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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탈 Jan 18. 2019

대기업과는 다른 스타트업 사람들의 다섯가지 특징

스타트업에는 어떤 사람이 필요한가?


스타트업을 창업하거나 일원이 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는 무모한 선택이겠지만, 다른 누군가에겐 두 눈이 돌아갈 만큼 정신없고 짜릿한 경험이다. 창업자를 포함해 회사의 그 어느 누구도 성공할 지, 갑자기 쫄딱 망하게 될 지 알지 못한다. 상상도 못 해 본 규제와 경쟁 속에서 실패 위험은 아주 높고, 계속해서 도전과제가 나타나서 좌절이 디폴트인데, 갑자기 그 모든 것을 뒤바꿔 놓을 기회가 갑자기 튀어 나오기도 한다.


아주 빈번하게, 오늘까지 목숨 걸고 추진하던 일이 내일이 되면 할 이유가 없어져 버리는 경우가 생기는데, 그때 조직은 즉시 새로운 문제에 역량을 집중해 해결책을 만들어 내야 한다. 이런 환경에서 성공하려면 소위 스타트업 정신(startup mindset) 이라는 특수한 심리적 상태를 조직 전체가 유지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비슷한 특질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강력한 비전 아래 모여 있어야 가능하다.



[잠깐!] 스타트업 정신(startup mindset)은 무엇인가?


혹자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것을 자전거를 만들면서 타고 가는 것이라고도 한다. 아이디어를 빠르게 실행하면서 업그레이드 하는 것인데, 거기에 덧붙여 KO패 당하더라도 다시 일어나 덤비는 정신을 스타트업 정신이라고 하고 싶다.


그런데 이 정의는 모순이다. KO패를 당했는데 어떻게 일어난단 말인가? 일어나면 링에서 내려가는 것 외엔 다른 선택이 없고, 이미 게임은 끝이다. 그리고 그 전에, 자전거를 만들면서 타고 가는 것이 가능한 일인가? 이렇게 온통 불가능한 것을 하는 것이 스타트업 정신이라니 혹시 미친거 아닐까?

솔직히 말해, 미쳐야 할 수 있는 것이 스타트업인지라, 스타트업 정신은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수도 있다.


이걸 말이라고 이미지까지 만들어 놨다. 그런데 동의한다 (이미지 출처 : https://open.buffer.com/startup-mindset/)





스타트업에 합류하고 받은 두가지 인상



스타트업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연상들이 있는데, 흔히 후드티에 청바지, 운동화와 백팩 등이다. 이미지로 정리해 보면 '젊고, 자유롭고, 형식적인 것보다는 실리를 찾고, 자율과 개성을 중시하는' 등등 일 것이다.


대기업을 꽤나 오래 다니다 스타트업으로 이직했을 때, 내 머리 속의 스타트업 역시 자유로운 복장의 젊은 사람들 이미지였다. 혁신과 파격의 대표주자인 스타트업이니 드레스코드에서 케케묵은 생각으로 정장과 비즈니스캐주얼을 강요하지 않고, 아무도 어떻게 입고 다니는지로 그 사람을 판단하지 않는다는 것이 내겐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반바지에 스니커를 신은 인사담당자의 모습은 아주 강렬하게 스타트업에 대한 첫 인상을 결정지었다.



자유로운 복장, 외양은 비단 직원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스타트업 대표들도 마찬가지다. 회사 후드티를 입고 언론 인터뷰를 하고, 정부 주최 컨퍼런스 같은 외부의 공식적인 자리에도 티셔츠에 청바지, 스니커 차림인 경우가 많다. 스타트업 특유의 메커니즘과 조직생리가 옷차림이라는 외적 표현 요소로 응집되어 있는 것이다.

 


한국 대표 스타트업 대표님들의 스타일.  특히 토스 대표님은 금융위원회라는 막강권력 앞에서도 후드티를 입는 멋짐 발사




두번째는 회사의 모든 사람들이 진짜로 "아주" 젊다는 사실이었다. 30대에 갓 들어선 창업자 한 명을 제외하고 직원들 중 서른을 넘긴 사람은 한 손에 꼽을 정도였고, 나이 많은 구성원들을 포함해도 평균연령이 26~7세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입사 전 그렇게나 젊은 조직 속에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스러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기분 좋은 흥분감을 느꼈다.


