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와 니체

니체의 시선으로 본 자본주의

by THK

자본주의는 니체의 바람대로 우리들의 눈에 쓰인 종교와 이념의 안경을 벗어 던지게 해주었다. 그것은 감사, 사랑, 자비, 은혜의 이름으로 우리를 보듬어주기 보다는 생존의 법칙으로서 우리들에게 현실 그 자체의 문제와 고통을 가감없이 보여주었고, 우리를 끝없는 긴장상태에 놓이게 만들었다. 이러한 긴장상태는 사회라는 활시위를 팽팽하게 당겨 인류가 더 먼 표적을 향해 다가갈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끊임없이 경쟁하고, 현실의 고통을 직시하며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 철학 등을 개발하며 사회를 진보시켜왔다. 또한 개인은 자본주의 사회에 던져진 한 개체로서 생존을 위해 저마다의 모습으로 고통과 문제에 맞서며 주체적 삶을 살게 되었다.


그러나 물이 고이면 썩게 되듯이, 자본주의도 니체의 바람에서 점점 왜곡되기 시작했다. 인터넷 혁명이라는 파도를 맞게 된 순간, 그것이 사람들을 획일적으로 묶어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수많은 셀럽들이 화려한 삶을 살고 있다. 그들은 명품으로 치장하고 최고급 리조트에 머물며 휴가를 즐긴다. 이를 본 우리 주변의 지인들도 비싸고 고급스러운 레스토랑에 가서 식사를 한다. 그리고 비싼 옷을 사고 자신의 성공을 과시한다. 이처럼 사람들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의 축적을 이룬 사람들의 모습을 접하게 되었고, 그것이 사회에서 성공의 모습으로 자리잡게 되며 우리는 또 하나의 이상을 세우게 되었다. 니체의 말처럼 신이 죽은 세상에서 자본주의가 금과 달러를 새로운 신으로 추대한 것이다.


사람들은 과거에 종교와 이념이 제시했던 사랑과 감사, 은혜와 자비 대신에 왜곡된 자본주의가 제시하는 부를 이상으로 삼아 현실을 돈의 틀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우리는 왜곡된 자본주의의 안경을 쓰고 부라는 이상을 설정하여 현실의 고통과 문제를 무시하며 살아간다. 우리는 부의 축적을 위해 얼마나 많은 현실의 문제를 무시했는가. 마치 돈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줄 것처럼. 그리고 우리는 돈을 위하여 사색의 순간을 잃고 사랑의 기쁨과 실연의 아픔을 잊었으며, 동시에 돈 그 자체에 의존하고 집착하며 개성 있고 독특한 삶을 잃어버리기 시작했다. 과거 우리들에게 현실 직시의 가능성을 열어준 자본주의가, 이제는 왜곡된 모습으로 우리를 또 하나의 틀에 가두어 버린 것이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안경을 벗어 던져야 한다. 우리는 다시 ‘금과 달러’라는 새로운 신을 죽여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이상에서 벗어나 우리 앞의 현실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인스타그램을 꺼야 한다. 그리고 내 주위를 둘러보며 화면 속 보여지는 삶과 비교하지 않고, 그냥 온전히 지금 살고 있는 내 환경과 운명 자체를 사랑해야 한다. 비록 그것이 고통스럽고 많은 문제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받아들이고 사랑해야 한다. 이것이 니체가 말한 운명애, 즉 amor fati이다. 결국 우리는 원점으로 돌아간다. 사회는 끝없이 신을 죽이고 새로운 신을 추대하며 성장한다. 그리고 이제는 ‘금과 달러’라는 신을 죽일 용감한 자가 사회에 필요한 때이다. 그 신이 죽고 나서야 우리는 또 다시 사회가 진보할 가능성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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