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밥먹기 ; 출근 詩, poem

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by 심 취하다
나를 만나다
혼자 밥먹다


피하려 했던

혼자 밥먹기


회의후 빈 사무실

외근후 늦은 복귀

외로이 홀로 야근

나홀로 외지 출장


당당히 맞는

혼자 밥먹기


출근길 혼자 티타임

점심후 홀로 한바퀴

퇴근후 혼자 술한잔

쉬는날 홀로 도서관


나를 만나는

혼자 밥먹기


홀로서기의 첫 걸음

혼자 밥먹기


함께여도 좋다
혼자여도 좋다


"점심 먹었어?"
"아니, 회의 끝나고 나오니 아무도 없더라고, 혼자 밥먹기 그렇잖아"

사실 혼자 밥 먹는 것이 부끄러웠다. 외톨이로 오해받을까 두려웠던 것 같다. 동료, 친구들에 둘러싸여 있어야 마음이 편안했다. 사람들 속에 어울려 있어야 제대로 사회생활을 하는 것이야 여겼다.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을 더 중요시하다 보니 나 자신은 점점 희미해져 갔다.

이제는 혼자여도 좋다. 아니 때로는 무리에서 벗어나 혼자 있고 싶다. 점심시간 홀로 산책을 즐기고, 휴식시간에는 조용히 커피를 즐긴다. 마음 울적한 날, 퇴근길 순댓국에 소주 한 잔을 한다. 뜨근한 진한 국물은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고, 속이 꽉 찬 순대와 부드럽고 쫄깃한 돼지고지는 허기진 배로 채워준다. 이어지는 차가운 소주 한 모금은 머릿속 잔념과 가슴에 박힌 상처박힌 말을 밀어내준다.

누군가와 어울리면 외로움과 불안감을 잠시 잊을 수 있지만, 진실한 나의 마음을 알 수 없다. 이제 한걸음 뒤로 물러나 무리에서 떨어져 나 자신을 만난다.

홀로 걷는다
홀로 마신다
홀로 먹는다

혼자 밥먹기는 홀로서기의 시작점이다. 나 자신을 마주하는 기회이다. 출근길 홀로 걸으며 나를 마주한다. 출근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