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체험, 기네스처럼

시간이 순삭되는 기네스스토어 방문기

by 크리스탈

지난 9월 아일랜드 여행을 계획하면서 세 가지를 꼭 하겠다 마음 먹은게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기네스 스토어 방문이었다. 오래전부터 기네스 스토어의 유명세를 잘 알고 있었기에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있었을 뿐 아니라, 성공한 브랜드로서 기네스의 체험 마케팅이 얼마나 대단한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기네스는 짙고 풍부한 cream on top의 흑맥주의 대표적인 브랜드다. 전세계적으로 흑맥주 지분만을 따지면 기네스가 반을 차지하지 않을까 싶을만큼 유명하다. 오죽하면 술을 잘 하지 못하는 나도 맥주를 마시러 갈 때는 기네스 파는데 가자!고 할 만큼 좋아하게 됐으랴.

처음 기네스를 접했을 때는 영국 맥주인줄 알았는데 누군가 그렇게 말해 주었던 기억이 있다. 이후 아일랜드의 맥주임을 알게 됐는데, 아이러니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독립을 위해 불과 몇 십년 전까지 아일랜드는 영국과 전쟁을 치뤘고, IRA는 내가 어렸을 때 국제 뉴스에도 종종 나왔던 기억이 있는데 그 나라의 대표 브랜드가 영국 맥주로 오인받다니. 그리고 더 재미있는 것은 영국 어느 펍에서나 볼 수 있는 기네스와 기네스를 마시는 사람들을 보며 기네스가 굴곡진 양국 역사에도 불구하고 영국 국민맥주로 자리매김 한 것 같아, 취향과 입맛은 적의와 역사를 뛰어 넘을 수 있는 원초적이고 가장 강력한 무기라는 생각을 했었다.


기네스 스토어는 더블린 도심에서 살짝 벗어난 St. James’ Gate에 있다.

그곳은 창업자 Arthur Guinness 아서 기네스가 150여년 전, 브랜드를 처음 만들었던 곳으로, 그는 양조장 자리를 더블린 시와 9,000년 기간의 임대계약을 맺었다. 그 당시 주위 사람들은 아마 미쳤다고 했을 것이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야 백년이고, 나라의 역사가 1천년도 못가는데, 맥주를 만드는 공장 임대를 9천년을 한다니, 대체 무슨 생각일까?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위대한 브랜드는 터무니없는 꿈을 토양으로 자라나듯, 기네스도 임대기간 9천년의 1.6% 에 해당하는 기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었다.

그리고 오늘날 세인트 제임스 게이트의 최초의 양조장 자리에 기네스 스토어가 있다. 기네스를 파는 곳이라는 단순한 이름 속에, 기네스의 역사와 기술, 세월의 흔적은 물론 현재의 기네스를 있게 한 익살스럽기도, 창의적이기도 한 온갖 활동들을 보여주는 브랜드 홍보관의 역할을 하면서,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놀이공원의 역할도 하는 브랜드 테마파크가 되어 전 세계 기네스 팬들을 불러모으는 글로벌 핫스팟이 되었다.



기네스 스토어를 찾아가다 보면 멀리 보이는 현대적이고 규모가 매우 큰 큰 공장 시설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옆으로 오래된 벽돌로 쌓은 벽을 만나게 되는데, 벽에 붙은 플라크가 기네스스토어임을 알려준다. 그곳부터 시작해 화살표를 따라가다보면 기네스 스토어 입구에 금방 도착하는데, 입구가 가까와 올 수록 야릇한 냄새가 난다. 뭐지? 하는 순간 시야에 들어오는 마차들과 말들. 백여년 전 기네스 맥주통을 옮기던 마차처럼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마차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여행 중 거의 가장 기뻤던 한두 순간이 이 사인을 봤을 때였다


