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 출근 詩 , poem

출근길 시 한편, 출근 시

by 심 취하다

판에 박힌 삶


회사일꾼에게는 얽매임으로

프리랜서에게는 안락함으로

취업준비생에게는 로망으로

사업가에게는 권태로움으로


판 안에 박힌 자는 벗어나길 소원하고

판 밖에 있는 자는 들어가길 갈망한다


판에 박히고자

판에 머물고자

애쓰고

있는지


당신만의 판을

그리고

만들고

있는지


아닌

나길


회사에 입사하여 반듯하게 짜여진 판을 받았다. 주어진 판에 머무르는 것은 편안하였다. 남들보다 더 많은 퍼즐 조각을 찾았고 더 넓은 영역을 채워 나갔다.
'이제 나의 노력이 결실로 맺히는구나'
퍼즐 조각이 다 채워질 무렵, 마지막 조각이 삐져나왔다. 기존에 맞추어 놓은 퍼즐 조각들을 밀쳐내었고 판은 부서졌다.
'아! 이 판이 내 판이 아니었구나. 회사에서 주어진 판이었지. 이제 나를 위한 판을 짜야겠다.'
회사 판에 머무르며 나의 판을 그려본다. 완성되어가던 퍼즐 판을 가끔 아쉬워한다. 다시 판에 박히고자하는 관성의 힘이 나를 끌어 당긴다. 겨우 그 판에서 벗어났는데, 다시 그 판을 그리워하는 나를 밀쳐낸다. 그리고 글을 쓴다. 나에 의한, 나를 위한, 나만의 판을 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