밀레니얼 세대가 90퍼센트인 회사이다보니 대기업의 경우라면 신입사원들에게서나 느끼던 활기찬 자유로움과 솔직함, 개성있는 스타일, 거침없는 의견 표현 등으로 사무실이나 회의실은 늘 와글와글 시끄러웠다. 시간이 지나면서 시끄러움 속에서  "스타트업 사람들" 이라고 부를 만한 공통된 특질들이 구성원 각각에게서 보였다. 그리고 그 공통 기질이 바로 회사가 처한 상황과 도전을 이겨내게 하고, 독특한 해결책으로 한계를 뛰어 넘게 하며, 끊임없이 새로움을 찾아 헤매게 해서, 회사를 성장시키고 있는 에너지원임을 알게 됐다.


그런데 대기업에서는 튀는 사람들은 각 단위 조직에서 한 두명 정도 있을까 말까이고, 비슷하게 무난한 사람들이 회사를 구성한다. 한 조직의 구성원 대부분이 튀는 기질들을 가진 사람들로 구성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특별히 사내 벤처를 구성하지 않는 한.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대기업과 대조되는 그 특질들은 더 잘 보였고, 이 발견은 내게 다음과 같은 확신을 주었다.



스타트업 성격은 따로 있다



어떤 조직이던 조직을 움직이는 메커니즘에 맞는 성격의 사람들을 뽑고, 조직 메커니즘에 맞는 사람들이 자발적으로 합류하게 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서 각 조직마다 독특한 관습과 절차, 이미지가 생겨나고 조직문화로 형성된다. 흔히들 이야기하는 삼성 스타일, 현대 스타일이란 것이 바로 조직 메커니즘 고도화의 결과가 외적으로 표현된 것이다. 홈페이지에 가 보면 있는 인재상이나 Core value 들을 보면 그회사의 조직문화와 메커니즘이 어떤지 단번에 알 수 있다.

스타트업 역시 대기업과 다르지 않다.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에 가장 적합한 사람들을 뽑고, 그런 환경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들이 스타트업으로 온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성격은 어떤 것인가? CEO라면 어떤 사람을 채용해야 회사를 유니콘으로 키우고 멋진 EXIT을 할 수 있을까? 혹시 스타트업 합류를 고려하고 있는데 스타트업에 맞는 성격인지 궁금하거나 확신이 서지 않는다면? 이 글을 통해 자신의 성향을 간단하게나마 체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나이나 경력과 상관 없이 현재 있는 곳과 무언가 FIT이 맞지 않다고 생각된다면 한 번 쯤, 자신을 돌아 볼 시간을 갖고 삶의 방향을 재설정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어가기 전에)

창업자들의 특성은 이 글에서 다루지 않는다. 물론 스타트업 사람들의 공통적인 특징을 이야기할 것이므로 전반적인 내용은 창업자의 특성까지 포괄한다. 보다 자세한 창업자의 성격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글을 링크하니 참고하면 좋을 것 같다.

https://brunch.co.kr/@curahee/2?fbclid=IwAR0xqZYuhcmfnFt_4TMIPHlOHpNTqD9-pwg-bkkGxsTaIjBMhF5XqAfVAjI








스타트업 사람들이 가진 5가지 성격



1) 호기심이 많다 Curiouser and curiouser


세상은 비효율을 효율로 바꾸려는 시도로 바뀌어 왔다. 스타트업은 문제의 본질을 이해하고 가장 경제적인 해결책을 만들어 내는 곳이다. 가장 경제적인 해결책은 종종 가장 파괴적이고 비상식적인 방법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disruption이라는 단어가 스타트업과 디지털에 주로 붙는다.


새로운 방법이나 해결책은 시장에서 요구되기도 하지만, 스스로 자각해서 만들어 지기도 한다.그러다보니 본질을 파악해 그 주위의 것들과 비즈니스의 방식들에 왜?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스타트업에 필요하다.