이런 문 앞을 지나서


왠지 모르지만 마차들이 대기하는 거리를 지나 코너를 돌면


왼쪽에 까만 깃발로 스토어하우스가 보인다. 저기가 게이트



표를 미리 온라인에서 사면 바로 입장 가능하다. 온라인 티켓은 스토어 입장시 직원에게 보여주는 용도뿐이다. 온라인 티켓 구매자를 포함한 모든 입장객들은 무조건 발권기에서 종이 티켓으로 출력해 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무료 기네스 쿠폰!이 거기 있기 때문. 기네스 파인트 1잔 무료 쿠폰은 온라인 티켓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반드시 종이 티켓에 부착된 쿠폰을 바에서 교환해 받는 시스템이라, 온라인 티켓을 구매했더라도 발권기에서 종이티켓 출력하는 것은 필수!

발권기. 내가 갔던 시간엔 줄을 서지 않았다.


발권기 모습. 물론, 이 머신에서 바로 티켓을 구매할 수 있다. 사진 오른쪽 아래에 보면 신용카드 넣는 투입구가 있다.

SCAN HERE에 온라인티켓의 바코드를 읽히면 된다




티켓을 손에 쥐면 위로 올라가라는 사인이 보인다. 식당은 5층에 있다는 표시가 크게 있다. 1층에서 4층까지는 기네스 홍보관 및 기념품 샵이라 만약 도착했을 때 배가 고프거나 기네스를 바로 한잔 하고 싶다면 바로 5층으로 올라가서 식사나 요기를 하고 내려오면서 구경해도 괜찮다. 그리고 사실은 그게 더 나을 수도 있는 것이 처음 들어간 흥분으로 1층 기념품 샵에서 뭐든지 다 사고싶어지는데, 뭘 좀 먹고 여유있게 구경을 하면 구매욕이 좀 줄지 않을까..하는 생각은 든다. 그런데 동선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면서 알고, 느끼고, 좋아하게 만들어 놓은 상향식 구조라 아래서 위로 가는 코스를 추천한다.

한 층을 올라가면 진짜 성지 입장 가능




두근거리는 마음을 안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눈 앞에 이 광경이 나타난다.

아래의 기네스 저장통 아래에 사람들이 스무명 정도 모이면 직원이 와서 간단하게 인삿말을 하고 층 안내를 해 준다. 그리고는 자유 관람 시작. 천정의 저 통은 실제 사용됐던 맥주통인데 몇만 배럴이랬던가..잊어버렸는데 어마어마한 양의 맥주를 저장할 수 있다.


웰컴 스팟


그리고 왼쪽엔 "THE STORE"

폭스바겐이 스스로를 "DAS AUTO(자동차)" 라고 지칭했던 것처럼, 이 곳은 기네스 스토어가 아니라 그저 매장, 가게다. 무슨 가게, 무슨 매장으로 지칭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기네스 부지 내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브랜드를 한번 더 써 주고 싶다는 브랜드홀릭의 강박관념따위를 이미 벗어버린 자긍심의 표현 같기도 하다.

그라운드층은 샵 뿐이다. 그야말로 샵! 엄청 크다. 당장 샵으로 달려가서 이것저것 구경하고 사고 싶지만, 참는다. 무거우니까. 그리고 꼭대기까지 다녀오고 나면 돈을 더 많이 쓰게 될 것을 강하게 느끼면서도 일단은 패스.


그리고 에스컬레이터 타고 올라가면 짜잔, 굳즈샵이 눈을 사로잡는다




기네스 스토어 하우스 소개링크 참고!

https://www.guinness-storehouse.com/en/ground-floor



1층 - 기네스 제조의 A to Z (Discover a finely crafted story)


1층은 기네스 제조에 대한 정보를 시청각적으로 보여주는 곳이다.

