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0 성숙한 민주주의를 위하여
외출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었다. 아싸! 마침 우리 집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내려오길래 후다닥 뛰어들었다. 안에는 10살쯤 되어 보이는 남자아이가 '열림'버튼을 누르고 있었다. 나는 얼른 "고맙습니다" 하고 우리 집 층수를 눌렀다. 가쁜 숨을 돌리고 있는데 아이는 뭐 이런 아줌마가 있나 하며 나를 빤히 쳐다본다.
'내가 뭐 잘못했나?'
눈이 마주쳐 어색함을 무마하기 위한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나의 광대와 입꼬리를 끌어올리는데 1초쯤 걸렸을 것이다. 어른에게 고맙단 인사를 듣는 게 낯설은 듯 아이는 고개를 갸웃거린다. 이때 엘리베이터가 멈췄다. 아이의 집은 3층인 모양이다.
자기 몸뚱이보다 큰 가방을 멘 아이는 갑자기 가다 말고 뒤돌아 서서 배꼽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안녕히 계.. 세요!"
큰 목소리로 인사하는 아이. 뭐야 이거! 나 엘리베이터에 살라는 거야? 자기도 말하다 뭐가 안 맞다고 생각했는지 멈칫 거리며 인사한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꼭 껴안을 뻔했다. 어.. 어! 문이 닫힌다.
"네! 안녕! 잘 가요!"
아이가 못 들을까 봐 크게 나도 크게 대답해주었다. 이미 문은 닫혀 올라가는 중. 들었겠지?
우린 어릴 때 공중도덕을 배우고 법을 지키며 예의와 상식에 대해 익힌다. 조금만 더 크면 세상은 그렇게 학교에서 배운 대로 돌아가지 않는 걸 알게 되고 거기에 어른들은 한 마디씩 보탠다. 더 살아보면 알게 된다고. 그러면 아이는 이해가 가지 않을 것이다. 도대체 왜? 도대체 왜 어른들은 그렇게 가르쳐 놓고 정답과 틀리게 사는 거지? 고마울 때 입을 닫는거야? 잘못을 해놓고 사과하지 않는 거지? 왜 실수를 인정하지 않을까? 도대체 왜!
누군가의 글에서 본 것인데 아이는 어른이 되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어른이 아이의 눈높이에 맞추어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뒤집어 이야기하면 만들고 싶고, 살고 싶은, 상식이 통하는 세상은 결국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닐까? 아이도 이해 할 수 있는 단순하면서도 올바른 세상. 이해관계가 다르지 않은 세상. 기본이 지켜지는 세상 말이다. 어른은 이런 세상을 다음 세대를 위해 만들고 지켜낼 의무가 있다.
3월 10일 8:0,
거기에 오늘 우리 모두 한걸음 다가갔다. 아이야, 너에게 부끄럽지 않은, 대화가 통하는 어른이고 싶구나. 고마움을 표현하고 미안함을 아는 어른이 될게. 좋은 세상을 물려주고 싶어. 어른들아, 보다 성숙한 민주주의 오늘을 기억합시다.
*사진 출처는 사진에 써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