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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띤떵훈 Jun 11. 2018

읽고 쓸 때 유용한 5 가지 팁


 


 

이번 시간엔 내가 글을 읽고 쓸 때 사용하는 방법을 공유할까 한다. 2가지 이유가 있다. 이 글을 읽는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나중에 써먹기 쉽게 정리하기 위해서다. 여기 5 가지 요령이 있다. 


 

기호(숫자) 

정리엔 기호가 도움이 된다. 하고 싶은 말이나 핵심을 숫자를 통해 정리하면 이해하기 쉽다. 글 사이에서 글을 발췌하기가 어렵고, 기호는 직관적 이해를 돕기 때문이다. 다른 기호보다 숫자를 선호한다. 특정한 맥락으로 순번을 매기지 않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숫자를 통해 몇 가지 핵심이 있는지 파악하고 머릿속에 카테고리를 마련한 상태가 되기 때문이다. 기호는 키워드의 개수를 찾는데 불편하다. 간단한 예로 위에 글을 쓰는 이유가 '2가지' 임을 명시하고 설명한 부분이 있다. 숫자를 통해 독자는 2가지 카테고리를 만들고, 뒤따르는 이유를 바로 넣을 수 있다.  


 

단어 

문장보다 단어가 직관적이다. 당연히 독자가 핵심을 파악하기에 용이하다. 문장을 읽는데 걸리는 시간과 단어를 읽는데 걸리는 시간을 비교하면 이해하기 쉽다. 만약 그룹 원더걸스를 단어를 통해 설명한다고 하면 이럴 것이다.  

1. 5멤버 

2. 멤버 교체 

3. jyp 

4. 소녀시대 

5. 미국 진출 


 

가끔 쓰는 당사자가 헤매는 경우가 있다. 그것은 주제를 명확히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문단에 여러 주제를 혼용하는 경우, 나도 읽는 남도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 된다. 핵심을 단어로 정리하면 문단 내 주제가 섞이는 위험이 줄어든다. 또한 키워드를 비교하기 쉬워 내용의 확장이 가능하다.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경제, 효율적이다. 시간도 덜 들고, 순간적으로 떠오른 아이디어를 잡을 확률도 올라가기 때문이다. 플롯 조절도 쉬워 더 내실 있는 글이 가능하다. 문단을 재배치할 때 시간이 절약된다.  


 

영화 평론가 이동진이 영화를 분석하는 방법에서 차용했다. 그가 영화를 감상하며 내용을 기억하는 방법은 단순하다. 우선 A4용지 한 장과 볼펜을 챙겨 극장에 들어간다. 감상 중 핵심 단어를 용지에 받아 적는다. 이러면 몰입에 방해되지 않으며, 감상에서 놓치는 부분이 없다. 또한 작은 공간을 차지해서 한정된 지면에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다. 키워드 간 대조, 인과 관계를 찾기도 쉽다.  


 

단어 정리 방법을 사용해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을 분석했다. 감상 중간중간 중심 키워드를 핸드폰 메모장에 옮겨 적었다. 감상이 끝나고 분석할 때 반 페이지의 메모에 기억과 생각을 더해 글을 확장했다. 놓치는 부분도 적었고, 중심 내용 파악도 상대적으로 쉬웠다.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해석이 가능했다. 메모 없는 반복 시청 보다 단어 메모를 겸한 한 번의 감상이 더 큰 이해를 불러왔다.  


 

단어 정리 법은 영화 비평에만 유효한 게 아니다. 어떤 글에도 적용할 수 있는 범용성 최상의 정리 법이다.  


 

위키 

나무위키나 위키피디아는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준다. 잘 모르는 사상과 이론, 사건 등을 이해할 때 위키가 필요하다. 위키는 논문 형식으로 목차를 정리하고, 다양한 관점을 제공한다. 큰 뼈대를 이해하는데 효과적이다. 위키를 시작으로 심화 학습이 가능하다. 위키에 있는 레퍼런스를 통해 필요한 자료를 찾는다. 위키 내에서 키워드 연동이 가능해, 연관 개념을 클릭 한 번으로 학습할 수 있다.  


 

기대하지 않은, 몰랐던 소재도 얻을 수 있다. 얻어걸리는, 밀접한 관련이 있는 자료를 통해 균형감 있고, 다채로운 글쓰기가 가능하다. 글 쓰다 막히는 경우가 있다. 분량이 턱없이 적은데, 이미 할 말을 다 한 경우다. 위키는 배틀그라운드 보급 헬기처럼 훌륭한 글감을 투하한다. 글쓰기 전투에서 공을 세울 수 있다. 치킨을 먹고 싶다면, 보급을 잘 활용해야 한다.  


