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공부 시작
나는 정말 운이 좋았다. 이 과정은 단 몇 분만에 만석이 돼서 신청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사실도 나중에 공부하면서 알았다. 어떤 분은 신청 전날부터 가슴 졸이며 기다리고 선착순 신청이라 온라인 결제하는데 광클릭하느라 진땀을 뺐다고 했다.
그런데 이 과정에 대해 뒤늦게 알았던 나는, 먼저 사무실로 전화를 걸어 몇 가지에 대해 문의를 했고 여러개의 강의시간 중에 선택권이 없었다. 그것도 마침 취소한 사람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오프라인 수업이 아닌 온라인으로 진행되는 것에 불만족이었던 사람들이 취소를 한 덕이다.
스스로 운이 좋았다는 것을 인지 못하고 지나칠 뻔 했다. 그래서 나에게 더 값진 수업이 되었다.
내게 주어진 행운, 강한 메세지로 다가왔다.
여러 반이 있었지만, 특히나 우리 반은 미혼, 기혼 여성이 반반이었다. 물론 전체 반을 통틀어서 본다면, 주부이면서 홈스타일링과 정리에 특출난 주부들이 훨씬 많을 것이다.
내가 속한 반에는 전문직 여성들이 많았다. 재무 설계사, 보험 설계사, 경영 마케팅 전문가, 인테리어 사업가, 디자이너 등의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일반적인 정리를 교육하는 곳과는 다르게 금액도 꽤나 비싼 편이었고 단순히 물건 정리뿐만이 아니라, 공간과 심리에 대해서 배울 수 있다는 개념이 신선했다. 그래서 이미 직장을 가진 분들은 이 업계에 대해 호기심을 갖고 미래에 본업과 연계해서 일을 하거나 경영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재무 설계사인 수강생 한분의 말씀이 인상적이었다. 재무상담을 하는 고객에게 처음 하는 일이 청소업체와 연계해 주는 것이라고 한다.
왜냐하면 집 1평당 소비하는 비용이 크기 때문에 효율적인 돈관리을 위해서라면 내집 정리가 최우선인 것이다. 그런데 이제는 청소가 아니라 물건, 공간 정리가 필요한 것 같다고 생각돼서 무엇인지 공부하러 왔다고 했다.
물건 정리를 하면 공간과 시간 그리고 에너지가 절약되는 일석 삼조, 사조, 오조 그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재무 설계사다운 해석이었다.
수료일이 다가올 수록 미래에 대해 고민하는 수강생 분들도 꽤 많았다. 수강하고 나면 일자리가 있는 건가? 소개받을 수 있는건가? 우리가 따로 시작해 볼까?
물론 나 또한, 강의 후 진로에 대해 고민한 것도 맞지만 이것이 앞으로 나에게 어떤 배움을 줄 것인가? 나한테 적합한 일인가? 나는 무얼 하고 싶은가? 스스로를 탐구하고 자문하는 시간이 많았다. 그래서 정리에 대해 열정 가득한 다른 동기들이 부럽기도 했다.
불안할 때마다 현재에 집중하기로 했다. 지금의 공부에 충실할 것.
그러다보면 또 길이 생기겠지.
미래는 여러 갈래의 길이 있다고 했다.
그리고 뭐든 때가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공부하는 때.
'공간, 물건 그리고 심리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지금 이 순간이 소중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