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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해피 엔드>(네오 소라) 리뷰/감상문

가볍게만 보이던 소년의 우정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 주는 감정적 떨림.

by 우언타이

※ 스포일러 있음.

※ 가장 좋아하는 양식인 서간체로 작성.

※ 아래 이미지들의 출처는 왓챠피디아.


안녕, 유타. 학생의 신분을 마치고 이제 사회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가게 되었네. 어렴풋하게나마 너의 불안이 상상되기에, 나 역시 마음이 편치 않더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네가 잘 해내리라는 확신 역시 속에서 꿈틀거린다. 물론 많은 이들의 불만을 일으킨 잘못된 상황을 야기한 너의 그 짓궂은 장난기를, 이제 줄여야 되겠지만.



너의 가장 친한 친구는 여자애에게 정신이 팔린 건지, 그동안 억눌러온 분노를 해소하려는 건지, 기존 무리의 우정이 아닌 다른 것에 집중하고 있었지? 네가 걔의 말과 행동을 이해해 주었으면 해. 뿌리에 대한 차별 가운데 그 아이도 얼마나 남몰래 쌓인 게 많았겠어. 또, 남자는 항상 호감 가는 여자 앞에서 잘 보이고 싶어 하니까 말이지.



다른 친구들도 하나둘씩 너를 떠나가는 점 또한 쓸쓸하게 느껴졌어. 누군가는 다른 나라로, 어떤 녀석들은 서로 연인이 되어 이별할 때 네가 얼마나 외로웠을지를 생각하니 어딘가 한 구석이 무척 아파오더라. 하지만 새로운 일터에서 또 다른 좋은 관계를 형성할만한 너의 천진하고 의리 있는 모습을 알고 있기에, 다행히도 마냥 슬프지만은 않아.



그나저나, 너에겐 정말 대단한 능력이 있어. 대체 어떤 요령으로 자동차를 그렇게 세운 거니? 불가사의한 그 재주가 음악에 제대로 활용된다면, 얼마나 멋진 창작물이 만들어질까. 언젠가 너의 소리가 온 땅을 뒤흔들 날이 오리라 기대하며, 이곳에서 너를 감시가 아닌 응시할게. 참고로, 친구를 위한 너의 마지막 용기는 가점 100점짜리야.


2025. 05. 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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