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아빠 육아 팁
얼마 전 고등학교 친구들과 번개로 브런치 모임을 했는데요, 마침 친구 한 명이 근처에 가족과 함께 있다고 하길래 "그럼 와이프랑 아이 다 같이 보자~"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친구는 굳이 가족들을 집에 바래다주고 혼자 약속 장소로 오더군요. 그러면서 결혼을 하고 애도 낳고 재미있게 지내고 있는데 가끔 외로움이 느껴질 때가 있다는 고백(?)을 했습니다. 결혼을 안 하신 분이나 한창 신혼을 즐기고 있는 분은 잘 모르겠지만 아마 결혼을 하고 한창 아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 아빠라면 제 친구가 했던 이 말이 어떤 의미인지 느낌이 오실 겁니다. (저만 느끼는 것 아니죠? ^^;)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결혼을 하고,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아이들을 낳아 행복하게 지내고 있지만 그 속에서도 우리는 가끔 외로움을 느낍니다. 부부 관계도 좋고 가정도 화목하지만 불현듯 옛 친구들이 생각나고 보고 싶을 때가 생기기 마련이죠. 저 같은 경우 상사로부터 깨지거나 직장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저와 아내 모두 직장과 육아 일로 서로 힘들어했을 때, 거리낌 없이 이야기를 터놓을 수 있는 친구들이 생각날 때가 왕왕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드라마에서 아빠들이 포장마차에서 친구와 소주 한잔 기울이는 장면이 자주 등장했었는데 그런 모습을 그리면서 말이죠.
하지만 일과 가정의 밸런스를 맞추다 보면 저녁에 친구들을 만나러 나간다는 것이 마냥 쉬운 일이 아닙니다. 가뜩이나 야근에 회식에 늦게 들어오는 날이 많은데 친구들 만난다고 또 밤에 나가겠다니요!
그래서 시작한 것이 친구들과의 브런치 모임입니다.
친구들도 어느덧 다들 결혼하고 아이들을 하나둘씩 낳다 보니 저녁에 술 마신다고 집을 나서기가 쉽지 않았고 그럴 바엔 차라리 아침에 만나서 수다나 신나게 떨자고 한 것입니다.
물론 브런치 카페에 우중충한 아저씨들이 삼삼오오 앉아 있는 장면은 그리 예쁜 그림이 아니다 보니 처음에는 거부감이 조금 있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해보니 '이거 꽤 좋은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아빠들이 브런치 모임을 하면 어떤 장점이 있을까요?
1. 육아 부담 최소화
브런치 모임의 가장 큰 장점은 아무래도 육아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녁 시간은 아무래도 아이들을 씻기고 밥 먹이는 등 할 일도 많을뿐더러 자지 않으려고 버티는 아이들을 달래는 과정에서 예민해지기 쉬운데 오전 시간은 그에 비해 한결 여유롭고, 체력이나 컨디션도 좋은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오전 시간에 얼른 모임을 하고 돌아와 와이프에게도 자유 시간을 주고 아이들과 시간을 보낸다면 서로 윈-윈할 수 있겠죠?
2. 시간의 효율적 사용
주말 오전은 다른 시간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둥빈둥하며 보낼 가능성이 높습니다.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이불속에 머무르기 딱 좋은 시간이지요. 하지만 오전에 모임을 하고 오면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확 늘어난 기분이 들 때가 많습니다.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집에 와서 시계를 보니 지난주에 침대 속에서 뒹굴거리다 일어난 시간이랑 똑같기 때문입니다. 또한 브런치 모임을 하면 아무래도 술을 먹지 않거나 가볍게 맥주 한 잔 하는 수준에 그치기 때문에 모임 시간이 늘어지지도 않고, 지출금액도 상대적으로 줄어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3. 높은 만족도
개인적인 통계입니다만, '남자끼리 아침에 왜 보냐' '남자끼리 무슨 브런치냐, 그냥 국밥이나 먹자' '세상에 이런 곳에 남자들만 모인 건 우리들 밖에 없다!'라며 낯설어하고 투덜투덜하던 친구들도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적응하고 수다 행렬에 동참합니다. 헤어질 땐 '나중에 와이프 데리고 와야겠다'라고 말하며 꽤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이바이 하지요.
오늘도 가족을 위해 힘든 기색도 내비치지 않고 웃는 얼굴로 현관문을 열기 위해 노력하는 우리 직장인 아빠님들, 친구들과 만날 때 브런치 모임을 잘 이용해 보세요.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도 보내고, 와이프 눈치도 덜 보고, 돈도 아끼는 1타 3피 이상의 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직장인 아빠님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