가장 중요한 재료인 홉HOP, 물, 기구, 도구가 주로 전시되어 있는 곳으로, 제조과정을 꼼꼼하고 샅샅이 훑어준다. 홉이 어떻게 생겼고, 어디서 자라며 어떻게 수확하고 가공하는지부터, 물에 대한 이야기, 기네스맥주를 운반하던 각종 교통수단-마차,기차,배,항공기까지-을 아우르고, 맥주통을 만들때 쓰던 각종 끌 같은 기구를 전시한 곳도 있다. 아무것도 그냥 버리지 않고 모으고 보존해 놓았따.

오래 된 곡괭이와 나무 널판지가 소중하게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면 9천년 임대를 하며 아서 기네스가 꾼 꿈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이 층만을 보는데도 스토어 반을 본 것 같은 피로함과 지적 챌린지가 느껴진다.



맥주의 원료인 홉의 잎과 열매를 보여준다. 어느 맥주보다 홉 함유량이 높다는 자랑



기네스 맛을 좌우하는 두번째 중요한 재료가 물이다. 이런 구조물과 영상을 통해 물을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알려준다. 이곳은 그저 지나가면 되는 곳이지만, 물이 쏟아져내리는 소리와 광경을 통해 물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준다.

술은 역시 물맛!?



다음으로 도착한 곳은 일종의 기네스 영화관이다. 이 방은 영화관같이 깜깜하고 방음도 잘 돼서 아주 조용한데, 벽에 액자 형태의 영상 기기가 쭉 걸려 있고 3편의 영상이 각 스팟에서 상영된다.

한 편은 현대의 의사가 나와서 기네스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기네스부인이 21명의 아이를 낳았는데 10명만 생존했고, 잘 키웠다는 창업자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많이 낳을 수 있나, 그리고 유아사망율이 정말 높았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아서 기네스의 성공은 가족의 힘, 부인의 힘이 컸겠구나 싶다.

두번째 영상에서는, 1800년대 복장의 남자가 나오는데, 더블린 뒷골목 같아 보이는 곳에서 아주 심각한 아이리쉬 억양으로 기네스 마시러 가야지 어쩌구 떠든다. 거의 못 알아 들었다.. 그리고 아래는 현대의 펍 주인이 기네스가 얼마나 잘 팔리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이 세 편은 모두 기네스와 관련된 사람들의 대표적인 이야기다. 가족, 초기의 고객, 현대의 1차 고객. 내용이 엄청나게 재밌거나 하지는 않지만, 기네스라는 브랜드의 긴 역사와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만든 브랜드의 면면에 대해 인지하게 된다.


기네스 영상물 3편 중 펍 주인의 증언편



영상물 방을 나와 걸어가다 보면 이 벽을 마주하게 된다.

홉을 로스팅하는 온도가 섭씨 232도인데, 최상의 맛과 향을 만들어 내는 온도라고 한다. 그리고 그 아래의 유리진열대에서 처음 홉을 볶기 시작하는 0도부터 190도, 225도, 232도가 될 때의 원두의 상태를 보여준다. 232도가 넘으면 원두가 타버리고, 그보다 낮으면 덜 볶여서 맥주 맛이 떨어진다고 한다. 얼마나 많은 실험을 거쳐 이 온도를 찾아냈을까?


이런 숫자들은 브랜드에 꽤나 중요하다.

홉 로스팅 최적온도 232도




3천만개의 기포가 살아 있는 기네스의 비밀은 질소


맥주통을 만드는 오래된 영상을 보여주는 곳. 영상물이나 사진 자료가 아주 풍부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 사진 뒷편으로 맥주통 만들고 수리할 때 쓴 연장들을 모아놓은 전시대가 벽을 따라 있다.

맥주통의 비밀에 대한 공부 중


기네스 & transportation 이라고 할 섹션인데, 기네스가 점차 유명해지면서 아일랜드는 물론 전세계로 퍼져 나가는데 기여한 각종 교통수단을 보여준다. 제일 처음은 당연히 마차이고, 마차도 일종의 fleet처럼 운영하던 캡틴들은 별도의 마크를 달고 다녔고, 말들도 각기 구분되는 장식을 달고 다녔다. 그걸 다 모아놨다.

