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 시 한 편, 출근 시
산이 높으면 골이 깊다
오르막이 있으면
내리막이 있음을
내리막을 마주하며 당황해하는 나를 본다. 내리막이 낯설다. 지금껏 내리막을 마주한 적이 없었다. 한글을 늦게 깨우쳤다. 구구단을 못 외워 나머지 공부를 했던 열등생이었다. 나머지 공부는 20명에서 시작하였으나 마지막에 남은 승자는 나였다. 믿었던 친구가 구구단을 다 외우고 혼자 남게 된 날 서럽게 울었다. 그 후 꾸준히 성적이 올랐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성적은 올라 내리막을 경험하지 못했다.
회사 입사하여 처음에는 빛을 보지 못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인정받아 진급 걱정 없이 꽃길만을 걸었다. 그렇게 오르막만 있을 거라 믿었던 내 삶에 내리막의 그늘이 드리워졌다. 그러고는 내리막이 이어진다. 남들보다 빠르게 높이 올랐기에 내리막을 가팔랐다. 내리막은 오래 이어지고 있다.
내리막에 적응하고 있다. 평지를 달리다 살짝 내리막을 만나면 살랑이는 바람에 땀을 식히며 힘을 내기도 있다. 그렇게 내리막을 즐기려 한다. 기나긴 내리막 뒤에 다시 맞이할 오르막이 기다리고 있음을. 골이 깊으면 산이 높다. 긴 골짜기 끝에 다시 나만의 산을 만나리. 다시 올라갈 힘을 쌓는다. 내리막을 누리며. 출근길. 출근 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