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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전지은 Jan 29. 2019

[크라우드큐브]
세계 최초 크라우드펀딩 회사

크라우디가 알려주는 해외 크라우드펀딩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이 

이젠 오히려 신기하게 느껴지는 시대.

그렇지만, 이 산업이 어디서 어떻게 시작됐는지 

잘 아는 사람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해서, 준비했습니다.

크라우드펀딩 회사 직원이 알려주는 해외 크라우드펀딩.


음, 크라우드펀딩 케이스 스터디 정도로 생각하고

가볍게 (커피 한 잔도 같이 있으면 좋구요^.^)

같이 알아보시겠어요?

봄은 곧 올 거라며 

패딩 고이고이 접어 넣어 둔 저는,

크라우디 에디터 전지은입니다.



2011년 2월 잉글랜드 남부 도시 엑세터(Exeter). 

두 친구의 사업 아이디어가 크라우드큐브(Crowdcube)라는 이름을 달고 사회에 나옵니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줄줄이 도산하는 기업들을 지켜보며 구상한 그들의 사업이 시작된 거죠. 

주인공은 루크 랭(Luke Lang, CMO 및 Co-founder)과 대런 웨스트레이크(Darren Westlake, CEO 및 Co-founder)

음, 전말은 이렇습니다.

영국의 통신 회사 중 하나인 킹스턴 커뮤니케이션즈(Kingston Communications). 

두 남자는 여기서 처음 만났는데요. 각자 다른 스타트업에서 근무하며 Exit*의 성공도 맛본 이들이기에, 큰 기업에서의 업무 환경에 질려갔어요. 때마침 전세계적으로 닥친 경기 불황은 웨스트레이크에게 번뜩이는 사업 아이디어를 불러 일으켰고, 랭은 친구의 제안에 적극 찬성했어요. 

(Exit* 엑시트(Exit)란 투자 후 출구 전략을 의미하는데 투자자의 입장에서 자금을 회수하는 방안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벤처기업의 엑시트 전략으로는 매각, 주식시장에 상장, 인수합병, 기업청산 등이 있을 수 있다. 엑시트는 또 다른 창업을 모색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해 생태계를 선순환시키는 구실을 한다. 

출처: 기획재정부 시사경제용어 사전 

http://www.moef.go.kr/mi/socecowd/TbCurEcnmyWordList.do?bbsId=MOSFBBS_000000000100)


스타트업처럼 작은 회사들은 물론이고, 수백년간 사업을 유지해 온 중심가의 큰 회사들도 줄줄이 도산해갔습니다. 이런 때에 '크라우드큐브(Crowdcube)' 같은 새로운 회사 설립이라...모두가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라고 비판했죠. 하지만, 랭과 웨스트레이크는 불경기인 상황이 오히려 '창업'의 꿈을 지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회사에서 (떠밀려) 나오며 받은 정리해고 수당금이, 마음 한 켠에 꿈꿔오던 창업의 자본금으로 사용되는. 그래서 엄청난 가치를 지닌 아이디어들이 시장으로 나오는. 

남들과 다른 관점에서 불경기를 바라봤던 거죠. 


불경기이기에 일반 소시민들이 창업에 필요한 자본을 지원 받을 수 있는 통로는 전무할 것이라는 문제 의식.

여기서부터 크라우드큐브는 시작합니다. 시중 은행의 대출 가능성은 말할 것도 없고, 정부 보조금도 거의 파기된 상황이었거든요. 수백만장자인, 전통적인 앤젤 투자자들도 재정적인 압박에 돈을 그저 쥐고만 있었습니다. 이 때 벤처 캐피털 회사들이 치고 들어왔고 주식시장에 상장돼있는 소수의 회사에 투자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단계의 극 초기에 있는 회사보다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후기 단계의 회사를 위주로 투자하며 지분을 모았지요. 크라우드큐브(Crowdcube)가 주목한 건, 여기서 발생하는 펀딩 갭. 초기 사업단계에서 고군분투하는 작은 스타트업 대표들에게 꼭 필요한 투자. 이에 특화된 시장은 없었기에 여길 파고 들었습니다.


