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마케팅과 우정 브랜딩

2부 5화. 우정브랜딩의 징조, 다섯 번째


메가 브랜드가 외면할 수 없는 우정 브랜딩의 다음 징조는 ‘커뮤니티 마케팅’입니다. 오늘날 마케팅의 메가 트렌드 중 하나가 단연 커뮤니티 마케팅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겁니다. 맥킨지는 22년 보고서에서 커뮤니티 마케팅을 “2020년대 마케팅의 핵심 아이디어이자, 지난 10년을 통틀어 마케팅에서 가장 중요한 트렌드”로 꼽았습니다. 제 시리즈를 첫 화부터 따라온 분들이시라면, 커뮤니티 마케팅 역시 왜 우정브랜딩의 징조라고 얘기하는지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하실 거예요.


커뮤니티 마케팅이 힘을 얻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사람들은 브랜드 속에서조차 관계와 우정을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선 화에서 소개한 마크 셰퍼는 1년 뒤, <커뮤니티 마케팅>이라는 책을 펴냅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커뮤니티를 마케팅 전략의 시선으로 제대로 바라본 첫 책이라고 합니다. 사람들이 브랜드에서 인간성을 찾기 시작한 현상을 포착했으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마케팅의 중요성에 주목하게 된 것도 당연해 보입니다. 그가 설명하는 커뮤니티 마케팅이 메가 트렌드가 된 이유 역시 간단합니다. 소속감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며, 그와 동시에 요즘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 깊은 외로움을 느끼고 있는 시대를 살고이기 때문이죠. 그가 바라보는 커뮤니티 마케팅의 원인과 본질에 대해 책의 초반부를 인용해 보겠습니다.




왜 요즘 사람들은 외로움을 더 많이 느낄까?

(전략)

외로움이라는 위기가 수십 년 동안 점점 커져 왔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있다. 1980년대에는 20퍼센트의 미국인이 ‘가끔 외롭다’고 응답했다. 그 수치는 현재 40퍼센트에 이른다. 놀랍게도 밀레니얼 세대의 22퍼센트가 ‘친구가 전혀 없다’고 답했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 단장 겸 의무총감인 비베크 머시는 의사로서 자신의 경험을 이렇게 요약했다. “환자들을 돌보던 당시 내가 본 가장 흔한 질병은 심장병이나 당뇨병이 아니었다. 그건 바로 외로움이었다.” 이것은 비단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외로움이라는 짙은 베일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다. 영국은 이 국가적인 문제에 맞서기 위해 고독부 Ministry of Loneliness를 신설했다. 인도와 중국인의 3분의 2가 현실의 삶보다 온라인에서의 삶을 더 좋아한다고 답했다. 청년이 부모의 집에서 은둔 생활을 하며 수개월 혹은 수년간 등교도 출근도 하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 히키코모리라는 말이 일본에서 처음 만들어져 이제는 다른 여러 나라까지 휩쓸고 있다.

(중략)

<청소년기 저널 Journall of Adolescence>의 보고에 따르면 사춘기 청소년의 외로움은 6년 만에 조사 대상 37개국 중 36개국에서 두 배로 커졌다. 이러한 동향은 성별이나 경제적 부에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으며, 인종이나 지역적 배경을 가리지 않고 나타났다. 18세부터 24세까지 청년 중 4분의 1 이상이 정신 건강 문제가 직장 근무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한다 (전체 직장인 응답자의 경우는 14퍼센트).

이런 암울한 메가트렌드는 과연 무엇 때문인가? 복잡한 문제 이긴 하지만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몇 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요약) 한부모 가정, 부모의 이혼 경험, 줄어드는 가족 규모(외동), 팬데믹의 압박, 늘어나 스마트폰 사용 시간 등 때문이다.



소속감을 갈망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전략)

하버드 대학교의 연구원들은 인류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건강 연구를 통해 동일 집단 사람들의 삶을 85년 넘게 조사했다. 그들은 인간의 일생을 발달 단계에 따라 살펴봄으로써 어떤 인생이 궁극적으로 좋은 삶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더 오래 사는지 공통적인 요인을 파악하고자 했다.

