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브랜드, 관계가 만든 힘

2부 3화. 우정브랜딩의 징조, 세 번째

여러분은 인플루언서 '공구'를 좋아하시나요? 자주 참여하는 사람들도 있고, 반대로 보수적으로 바라만 보는 사람들도 있을 겁니다. 저는 처음에는 교묘한 광고일 뿐이라고 생각하며 비판적인 시선을 보냈는데, 어느덧 한 번씩 참여하는 저를 발견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전까지의 저에게 인플루언서 공동구매는 신비함의 대상이었습니다. 스몰브랜드와 대기업 브랜드 사이 어딘가에 애매하게 존재하는 느낌이었습니다. 품질이든 메시지든 뚜렷하게 더 나은 제품을 판다는 느낌을 받기 어려웠기 때문이죠. 실제로 인플루언서 공동구매는 한때 '팔이피플'과 '시녀'라는 표현과 함께 혐오의 표현이 붙기도 했으니까요. 그러나 사람들이 뭘 몰라서 그들의 제품을 지지하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했기에, 더욱 그 이유가 궁금했습니다. 한정 기간 세일만으로는 깊은 참여도를 설명할 수 없다고 느꼈으니까요.


세 번째 우정브랜딩의 징조는 바로 인플루언서 브랜드입니다. 인플루언서 시장이 계속해서 성장하고 있다는 데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겠지만, 숫자를 한 번 들여다보겠습니다. 글로벌 마켓 분석 업체 인플루언서 마케팅 허브는 인플루언서 마케팅 시장이 2016년 16억 달러에서 2024년 24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고, 2025년에는 325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한국 시장만 해도 2025년에 25조 원 규모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나스미디어). 이제 인플루언서는 단순한 광고 보조 수단이 아니라, 브랜드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주력 통로가 되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야말로 '우정 브랜딩'의 전형적인 현상 중 하나입니다. 결국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보여주는 건 사람들은 더 인간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단순하지만 강력한 진실입니다. 실제로 사람들이 인플루언서에게 기대하는 건 '특가'나 '품질 간접 보증'이 아니라 긴밀한 관계입니다. 요즘은 수백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유명 인플루언서보다, 팔로워가 수천 명 수준인 '나노 인플루언서'의 참여율이 훨씬 더 높습니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4년 기준 나노 인플루언서의 평균 참여율은 1.73%로, 매크로 인플루언서(0.61%)나 메가 인플루언서(0.68%) 보다 월등히 높습니다. 포브스는 이 현상을 두고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들이 더 깊은 유대를 맺는다"라고 설명합니다. 결국 더 인간적인 관계를 원한다는 겁니다.


매크로 인플루언서와 달리,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팔로워와 더욱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경우가 많습니다. 팔로워와 꾸준히 소통하며 커뮤니티 의식을 형성합니다. 댓글에 답하고 수백만 개의 댓글을 받는 대형 인플루언서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대화에 참여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일대일 개인적인 소통을 통해 팔로워 사이에 깊은 충성심을 형성합니다.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는 일반적으로 오랜 시간 동안 팔로워를 키워오면서 오디언스와의 신뢰를 쌓아 왔습니다. 팔로워들과 진정한 관계를 구축했으며, 팔로워들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를 친구나 믿음직한 조언자로 여기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신뢰는 마이크로 인플루언서가 오디언스의 구매 결정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합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82%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의 추천을 따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답했습니다.
- Bryanne DeGoede (Forbes Councils Member), < Micro-Influencer Power: Building Brand Trust And Driving Conversions >


바꿔 말하면, 인플루언서 마케팅이 우정 브랜딩의 현상 중 하나인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브랜드와 소비자 사이의 직접적 효익보다, 친밀한 인간관계가 만든 신뢰가 더 강력하게 작동하기 때문입니다. 이 구조는 스몰브랜드나 프로세스 브랜딩과도 닮아 있습니다. 브랜드 자체가 아니라, 브랜드 속 사람과의 연결이 핵심이라는 점에서 말이죠. 브랜드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소비자와 직접 우정을 맺는 길을 찾고 있고, 소비자는 인플루언서를 통해 브랜드의 인간적인 얼굴을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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