기네스 맥주를 배달하던 마차의 캡틴들 고유 문장들도 수집해 두었다



2층 오감체험실 Tastes of the unexpected


기네스의 원료부터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향과 맛을 직접 느낄 수 있는 Tasting Experience에 집중한 층이다.

여기는 향과 맛을 경험해야 하는 곳이라 밀폐된 방으로 레이아웃이 만들어져 있다. 먼저 향을 느끼는 방에서는 발효하는 홉의 냄새, 첫번째 발효한 냄새 등을 맡게 해 준다. 약간 큼큼하고 구수한 냄새가 하얗고 미니멀한 방에서 나는데 재밌다.

그 다음 방에서는 기네스를 마시는 법을 설명하고 연습해 본다. 위스키 샷잔에 기네스를 반쯤 따라 놓는데 하나씩 가져가서 설명을 듣는다. 와인처럼 향을 맡고, 잠깐 머금었다가 목으로 넘기면서 첫 맛과 끝 맛을 느껴보라고 한다. 맥주향이군, 기네스향 좋지..하는 생각으로 냄새를 맡고, 조금 머금었을땐 약간의 달큰한 맛이 느껴지다 넘기는 순간 쓴맛이 짧고 강렬하게 느껴질 것이라고 설명을 했는데, 구수하고 들큰하면서 씁쓸한 맛이 거의 동시에 공격해 온다. 그렇게 샷잔을 비우면 사람들은 갑자기 프로 기네스 테이스터가 된다. Voila!

그리고 이 테이스팅 연습이 결코 입장권에 붙은 무료음료가 아니라며 두세번쯤 얘기해 준다. 뻔한 농담인데 그래도 거기서 들으면 재미있다.


이 방들은 1층과 더불어 기네스 스토어의 핵심이다. 그저 맥주라고 생각했다가 랩같은 분위기에서 각기 다른 발효상태의 향을 알게 되고, 빨간 벨벳 커튼이 쳐진 다소 어둡고 밀폐된 방에서 작은 잔으로 체계적인 테이스팅을 경험하게 되면, 기네스는 그냥 막 마시는 술이 아니라, 소중히 마셔야 할 elixir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기네스 스토어 방문 몇일 전에 제임슨 디스틸러리를 방문해서 술의 제조과정에 대한 꼼꼼하고 충분한 설명을 들었던터라, 1층의 기네스 제조 과정에서는 비슷한 점이 많다는 정도의 감상이라 흥미롭다 정도였고, 작은 연장 하나까지 모아서 전시한 것을 보고는 꼼꼼하게 역사를 잘 보존했다는 존경심과 부러움이 일었다. 그러나 술 자체에 대한 애정?을 갖게 된 것은 이 체험이 결정적이었다. 그리고 이 체험은 4층의 기네스 아카데미에서 정점을 찍는다.



3층 마케팅 역사 World of Advertising


기네스 마케팅의 히트작 라이브러리쯤 된다. 아주아주 초기의 인쇄광고부터 최신 영상까지 다 갖춰 놓고, 호응이 좋았던 프로모션 gadget 들도 가져다 놔서-노래하는 굴이라던가, 자전거 타는 생선이라던가-광고나 마케팅 하는 사람들은 흥미있게 둘러볼 만한 층이다.


