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이에도 나무가 있었으면 좋겠다.
골프를 내 인생의 동반자라고 생각하며 살고 있는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골프를 오랫동안 접하고, 골프 시뮬레이터 기획 업무도 하고 있어서 누구보다도 골프를 대하는 자세가 남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래서인지 골프 관련 유튜브를 많이 접하는데 많은 골프 관련 콘텐츠 중에 ‘나쁜 골프’라는 콘텐츠를 봤었다. 강찬욱 작가님이 담담하게 골프에 대해서 한 가지씩 주제를 정해서 이야기해 주시는 콘텐츠인데, 진실성이 느껴지고 순수 골퍼의 마음으로 진행해서 자주 시청했었다. 그런데 동명의 이름으로 강찬욱 작가님의 책이 있다고 해서 내심 기대하며 책을 읽게 되었다.
예전에 학위논문을 쓸 때, 이론적 배경을 위해 자료조사하면서 골프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었다. 그래서 나중에 내가 좀 더 지식이 쌓이면 골프의 역사부터 골프에 대한 모든 것을 적어보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골프 관련 서적이 너무 없고, 있으면 거의 레슨 교습서뿐이었다. 그래서 이 책은 골프 관련 내용이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하며 책을 읽어나갔다.
내가 생각했던 그런 골프 책은 아니었다. 이름만 들었을때, 유튜브 콘텐츠를 상상해 보았을 때, 골프에 대한 나쁜 점, 혹은 한국 골프 시스템의 취약점 같은 것을 분석하거나, 향후 올바른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시집이었다. 예전에 20대 초반에는 시를 좋아해서 제법 읽었었지만, 시를 접한 지 한참이나 되어서인지 당황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예전 느낌으로, 한 페이지씩 읽어나갔다. 뭔가 고민에 빠진 작가님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고, 공감되는 주제들이 제법 많이 있었다. 비록 내가 원하는 내용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마음이 따뜻해지고, 골프를 주제로 이렇게 시로 표현해서 다른 사람들에게 공감대를 만들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골프가 인생의 축소판이라고들 많이 얘기하지만 이 책을 통해 골프를 치면서 겪었던 것들이 인생에 빗대어서 얘기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골프에서 힘들었던 경험이 인생에서 힘들었던 경험, 좋았던 경험 등 많은 부분을 빗대게 되어서 혼자 미소 짓게 되었던 것 같다.
비록 내가 생각했던 지식의 축척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따스함 마음을 가지게 되었던 좋은 책이라고 생각이 든다.
에이밍
그곳을 봐야 하는데 왜 우리는 저곳을 보고 있는가?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홀과 홀 사이에 나무가 있듯이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나무가 있으면 좋겠다.
다음홀
다음 홀부터 잘 쳐야지
다음 샷은 잘해야지.
그래
우리에겐
다음 라운드도 있고
다음 생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