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 새끼는 지가 키워야지
#고양이들3
더구나 고치의 새끼 중에 까만 고양이 한 마리가 사고를 쳐서 배가 불룩해져 왔다. 같은 시기 고치도 임신을 했는데 말하자면 사연이 구구절절하지만 고치는 새끼를 잃고 말았다.
그런데 그 까만 고양이(이름도 안 지어 줌)가 자기 새끼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다. 그놈들, 그러니까 고치의 손자벌 되는 그 새끼 고양이들이 고치의 젖을 문다. 애미는 어디로 가고! 엄마는 단단히 화가 났다.
“아니! 지 새끼는 지가 키워야지 여기가 어디라고 데리고 와! 왜 할머니한테 키우게 하는 거야!”
그러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소헌이도 눈이 동그래졌다.
“엄마, 혹시 그 말 나 한테 한 거 아니지?”
“함미 화났쪄?”
“아니 그게 아니라. 이것들이 다 컸으면 분리를 해야 할거 아니야.”
순간 정적이 일다 빵 터졌다. 말을 하면 할수록 꼬인다. 엄마, 나 엄청 찔리네!
아직도 고치 주변을 맴도는 1세대 새끼 까망 고양이들과 그 이후 낳은 2세대 새끼냥들. 이번 새끼들은 다들 고치를 닮아 줄무늬냥이다. 1세대 새끼들은 엄마가 열심히 쫒아내고 있지만 눈치 보면서도 기어들어온다. 게다가 동생 고양이들의 기강을 잡는 형아들이라니. 고치는 이미 육아에 진력이 난 듯.
“너무 잘 해줘서 안 떠나는 거 아냐?”
“그래서 아침만 줘.”
강제 다이어트를 하는 녀석들. 혹시 밥을 잘 줘서 그런가 싶어서 안 주면 “저희가 뭐 잘못 했나요?” 하고 쥐 잡아다 현관에 놓는 냥이들. 사냥 기술은 살아있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