두 남자가 예상했던 부분은 실제로 맞아 들어갔어요. 크라우드큐브(Crowdcube)에서의 최초 펀딩 프로젝트는 7만 5천 파운드(한화 약 1억 910만원)를, 두 번째 프로젝트는 18만 파운드(한화 약 2억 6204만)를 모았습니다. 다섯 번째 건 투자 액수가 극적으로 상승해, 100만 파운드(한화 약 14억 7천 2백만원)까지 모았거든요.


(참조한 인터뷰:
https://www.standard.co.uk/business/luke-lang-the-crowdcube-founder-ready-to-take-on-the-stock-exchange-a3774281.html)



두 남자의 통찰력과 모험심이 없었다면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오늘날의 가치를 선도하지 못했을 크라우드큐브(Crowdcube). 

이번엔 이 세계 최초 크라우드펀딩 회사가 어떤 방식으로 운영되는지 알아보려 해요.



간단히 말하자면 주식형(Equity)과 채권형(Bond), 2가지 형태의 펀딩 서비스를 제공하는 크라우드펀딩(Crowdfunding) 플랫폼 회사인데요. 영국에 등록된 유한 법인 회사(Limited company)의 대표로서 18세 이상*이면 크라우드큐브에서 투자형 펀딩을 신청할 수 있어요. Dragons' Den 방식*의 사업 설명 영상과 사진, 뒷받침하는 문서 등을 사용해 소규모 잠재 투자자들에게 본인의 사업과 투자 가능성을 소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pitch’라고 한답니다. 개인의 최소 투자 가능 금액은 10파운드(한화 약 1만 4천 700원 정도)로서 꽤나 소소한 금액이에요. 부담스러울만큼의 투입이나 책무 없이도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투자를 시도해 볼 수 있도록 문턱을 낮게 만들어 놓은 것이죠. 목표한 모금액에 도달하면, 펀딩을 진행한 회사는 타깃했던 그 금액을 받습니다. 만약 도달되지 못했다면 투자자들로부터 모아진 자금이 아예 전달되지 않는 ‘All or Nothing’ 방식을 택하고 있죠. 오늘에 이르기까지 브루독 맥주(BrewDog beer)와 Revolut Digital bank, Monzo 같은 스타트업 회사들을 성공적으로 키워냈답니다. 

(자격: 크라우드큐브에서 사업 자금 펀딩을 신청하려면, LLP나 개인사업자가 아닌, 영국에 등록된 유한 법인 회사이고 18세 이상*이어야 한다. 유럽에 본사를 둔 회사도 크라우드큐브에서 자금을 모을 수는 있지만, 특정 기준과 법적인 규제 요건의 영향을 받는다. 

You need to be a registered UK Limited company (not an LLP or Sole Trader) and over 18. Crowdcube can also potentially raise funds for businesses with a European HQ but this will be subject to certain criteria, and legal and regulatory requirements. 출처: https://smallbusiness.co.uk/raising-money-crowdcube-small-business-2539658/)

(Dragons' Den* : 회사 경영자들이, 금융 투자를 확보하기 위해 사업 아이디어를 벤처 캐피털리스트인 패널들에게 설명하는 방식의 영국 리얼리티 방송 프로그램입니다. )

자본금을 모으는 방법으로서, 크라우드펀딩은 지난 몇 년간 점점 더 대중화됐습니다. 크라우드큐브의 뒤를 이어 생긴 미국 기반의 크라우드펀딩 회사, 킥스타터(Kickstarter)와 인디고고(Indiegogo)의 성공은 이를 더욱 가속화했죠. 크라우드큐브와 다르게, 후원*과 리워드 기반의 구조로 이루어져있지만 말이에요. (다른 길로 빠질 뻔했네요, 잠시 ^.^)

(후원 기반 크라우드펀딩*: 어떤 종류인지와 상관없이, 투자자나 후원자에게 아무런 재정 수익이 돌아가지 않는 크라우드펀딩 캠페인이라고 보면 된다. 일반적인 후원 기반 크라우드펀딩의 계획은 재난 구호, 자선 단체, 비영리단체와 병원비를 위한 자금 모금을 포함한다.  출처: https://www.startups.co/articles/types-of-crowdfunding)



크라우드큐브, 그들의 2018년은 어떻게 기록됐을지 궁금하진 않으신가요?

(저만 그런가봅니다. ^.^)



‘창립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A monumental year for Crowdcube’) 12달’. 

