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의 토익시험

당황한 40대 아저씨..

by 브래드

대학교를 졸업할 즘 20대에 토익 시험을 봤던 기억이 있다. 사실 기억이 잘 안 난다.. 그저 졸업 조건 충족을 위해서 친구들과 학원을 다니면서 즐겁게 놀면서 공부했었던 좋은 기억만 남아 있었다.

갑자기 웬 토익이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나도 토익 시험을 볼 생각이 전혀 없었는데, 필요한 일이 생겼다. 자격증을 준비하고 있는데, 1차 시험 면제 조건이 되어서 신청하려 했더니 토익 점수도 같이 제출해야 인정이 된다고 했다. 영어를 잘 못하지만 나름 원서 읽기와 팟캐스트 영어 듣기 등 자기 계발을 위해 꾸준히 하고 있었던 터라 내 실력을 수치화해 볼 겸 시험을 무작정 신청했다.


예전에 보던 토익책이 집에 있어서 2주 정도 공부했다. 사실 2주지만 실제 한 날은 4~5일? 정도 했었던 거 같다. 회식이랑 야근, 가족 행사 등 학생때와는 다르게 할 일이 많다는 핑계로 많이 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RC 중 독해랑 LC는 나름 연습문제를 풀 때 나쁘지 않아서 좀 얕잡아 봤다.


토익을 보고 멘붕에 빠졌다. 이건 영어 시험이 아니라 스피드 시험이었다. 자신 있었던 LC는 이어폰으로 듣던 깨끗한 소리가 아닌 스피커에서 울리는 소리에 영국발음에 정말 당황했다. 당황하면서 생각하는 순간, 문제는 계속 넘어가서 점점 밀렸다. 고통스러운 LC가 끝나고 나니 RC때 LC마킹을 하고 열심히 집중해서 시험을 봤다. 긴장해서인지 문제를 읽는 것도 힘들었고, 집중해서 풀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15분 남았습니다."라는 방송이 나왔다. 헉! 60번을 풀고 있었다.. 1시간 동안 60문제를 푼 것이다.. 나머지 40개를 15분 만에 풀어야 한다니.. 나는 멘붕에 빠졌다. 독해가 가장 자신 있었는데, 시간이 자꾸 신경이 쓰여서 집중도 잘 못하고 70번정도 풀고 있으니 "5분 남았습니다. 종료 후 마킹하면 실격입니다." 아~ 나머지는 읽지도 못하고 답안지에 답만 찍었다. 마킹하는데만 5분을 다 사용했다.


시간관리가 관건이었다. 시간 안에 풀지 못하면 어차피 의미가 없는 것인데, 아쉬웠다. 무 준비 없이 시험부터 본 것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어서 살짝 자괴감도 들었다. 점수가 문제가 아니라 영어시험인데 영어 시험이 아닌 것 같은, 뭔가 속은 느낌이 들었다.


좋은 경험이었다. 한 회사를 오래 다니다 보니 너무 안일하게 살았던 것 같다. 주말에 시험장을 가니 파릇파릇한 젊은이들이 시험장에 꽉 차게 들어서서 시험을 열심히 보는 것을 보니 나름 힐링도 되고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기분 좋은 자극도 받았다. 시간 관리의 중요성을 여기서도 느끼면서.. 시간관리 훈련을 한 뒤에 다시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 딱 봐도 내가 원하는 점수는 택도 없을 것 같다. 이제 스피드 시험 준비를 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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