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입학 하루 전날의 단상
오늘의 글은 그냥 빨리 일기처럼 쓰고 자려고 한다. 내일은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날이다. 아침 8시까지 학교에 도착해야 하는데, 1시간이라도 더 자고 상쾌한 모습으로 아이의 시작을 축하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나는 해외에서 첫 아이를 가졌다. 이곳에는 친구도, 가족도 없다. 남편이 육아에 적극적이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그는 나보다 기저귀를 더 잘 갈았고, 아이의 친구들과 부모들의 이름까지 다 알고 있으니, 나로서는 남편을 아빠로서 높게 평가한다.
이런 점들을 고려하며, 나의 육아 1단계를 마치고 깨달은 점은 다음과 같다.
안아주고 또 안아주니 아이가 싱글벙글하다.
아이 앞에서 부모가 싸우지 않으면, 아이가 눈치를 보지 않는다.
3살까지는 정말 아기다. 잘 못하는 게 당연하다.
4살이 되니 친한 친구들 '무리'가 생기고, 그 사이에서 나름대로 세력 다툼이 있다.
그 세력 다툼은 조정 시간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결하며 잘 논다.
육아 용품은 빨리 처분하지 않으면 급속도로 쌓인다. 팔려고 하지 말고 그냥 나눔한다.
정말 필요한 육아 용품은 식기세척기다. (미니멀리즘을 내세우며 육아 1년 차에 식기세척기를 안 산 것은 최악의 판단이었다.)
아이 옷과 신발이 3개월도 안 돼서 누더기가 된다면, 육아 점수 100점.
아이 무릎에 상처가 없다면, 그 아이는 재미없는 어린 시절을 보낸 것이다.
개미를 관찰할 시간이 없을 만큼 바쁘지 않다.
뽀로로(2세) → 퍼피구조대(3세) → 옥토넛+헬로카봇(4세) → 포켓몬+넘버블록스(5세)
아주 어렸을 때부터 동네 놀이터에서 놀면, 유치원에서도 친구를 쉽게 사귄다. (키즈카페 아님, 개방형이어야 함)
이래도 저래도 부모는 욕먹게 되어 있다.
육아 1개월만 해도 훈수를 두게 된다.
(사진: 육아와 별 상관 없는 독일 국회 의사당 옥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