이 곳은 전반적으로 박물관 같은 느낌으로 꾸며놓긴 했는데 너무 산만하고 설명이 충분하지가 않다. 물론 아일랜드 사람들이야 쭉 보아오며 살았으니 아, 저거! 이거 어릴 때 봤어! 하며 왠만하면 기억이 나기도 하고, 익숙ㅎ겠지만 전 세계 곳곳에서 오는 다양한 나라의 방문객들이 과연 그 전시물에 얼마나 흥미를 느끼게 만들었을지는 좀 미지수다. 아일랜드 여행을 통틀어 기네스 박물관이 가장 글로벌한 곳이었는데, 온갖 언어들이 그렇게 몽땅 섞여 있고, 차림새도 각양각색인 곳을 아일랜드 여행기간 중에 기네스스토어 외에 보지 못했다. 그런 전세계 곳곳의 방문객들은 기네스의 마케팅 히스토리가 낯설다. 어떤 것들은 재미있고 신기하지만, 다른 것들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지나가게 된다. 그래서인지, 아니면 다들 익숙해서인지 사람들이 대충 휙 둘러보고 다음 층으로 올라가 버린다.


단순히 히트했던 캠페인 오브제를 가져다 놓고, 굳즈를 유리창에 전시해 놓는 방식 외에 섹션별 주제를 잡거나, 각 오브제나 캠페인 머티리얼에 설명을 좀더 충분히, 재미있게 해 놓거나, 이해하기 쉽게 보완해 주는 것들이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다.


기네스 캠페인의 타조, 3층 진입시 즉시 시선강탈


이 생선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다들 오..하며 영상을 찍는데 매우 기괴하며 재미있다. 저 생선은 haddock 이겠지? 피쉬앤칩스에 주로 쓰이는 생선이고 가장 친근한 생선이니까. 조금 자료를 찾아보니 이 생선이랑 위의 타조 조형물은 예전 히트했던 캠페인 트리뷰트로 2015년에 설치한 것이다. 아이리쉬 갬성 참..

자전거 타는 생선, 너는 북해산 대구렸다!?


아래는 기네스의 트레이드마크인 하프 조형물이다. 하프 모양이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보여주는데 점점 단순해 지다가 2016년에 다시 좀 섬세(?)한 모양으로 바뀌었다. 저 조형물은 2005년 마크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이 만지면 소리가 난다. 하프를 만져본 적 없어도 일류 하피스트가 되는건 식은 죽먹기다. 느끼시는 저 고갱님을 보라..


기네스의 트레이드마크 하프를 연주하는 어느 고객님



하나씩 보면 스토어 마감까지도 못 볼 방대한 인쇄광고 아카이브.

나도 초기 인쇄광고부터 보기 시작했다가 시간이 너무 걸려 포기했다. 저걸 다 보려면 스토어 오픈부터 클로징까지 죽치고 있어야 가능할 것 같다.


인쇄광고 라이브러리. 정말 정말 많다



그외 3층의 이모저모

호주에서도 유명하다고요..네..
기네스를 한잔 사서 기분 좋은 거북이
노래하는 굴이라는데 좀 기괴함
주세요! 기네스~
저 접시들 갖고 싶었는데 기념품 샵에 없다


기네스 펠리컨, 기념품 삽에서 많이 만날 수 있다




4층 기네스 아카데미


기네스를 직접! 따르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입장권에 부착된 무료 음료권을 여기에 입장하면 뗀다. 줄을 서서 기다려 바에 들어가면 몇 명의 바텐더들이 모여든 사람들에게 완벽한 기네스 파인트를 따르는 법을 가르쳐 준다. 그리고 마스터를 한 사람들은 자신의 이름을 설치된 태블릿에 적어 넣는데, 나중에 이름을 인쇄해서 각자에게 나눠준다. 정말 별거 없는데, 자기가 직접 따른 기네스를 한잔 가지고 제일 꼭대기층의 Gravity bar로 올라가서 마시면 기분이 찢어진다. 참고로, 유리잔을 들고는 에스컬레이터를 탈 수 없기 때문에, 계단이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해서 위로 올라가야 한다.

만약 굳이 완벽한 기네스 따르는 법을 배우고 싶지 않다면 바로 gravity bar로 올라가서 쿠폰을 주면 프로 바텐더들이 따라주는 더 완벽한 기네스 파인트를 받을 수 있다.