지난 12개월에 대한 크라우드큐브의 자체 평가입니다.

공식페이지에 나와 있는 2018 Year in Review에서 찾아볼 수 있었어요. 크라우드큐브의 1년치 성장을 함께 확인해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17년과의 비교도 해 보았습니다.

 

(각종 수치와 이미지의 출처: https://www.crowdcube.com/explore/2018-review 

https://www.crowdcube.com/explore/crowdcube/crowdcube-q4-2018-update)


가장 먼저, 크라우드큐브의 수익. 제일 궁금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어요. 2018년, 6백만 파운드(대략 한화 87억 3300만원)로 급격하게 증가했는데요, 이는 2017년 한 해 수익과 비교했을 때 50 퍼센트가 증가한 수치입니다.


플랫폼상 총 2억2천4백만 파운드(대략 한화 3,260억 3600만원)나 되는 투자금을 프로젝트 후원자들로부터 약속(pledge) 받았습니다. pitch를 진행한 회사에는 이 중 1억4천7백만 파운드(대략 한화 2139억 2300만원)가 성공적으로 투자됐습니다. 제작년 대비 각 72퍼센트와 60퍼센트가 증가한 수치랍니다.


2018년도에, pitch를 진행한 회사들 중 198개가 펀딩에 성공, 자금을 지원 받았고 총 14만 건 이상의 성공적인 투자로 연결됐습니다. 이는 2017년 대비 53퍼센트가 늘어난 수치였어요.


늘어난 투자 금액과 프로젝트(pitch) 수만큼, 투자자 수도 확연히 늘었는데요. 19만 6천명이나 되는 수많은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됐다고 해요. 이는 17년 대비 29퍼센트나 증가한 수치입니다.


크라우드큐브를 통해, 영국은 물론 해외 6개 나라(아일랜드, 스페인, 포르투갈, 네덜란드, 오스트리아와 미국)에 있는 회사들도,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유럽에 본사를 둔 해외 법인 회사를 대상으로 기준과 법적 규제가 조금 더 까다롭기는 하지만, 성공적으로 펀딩을 할 수 있었다는 건 그만큼 성장성과 가치가 돋보인 회사들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더 궁금한 분들을 위해: https://www.crowdcube.com/explore/investor/crowdcube-more-global-than-ever)


회사는 점점 커져가지만, 크라우드큐브 창업자들이 그들의 기존 창업 의도에서 벗어나지 않는 경영을 펼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자료입니다. 2018년도 한 해, 크라우드큐브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기업체의 69%가 시드(seed)거나 초기단계(early-stage rounds)였다고 해요.


플랫폼 상에서 1백만 파운드(대략 한화1억 4천 5백만원), 혹은 그 이상의 금액에 대한 펀딩이 이뤄진 건 32차례나 됩니다. 이로써 1백만 파운드 이상 모금이 이뤄진 횟수는 2018년까지 총 115차례가 됐죠.


안드로이드나 iOS 앱만을 통해 총 15백만 파운드(한화 220억 정도)의 투자가 이뤄졌고, 높은 인기로 인해 애플 스토어 내 '오늘의 앱'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전세계를 통틀어, 최초로 크라우드펀딩을 시작한 국가가 영국이었다니..!

사실 크라우드펀딩을 즐겨 하면서도 국내 업계와 시장에만 관심을 두다보면,

이렇게 소소하지만 유용한 정보 찾아보기 어렵지요.


여러분은 지금처럼

지하철과 버스에서의 자투리 시간, 

화장실 가는 시간(...)에

글만 읽어주시면 돼요.


점심 먹으며 동료들 앞에서 

한마디쯤 아는 척 하실 수 있게 

제가 리서치 열일해서 가져다 드릴 거거든요.

'알아두면 쓸 데 많은' 정보가 될 거예요. 



다음 글에서는 크라우드큐브를 통해 펀딩에 성공,

이젠 유니콘 기업으로의 논의에 오르는 

Monzo를 알려드리러 올게요.

조금은 따뜻해질 다음 주쯤 

다시 뵈어요, 우리 :)



영국에 크라우드큐브가, 미국에 킥스타터/인디고고가 있다면.

국내엔 크라우디입니다.

증권형과 리워드형 크라우드펀딩을 한 곳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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