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의 부담
정리를 너무 못해서
정리수납 자격증을 땄어요.
남편이 다른 모임 가서 저를 정리 못한다고
너무 스트레스를 줘서
정리정돈 자격증을 공부했어요.
정리를 공부했는데도 스트레스를 받으며 나를 찾아오는 분들을 볼 때마다 내 마음도 같이 쓰리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서 살림은 곧 여자의 '일'이 되어버리고, 육아를 맡느라 집에 있는 여성들의 일로 치부돼버린다.
하지만 좋은 소식도 있다. 트렌드 코리아 2024 강연회에서 들어보니, '요즘남편 없던아빠'라는 키워드가 떠올랐다. 젊은 세대들의 변화가 눈에 띄게 보인다.
실제로 요즘 TV 프로그램에서도 살림하는 남자들이 많이 출연한다.
이러한 변화되는 사회에서 살림하는 남자들을 보며, 마음을 아파하는 이들이 있다.
그것은 바로 아들을 둔 어머니들이다. 내 아들만큼은 그러지 않았으면...!!
실제로 우리 엄마도 TV를 보며 집안일을 하는 남자들을 대단해하는 한편, 내 아들은 저러면 안 된다는 주장을 한다.
딸을 두 명이나 낳은 엄마인데도 불구하고 말이다. 본인도 맏며느리로 고생을 많이 했고, 여전히 제삿일로 애쓰고 있으면서도 말이다!!
얼마 전에 <마음의 지혜> 저자이자 인지심리학자인 김경일 교수님께 메일을 보냈다. 집안일하는 것이 한국사회에서는 여성이 하는 일로 당연시되어 있고 50-60대의 주부들이 정리를 못한다는 이유로 자존감까지 낮아지기도 한다고 말이다.
정리가 어려운 이유는 우리가 배우지 못해서이기 때문에 정리법도 배워야 하는 것이라고 사람들에게 알려달라는 내용의 메일을 드렸다.
정리수납자격증은 요양보호사와 같이 주부들에게 인기 있는 종목이다.
이 자격을 취득하는 사람들은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 살림에 능하기 때문에 이 재능을 살려서 직업으로 가지려는 사람과 정리가 어려운 사람들이 배우러 간다.
그런데 왜 이들은 정리수납자격증을 땄는데도 불구하고 정리가 어려워서 내게 다시 배우러 오는 걸까?
최근에 정리졸업을 한 주희님이 그랬다.
“동생이 곧 결혼하는데 정리 배우라고 해야겠어요. 저는 네 가족의 살림 때가 묻었는데 동생은 새살림 시작하기 전에 배우면 얼마나 좋겠어요~~“
주희님의 말에 사명감이 더하며 어깨가 무거워진다.
모든 주부들이 정리로 스트레스받지 않으시길.
다음에는 정리수납자격증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정리가 어려운 이유에 대해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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