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구르미 Apr 26. 2021

지구인의 기본 자세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쓰담 걷기'를 시작하다.

51주년 '지구의 날'


지난 4월 22일 '지구의 날'을 맞이하여 군산 아이쿱에서는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쓰담('쓰레기를 담다'의 줄임말) 걷기' 이벤트를 밴드에 공지했다. 가족이나 모임 또는 혼자 쓰레기를 주우며 걷기를 실천한 후, 인증샷을 밴드에 올리면 기념 선물을 주는 이벤트였다.


나는 마셔바 동아리(물 먹는 시간을 카톡방에서 알림으로 알려주고 한 달에 한 번 만나 건강정보 공유와 산책을 한다) 회원들과 함께 청암산으로 '쓰담 걷기'를 계획했다.

집게와 쓰레기 봉투를 준비해서 산으로 갔는데 처음에는 쓰레기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산 속으로 깊이 들어갈 수록 곳곳에서 발견되는 쓰레기에 깜짝 놀랐다. 제일 많은 쓰레기는 페트병, 사탕, 껌, 카라멜 껍질이었다. 산을 타다 보면 쉽게 갖고 다니며 먹게 되는 것들인데, 누가 안 보겠지 하며 무심결에 버리는 것 같다.


돌부리에 박힌 사탕 껍질까지 줍는 회원을 보며 눈도 좋다며 칭찬했다. 페트병이 산길 아래쪽으로 떨어져 있는 것을 보고 '저거 줍고 싶은데 너무 아래에 있네' 하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나는 위험하니 그냥 가자고 했지만 그 회원은 위에서 자기 손을 잡아 달라고 말했다. 겨우 페트병을 집어 쓰레기 봉투에 넣었다. 나는 누군지는 모르지만 생각없이 페트병을 휙! 집어 던졌을 사람을 떠올리며 자신의 편의만 생각하는 그 이기심에 화가 났다.


조금 가다 보니 운동화 깔창 한 짝이 보였다. 위험한 곳에 있던 페트병을 주웠던 회원은 그걸 집으면서도 웃었다. 그냥 깨끗해진 산만 생각하며 즐겁게 하고 싶다며 소박한 미소를 보였다. 평소에도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지만 함께 '쓰담 걷기'를 해보니 그 사람의 진가가 더 돋보였다.


1시간 넘게 산을 돌며 우리가 주워 모은 쓰레기는 생각보다 많았다. 20리터 쓰레기 봉투가 가득해진 걸 보고 동아리 회원 모두 놀랐지만 뿌듯해 했다. 처음으로 '쓰담 걷기'를 함께 한 회원들의 얼굴은 어느때보다도 밝게 빛나 보였다.


"산에 쓰레기가 이렇게 많을 줄 몰랐네요. 앞으로 산책할 때 쓰레기 봉투와 집게를 준비해서 나가야겠어요. 깨끗해진 산을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요."


군산 아이쿱 밴드에 들어가보니 '좋은 기회를 주어 거리가 깨끗해진 걸 보니 뿌듯하다', '아이들이 더 열심히 쓰레기를 줍고 아직도 많다며 집에 안 가려고 해서 난감했다' 등 재미있는 사진과 댓글들이 올라와 있었다.            

▲ <지구의 날 에벤트>  "쓰담 걷기"를 실천하는 군산아이쿱 조합원들



기후변화를 막는 우리의 실천, 바로 기후행동!


전 세계는 기후변화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기온상승을 1.5℃이내로 막자고 약속했다고 한다. 그래서 요즘 '소비자 기후행동' 퍼포먼스를 하고 지구를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아이쿱의 올해 캠페인 슬로건도 '소비자 기후행동'이다.


괴산 자연드림파크의 '지구야 고마워' 공방에서 폐플라스틱과 폐비닐을 녹여 만든 혼합플라스틱 화분과 친환경 방울 토마토육묘, 고추 육모를 매장 앞에서 '지구의 날' 단 하루 나누어 주는 행사를 했다. 나는 식물을 잘 못 기르지만 정성껏 키워보기로 마음 먹었다. 이 또한 지구를 구하는 작은 행동이지 않을까?


       

▲ <지구야 고마워 공방> 아이쿱에서 친환경 육묘와 혼합플라스틱 화분을 나누어 주었다



지구를 구하는 소비를 하겠다는 의지


첫째, 장 볼땐 녹색 옷이나 가방, 액세서리 등 다양한 아이템을 착용하고 인증샷을 올리는 '장 볼 때 그린하게 입자'.


둘째, 22일 저녁 8시 지구를 위한 소등시간! 소등한 깜깜한 밤 뮤지션 <시와>와 함께 소기행 유튜브에서 지구를 구하는 라이브 즐기기 #깜깜 버스킹.


셋재, 지구를 구하는 101가지 지구행동 중에 텀블러 사용하기를 실천 후 인증샷 올리기.

▲ #코드그린  지구를 구하겠다는 소비 의지를 보이는 조합원들.



장보기 드레스 코드 그린, 저녁 8시 소등하기, 텀블러 사용하기 인증샷을 올리기 해나는 '지구의 날'을 활기차고 재미있게 보냈다. 작년에 친구가 잘 어울린다고 해서 얼떨결에 샀던 초록 티와 가디건 세트가 이번 '지구의 날' 이벤트에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었다.


미션을 수행하면 선물을 받는다는 마음으로 시작을 했지만 세가지 미션과 '쓰담 걷기'를 하며 마음 속으로 작은 다짐을 하게 되었다. 앞으로 육식을 줄이고 채소를 많이 먹는 식단으로 바꾸고, 불필요한 전기는 끄고 멀티탭을 잘 사용해서 전기를 더 절약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텀블러를 잘 사용하지만 가끔 잊고 나가 일회용 컵에 든 커피를 사는 경우가 있었고, 음식을 포장해와서 플라스틱 용기가 가득 쌓일 때가 있었는데 그런 일들을 반성해보며 조금 불편하더라도 관심을 갖고 '소비자 기후행동'에 적극 동참해 보기로 다짐했다.    

▲ <지구의 날 미션>  녹색옷 입고 장보기, 소등, 텀블러 사용 인증샷



나는 '쓰담 걷기' 이후 쓰레기 봉투, 집게, 위생장갑, 손소득제를 챙겨 차 트렁크에 실어 두었다. 수시로 산책을 즐기는 나는 이제 쓰레기가 보이면 그냥 지나치지 못 할 것이다. '나'가 아닌 '우리'를 생각하고 더 나아가 다음 세대인 아이들을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금 이대로 환경 문제를 등한시해서는 안 된다. 


나의 가족과 지구를 생각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조금 불편할 뿐이다. 당장의 편리함과 익숙함에 빠져 정작 중요한 것을 잊고 있는 것은 아닌지 뒤돌아 보고 작은 움직임으로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음을 믿어야 한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행성을 수백억 개의 다른 생명들과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종종 잊어버리는 것 같다.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다.




매거진의 이전글 생수 뚜껑 모아 기부도 해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