옹기종기 모여 기네스 따르기에 열중하는 사람들


초벌 따르기를 마친 잔, 두번째로, 그 위에 거품을 채우는 과정이 남았다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편에서 루크 스카이워커의 은신처로 나온 스켈릭섬 Skellig Island를 가려면 Port Margee라는 항구마을에서 배를 타야한다. 그곳에 있는 한 식당에서 루크역을 한 마크 해밀이 기네스 따르는 법을 배워서 화제가 됐었다. 완벽한 기네스 서버로 변신한 제다이가 궁금하면 아래 영상을 클릭~


https://youtu.be/ApcBYWhte0Q

루크 스카이워커의 새로운 기술 습득 장면




이 곳은 별도 예약을 하고 행사가 진행되는 곳이라 일반 공개는 되지 않는다. 내가 간 날은 행사도 없어서 닫혀 있었다. 어떤 이벤트들이 진행되는지 궁금하다. 진짜는 이런 곳에서 느낄 수 있을텐데 좀 아쉬웠다.

이곳은 아카데미 층에 있지만 예약해야만 갈 수 있는 곳이라 못 들어가봤다.




5층 식당가


4층까지 왔다면 이제 기네스의 거의 모든 것을 다 보고 알게 된 셈이다. 마지막으로 기네스와 어울리는 다이닝 경험이 필요할 뿐.

그래서 5층에는 3곳의 식당이 있다.

Brewer's Dining hall

1837 Bar & Brasserie

Arthur's Bar


Brewer's Dining hall은 일반적인 식당이다. 왠만한 종류의 음식들이 다 있다. 그리고 아주아주 붐빈다.

1837 바는 기네스를 굴과 페어링한 해를 기념해 붙인 이름이라 좀 더 캐주얼 하지만 역시 매우 붐빈다. Arthur's Bar는 기네스의 창업자 이름을 딴 곳으로 전통적인 아이리쉬 펍이다. 당연히 여기도 사람이 많다.

그리고 어느 식당을 가던지 기네스를 주문할 수 있다. 기네스와 함께 먹는 음식을 파는 곳으로 디자인한 곳이라 작정하면 취하고 나올 수도 있다.


https://youtu.be/Azwk3K7gmTM

기네스 스토어 식당가 소개 영상



6층 Gravity Bar


기네스 스토의 제일 꼭대기층의 바인데, 더블린 시내가 다 보이는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을 못찍고 구글에서 사진을 가져왔다. 사진처럼 360도 더블린 시내를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음악이 엄청 꽝꽝 울리고, 그에 못지 않게 사람들 목소리, 웃음소리도 커서 정신이 좀 없다. 그러나 이렇게 맑은 날은 더블린 시내가 다 보여 아래층에서건 이 층에서건 받은 파인트를 들고 마시며 경치 감상을 하면 저절로 어깨가 들썩들썩한다.


온통 유리로 된 창이라 제법 햇살이 따갑고, 사람이 너무 붐벼서 상당히 덥기도 하다. 혼자서 우아하게 경치를 감상하며 기네스 한잔~ 이런 상황은 불가능하다. 오히려 친구들과 함께 가서 나오는 음악에 어깨를 들썩이며 웃고 떠들며 시원하게 한 잔을 비우기를 추천한다. 물론 솔로 여행자라면 그건 어렵겠지만, 사람들 구경만으로도 충분히 즐겁게 오후의 기네스를 즐길 수 있다는 마음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Lessons learned


1. 오감체험


전체적으로 재미있다, 즐겁다, 신기하다.. 이런 생각은 많이 했고, 시간이 너무 훌쩍 가버려서 서둘러 나와야 했다. 개인적으로 좀더 인터랙티브하게 꾸며놨으면 좋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주로 영상과 이미지이고, 태블릿으로 검색해 보는 정도라서 요새 핫한 AR, VR 을 이용한 경험은 없어서 다소 실망. 그러나, 그것 없이도 브랜드 하나에 대해 이렇게 속속들이 알게 해 주는 곳은 흔치 않을 것이라 나름 만족했다.