수십 년의 연구 끝에 그들은 장기적인 만족감이 돈이나 지위, 물질에서 나오는 것이 아님을 발견했다. 가장 행복하고 건강하게 산 사람들은 돈독한 대인 관계를 갖춘 반면 사회적으로 고립되어 산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정신과 신체 건강이 악화되었다. 이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로버트 월딩거 박사는 TED 강연에서 연구 결과를 발표했고, 이는 4,400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그가 내린 결론은 ‘외로움이 사람을 죽인다’는 것이었다.

서배스천 영거는 <트라이브, 각자도생을 거부하라>에서 이렇게 말했다.

사회가 근대화되면서 사람들은 공동체로부터 떨어져 독립적으로 살 수 있게 되었다. 현대인은 도시에 살든 시골에 살든 역사상 처음으로 하루 종일, 아니 평생 동안 거의 낯선 사람만 만나면서 사는 지경에 이르렀다. 다른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위험할 만큼 외롭다고 느끼게 된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큰 부담을 준다는 증거는 어디에서든 찾을 수 있다. 행복이란 본디 악명 높을 정도로 측정하기가 힘들지만 정신적 질병은 그렇지 않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현대 사회는 의학과 과학, 기술적 측면에서 기적에 가까울 정도로 발달했지만 동시에 인간 역사상 우울증, 조현병, 불안감, 만성적 외로움에 시달리는 사람이 가장 많기도 하다. 풍족해진 사회의 부는 사람들을 우울증으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 증상을 더욱 가속화하는 듯하다.”



지금이 바로 커뮤니티가 가장 필요한 때다

(전략)

이것은 마케팅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스타트업들은 왜 갑자기 커뮤니티에 집중하고 있는가? 바로 그것이 고객이 원하는 것이고, 필요로 하는 것이며, 무엇보다도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깊이 뿌리내리고 있던 광고 전략을 버리고 고객을 알고, 고객과 정보를 공유하고 제품을 함께 창조하며, 고객 충성도와 지지로 이어질 감정적인 연결을 구축할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다. 커뮤니티는 기업과 고객 모두에게 좋다. 브랜드 커뮤니티에 속하는 것이 그 구성원의 자존감과 자아 정체성, 자부심을 높여 준다는 연구 결과가 수없이 많다. 공통의 역사와 언어, 정신을 커뮤니티와 공유하는 것은 강력한 소속감을 형성하는 데 크게 기여한다.

- 마크 w. 셰퍼, <커뮤니티 마케팅> 중에서




즉, 마크 w. 셰퍼가 말했듯 브랜드 커뮤니티가 힘을 얻는 이유는 사람들이 본능적으로 외로움을 해소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앞서 이야기한 스몰브랜드, 프로세스 브랜딩, 인플루언서 브랜드와 같은 현상이 사람들이 브랜드 자체에서 인간성 찾고 브랜드와 관계를 맺고 싶어 하는 움직임이었다면, 커뮤니티 마케팅은 브랜드를 매개로 다른 사람들과 연결되고자 하는 현상입니다. 사람들은 그 브랜드 커뮤니티를 통해 브랜드의 인간성을 충족합니다. 사람답게, 친구처럼, 우정을 나누듯 브랜드를 통해 관계를 엮어가는 일이죠. 결국 커뮤니티 마케팅의 본질 역시 인간적 연결에 있습니다.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커뮤니티 마케팅을 단순히 멤버십 제도나 리워드를 제공하는 그룹으로만 이해해서는 안 됩니다. 진정한 의미의 커뮤니티를 구축한 브랜드들은 사람들의 삶의 일부가 되는 경험을 만들어냅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단순한 혜택이 아니라 진정한 연결 즉, '우정'입니다. 우정은 서로 같은 관심사와 의미, 목표를 공유하고,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생겨납니다. 브랜드 커뮤니티도 마찬가지입니다.

사회심리학의 ‘유사성에 대한 욕구’ 이론에 따르면,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자기와 비슷하다고 생각되는 사람들과 스스로를 비교하고, 닮아가며, 비슷한 이들과 연결될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낍니다. 브랜드가 명확한 페르소나를 보여줄수록 그 페르소나를 닮은 사람들이 자연스레 모여듭니다. 결국 브랜드 커뮤니티란 단순한 소비의 장이 아니라 브랜드를 매개로 사람들이 서로 친구가 되는 장場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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