 

논쟁 

타인과 싸우는 것을 추천한다. 가끔 귀찮아서 자판에 손이 안 간다. 그럴 때 분쟁을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된다. 인터넷에서 나와 반대 의견인 사람을 찾는다. 상대의 수준이 높아야 한다는 전제가 있다. 쉽게 이길 수 없고, 나를 논파 시킬 상대 말이다. 적이 센 만큼, 이쪽도 심기일전할 수 있다. 상대를 찾았다면, 댓글을 통해 반대 의견을 제시한다. 관객이 있는 편이 좋다. 공개 망신을 피하기 위해 더 적극적으로 자료 수집하고 주장을 정리하기 때문이다. 물론 원색 비방을 피해야 한다. 상대가 무시할 수도 있다. 


 

최근에 몇 십만 명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한 유저와 논쟁을 벌였다. 내가 쓴 댓글 아래로 재댓글이 70개가 달렸다. 지금도 달리고 있다. 글 조회 수는 4만이다. 4만 명이 보는 앞에서 누구의 논리가 더 합리적인지 대결했다. 위키를 기본으로 논문, 철학가, 사상가의 이론까지 차용해 논리를 보강했다. 앞서 말한 넘버링과 키워드 정리법을 통해 플롯을 짜고 주장과 근거를 명확히 했다. 상대의 주장을 분석할 때도 같은 방법으로 정리해서 반박했다. 중간에 다소 감정적으로 상대한 점이 아쉬웠으나, 결국 상대와 나는 서로의 주장을 이해하고 자신의 주장도 보강할 수 있었다. 안건에 대한 심도 있는 이해를 할 수 있었고, 재미도 얻었다. 일타쌍피의 배틀이었다.  


 


팟캐스트 

이건 특급 비밀이라 공개하고 싶지 않았지만, 글의 분량을 채우고 영양가 있는 글로 위장하기 위해 쓰기로 정했다. 팟캐스트가 내 최고의 읽고 쓰는 요령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읽고 쓰는 시간 외에도 읽고 쓰기 실력을 키운다. 무슨 헛소리냐 하겠지만, 이유가 있다. 다양한 장르의 팟캐스트를 듣는데, 도서 팟캐스트가 중심이 된다. 듣는 것만으로 고전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석, 다양한 장르 서적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상징체계 분석과, 사유(다양한 관점에서의 이해)가 가능하다. 여기에 추가적인 독서와 리서치가 뒤따르면 지식을 깊게 오래간다.  


작가들의 작법이나 새로운 시도, 그 시도가 갖는 의미 등을 듣고 있노라면, 쓰고자 하는 욕구가 샘솟는다. 게임에서 새로운 아이템 얻으면 사용해보고 싶은 마음과 비슷하다. '이런 글쓰기가 가능하구나!' 유레카를 외치며 손가락을 분주히 놀린다. 매번 글 쓸 소재를 얻어 글이 닫는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자주 글을 쓰다 보면 소재 고갈에 시달린다. 내 머리는 하나이기 때문이다. 패널들은  흥미로운 소재를 더욱이 포장해 배달해준다. 전성기 베컴의 택배 패스처럼 슛 쏘기 쉬운 자리로 소재가 온다. 감사히 먹겠습니다. 말하고 그대로 슛을 때린다.  


축적의 힘은 무섭다. 팟캐스트를 통해 엄청난 양의 정보를 얻는다. 개인 사업자인 나는, 일하는 내내 이어폰을 귀에 꽂을 수 있는 특권이 있다. 날마다 일하는 시간은 다르지만, 운전 시간을 포함해 대략 5~7 시간이다. 일주일로 계산하면 30시간가량 된다. 그 30시간의 대부분 팟캐스트를 듣는다. 일 년으로 계산하면 시간이 4자릿수를 넘는다. 4 년 동안 이어폰은 쉼 없이 정보를 퍼날랐다. 열심히 받아 먹었다. 얻은 지식을 통해 지문을 효과적으로 이해하고(읽기), 다양한 주제를 다룰 수 있다(쓰기). 


 

더 쓰고 싶은데, 딱히 생각나는 게 없다. 처음에 말한 2가지 목적 중 하나는 달성했다. 여러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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