장 자주 흔드는 지점이다.


열심히 하지 않으려는 것도 아니고,
잘하고 싶지 않은 것도 아닌데,
그 말 자체가 이제는 예전만큼 순수하지 않게 느껴진다.

아마도 잘하고 싶다는 말이 목표가 아니라
책임에 가까워졌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가에게 기대를 받는다는 건
신뢰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부담이기도 하다.
그 신뢰를 깨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점점 나를 조심스럽게 만든다.

그래서 요즘의 나는
“잘하고 싶다”는 말 대신 조금 다른 말을 스스로에게 해본다.

“이번에는, 후회하지 않게 해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고,
모두를 만족시키지 못해도 괜찮지만,

적어도 내가 나를 속이지는 말자고.


잘하고 싶다는 말이
다시 가벼워질 날이 올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게를 인정하는 것부터가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다.


어쩌면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무거워졌다는 건,

그만큼 내가 일을 가볍게 대하지 않게 되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무게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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