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이여, 야망을 가져라.” 불현듯 어떤 이의 말이 떠올랐다. 나는 소년은 아니지만, 가슴속에 아직 그 말이 울린다.
부동산 사이트를 뒤지며 이번 주 두 곳을 인스펙션했다. 버짓에 맞는 부동산 개수는 점점 줄어든다. 발품 팔수록 마음은 쪼그라들었다. 내가 왜 이렇게 쭈구리처럼 웅크리고 있는 걸까? 번쩍이는 간판과 인파로 가득한 시티 메인 스트리트를 꿈꿨던 내가, 왜 좁은 골목의 작은 가게 앞에서 머뭇거리고 있을까? 성공을 원한다면 큰물로 나가야 한다. 안정을 찾으려면 사업을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큰물은 돈이 더 드는 게 아니다. 공사비는 똑같다. 호주엔 권리금도 없다. 계약금, 고작 3~6개월 렌트비 차이일 뿐. 1시간에 천 명이 오가는 자리, 100원. 300명만 스치는 자리, 70원. 30원을 아끼려 700명의 발걸음을 놓친다. 이건 사업가라 천명한 자신에 대한 배신이다.
내 사업은 단순하다. 기계로 인건비를 줄이고, 그 이익을 고객에게 돌린다. 질 좋은 음식, 단백질 듬뿍, 값은 저렴. 주머니 가벼운 이들에게 따뜻한 한 끼를 주고 싶다. 이 아이템에 자신 있다. 세상을 밝게 만들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런데 왜 나는 핵심 상권을 피했을까? 실패하면 전부 잃을지도 모른다는 상상이 밤마다 나를 짓눌렀다. 큰 고정비는 큰 손실로 돌아올 거라는 두려움이 발목을 붙잡았다. 비즈니스 서적이 말하듯, 역설적으로 핵심 상권이 리스크가 적다. 유동인구는 숫자 이상의 가능성이다. 가게 4곳을 운영 중이다.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번화가 지점이 조용한 지점보다 10배 이상 매출이 난다. 초기 비용은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내 경험이 이를 증명한다. 렌트비는 매출 속 작은 비율일 뿐. 잘되면 그만이다. 잘 되려면 사람이 많아야 한다.
동업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들의 눈에도 큰 세상에 나아가고자 하는 열망이 반짝였다. 고정비 낮추겠다고 차선을 택하지 말고 최고 좋은 자리로 진출하자. 우리 제품이 좋다면 더 큰 보상이 있을 것이다. 선원 모두가 큰물로 나아가길 원한다. 막힐 이유가 없다. 핵심 상권의 빈자리를 기다리며, 렌트비를 더 내고서라도 질러야 할 순간을 준비한다.
오피스로 돌아오는 길, 박태웅의 AI 강의 2025를 읽었다. AI는 단순한 도구가 아니다. 내 꿈을 숫자로 그려주는 파트너다. 사업 플랜을 전면 수정했다. 핵심 상권 진출용 재무제표를 뽑으니, 숫자가 춤을 췄다. 렌트비 저렴한 오피스 상권의 예상 매출이 2배 이상 상승했다. 그 덕에 영업이익률도 개선된다. “그래, 이거야!” 심장이 뛰었다. 내가 사업을 시작한 이유, 열정이 다시 살아났다.
사업은 협상의 연속이다. 협상해오며 중요한 깨달음을 얻었다. 깨달음은 간단하다. '원하는 최고를 요구하라' 타협은 내가 먼저 하는 것이 아니다. 경쟁 업체의 매출이 궁금했다. 예민한 정보지만, 물어본다고 잃을 건 없다. 직원에게 물었다. “얼마 벌어?” 오너가 아니어서, 스스럼없이 답했다. “평균 이 정도, 잘 될 땐 저 정도.” 아, 이렇게 쉬운 거였나. 물어보길 잘했다. 최고를 요구하고, 안 되면 다른 길을 찾는다. 노크하면 문은 열린다. 열리지 않으면, 다른 문을 두드리면 된다.
핵심 상권, 그곳에 가게를 연다. 인파로 북적이는 거리, 우리 가게가 위치한다. 고객은 저렴한 가격에 만족하고, 동업자는 웃는다. 매장을 가득 채운 손님을 상상하자 가슴이 뛴다. 이건 단순한 가게가 아니다. 사업의 정도로 나아가고자 하는 원칙으로 회귀다. 나와 동료들이 함께 만들 불빛을 마음으로 본다. 수정된 사업계획서를 동업자들에게 공유한다. 행간이 말한다. “가이즈, 비 엠비셔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