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는
모르는 게 많아서 오히려 겁이 덜 났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도,
회의에서 말하는 것도
지금보다 훨씬 가벼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잘 모르는 상태는 벗어났지만,
그 대신
어디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는지는
너무 잘 알게 됐다.
그래서 말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게 되고,
한 번 더 멈추게 된다.
이상하게도 일을 오래 할수록
자신감은 늘지 않는다.
실패를 피하는 방법은 늘었지만,
확신을 가지고 밀어붙이는 순간은
점점 줄어든다.
회의 자리에서
“이건 아닌 것 같아요”라는 말은
이제 쉽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방향으로 가봅시다”라는 말은
예전보다 훨씬 조심스러워졌다.
광고 일을 오래 한 사람일수록
자신감이 부족해서라기보다는
판단해야 할 것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아이디어 하나에도
리스크와 맥락과 이후의 상황까지
자동으로 떠올라 버리니까.
그래서 가끔은
지금의 내가
더 나은 선택을 하고 있는 건지,
아니면
실수하지 않기 위해
움직이지 않고 있는 건지
헷갈릴 때가 있다.
이 글은
자신감을 잃었다는 고백이라기보다,
이 일을 오래 하다 보니
자신감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기록에 가깝다.
예전처럼 쉽게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그래서 더 많은 것들을
고려하게 된 상태.
지금의 나는
아마 그 중간쯤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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