눈으로 볼 수 있고, 코로 냄새도 맡고, 혀로 맛을 보고, 손으로 직접 따라보고. 술과 함께 어울리는 음식을 시켜서 배를 채우는 것과 동시에 음식과 페어링을 하게 되니, 앞으로 그 음식을 먹을 땐 항상 기네스가 떠오를 것이니 얼마나 강렬한가.


2. 미래고객을 포섭하는 가족형 체험

이 곳은 술을 취급하는 곳이지만 가족들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아이들과 함께 와서 브랜드의 역사와 만들어지는 과정, 다양한 모습들을 접하고 알게 된다. 곳곳에 설치한 수많은 정보 태블릿들에서 세밀하고, 방대한 이야기들을 접할 수 있다. 어른들보다 더 호기심이 많은 아이들은 영상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고, 설명을 다 읽는다. 그리고 가족들이 함께 사진을 찍고, 음식을 먹고, 기념품을 사며 추억을 만든다.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 곳, 좋은 추억이 얽힌 브랜드라는 초기 경험을 미래의 소비자들에게 주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역사와 전통이 오랜 브랜드가 아니라 우리 가족을 즐겁게 해 준 브랜드로 받아들인 아이들이 커서 기네스에 대해 특별한 애정을 가질 것은 당연한 이치다.


3. 브랜드 오리지널리티를 강화하는 스토어

더블린 시내 곳곳에 있는 기념품샵에 어김없이 기네스 굳즈들이 있다. 파인트잔, 티셔츠, 열쇠고리며 초콜렛, 마그넷 등등 기네스스토어에 있는 것들 중 잘 팔리는 아이템들은 시내에서도 충분히 살 수 있다. 하지만 정말 시간이 없거나 해서 아쉽지 않고는 기네스스토어에서 사야겠다는 마음을 갖게 한다. 물론 기념품샵의 물건들도 진짜 기네스 머천다이징 상품이지만 거기서 사는 것은 뭔가 하나가 빠진 가짜를 사는 기분이 든다.


이유는 브랜드의 에센스가 응축된 세인트제임스게이트의 스토어가 주는 오리지널리티의 힘이다. 시내의 기념품샵에는 기네스 스토어가 주는 기네스 브랜드의 오리지널리티가 없다. 그저 이것저것 모아서 파는 곳일뿐이기 때문에 그곳의 진짜 기념품들은 같은 가격을 주고 사면서도 가짜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게 되고 좀 모자란 진짜같이 느껴진다.

똑같은 브랜드의 머천다이징 상품을 더 진짜같게 보이게 만들고, 다른 곳의 것들을 덜 진짜같게 만드는 브랜드 플레이스, 기네스스토어. 나 스스로가 그곳을 다녀온 후 시내의 기념품가게에 있는 기네스 굳즈에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게 된걸 느꼈기 때문에 브랜드 place의 막강한 힘을 열렬히 믿게 됐다. 오! 기네스의 성지여!





브랜드는 체험이라고 요새 엄청나게 떠드는데, 기네스는 일찌감치 그걸 알아차리고 어마어마한 경험의 장소를 운영하고 있었다. 오비맥주 팩토리 정도는 비교할 수 없다. 청도의 칭따오공장은 어떨까? 갑자기 궁금해졌다.

어쨌든 좀 아쉬우면서도 부럽고, 다시 가면 더 속속들이 잘 즐길 수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다시 갔을땐 새로운 체험을 더 할 수 있기를 바라며.


아쉬움.. 기네스 파인트잔이 너무 가지고 싶었지만, 깨질까봐 못사고, 애꿎은 마그넷이랑 소품 몇개만 사들고 오며 울었다. 한국 가면 후회할텐데..하며.

내가 사 온 기념품 - 가장 사랑받는 펠리컨 러기지 택, 그리고 기네스 앞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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