이상한나라의 앨리스가 작은 문을 통과할 방법을 찾으려 애썼던 것처럼



핀테크가 전세계적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는 배경에는 왜 항상 은행이 하라는대로, 어마어마한 비용을 들여서, 하나도 편하지 않게 금융서비스를 받아야 하는가 라는 소비자의 불편과 불만이 팽배한데 더불어, 기술의 발달로 충분히 해결책을 만들어 낼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있었더라도 “왜? 더 나은 방법이 없을까?” 라는 호기심이 없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다.

예를 들어 해외송금의 경우 은행을 거치면 최소 3~5일이 걸리고 수수료도 만만찮게 내야 했다. 왜 해외송금은 항상 시간과 돈을 많이 들여야 하는가? 빠르고 저렴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라는 질문이 있었기 때문에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다.


아무 것에도 불편함을 느끼지 않고, 왜 그래야만 하는가? 라는 의문을 갖지 못하는 사람은 기존의 시스템과 관행이 만드는 비용(시간,돈,노력 등 총합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편리함을 합리화하고 산다. 그러면 아무런 발전도 개선도 없다.


왜 우리 서비스는 다른 서비스보다 업데이트가 느릴까, 왜 우리 유저들 중에 충성고객이 적을까, 왜 우리 페이스북 포스팅은 좋아요가 적을까? 등등 궁금해 해야 할 것들은 너무나 많다.

스스로 호기심이 많고, 왜? 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일단 첫번째 관문은 통과다.



2) 부딪혀본다 MOVE!


당신은 호기심이 많은 사람이다.

왜 물건은 항상 박스로만 사야 하는가? 1인용 식재료는 왜 팔지 않을까? 왜 남산 1호터널을 지나는 수많은 자가용들은 혼자 편하게 지나가는데 나는 버스에 짐짝처럼 실려가야 하는가? 등등 이런 저런 의문과 호기심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렇게 궁금해 하고 말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고, 당신의 삶은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왜 그런가? 라고 생각을 했다면 그에 대한 답을 찾으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고, 실제로 몸을 움직여야 한다. 그것도 빨리.


온라인 포탈이나 유튜브에서 정보를 찾아보고, 답이 나오지 않으면 알 만 한 사람을 찾아가고, 필요한 것을 구하지 못하면 그걸 만들어 줄 사람을 찾아가는 모든 행동들이 변화를 만든다.  

빈 차를 같이 타고 갈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찾아보거나, 1인용 식재료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알아보면서 거기에 돈을 벌 기회가 있는지, 세상이 편해지는 방법이 있는지 알게 된다. 그리고 유튜브를 찾아 본 당신은 유튜브를 찾아보지 않았던 당신보다 몇 배 더 똑똑해졌고, 승차공유서비스를 만들기 전보다 5조 5억배 더 부자가 됐다. 호기심과 왜?를 해결하려는 행동을 하는 순간 당신의 삶은 이미 어마어마한 수준으로 변화한다.


일단 해보는게 최고다



왜 우리 서비스가 충성고객이 적은가? 결제과정이 복잡하다는 VOC가 있으니 다른 서비스 대비 UI가 얼마나 편리한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탈하는지 테스트 해서 문제와 해결책을 실행하는가?


필요한 액션을 빨리 하는 DOER라면 두번째도 패스!



3) 위험을 각오한다 TAKE RISKS TO FAIL


스타트업은 위험을 각오하기 때문에 존재한다. 어떤 스타트업도 성공이 확실히 보장되기 때문에 시작하지 않는다. 실패할 수도 있지만 가능성을 보고 도전해서 성공을 만들어 내는 것이 스타트업니다. 물론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실패하고 투자자나 구성원들을 실망시키지만 아무런 위험을 각오하지 않으면 도전할 대상도 없다. 애당초 “스타트”가 안된다.


최근 전지현을 모델로 tv광고를 해서 화제가 되고 있는 마켓컬리는 세상의 맛있는 것을 내 아침 식탁에 올리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시작한 곳이다. 스페인의 이베리코 돼지고기로 끓인 김치찌개와 프랑스의 트러플 오일로 마무리 한 샐러드를 밤에 주문해 내일 아침 식탁에 올릴 수 있게 하려면 무엇을 해야하고  거기엔 어떤 리스크가 있을까? 말로만 듣던 외국의 특산물 산지에 희망 하나로 찾아가 일면식도 없는 생산자와 도소매업자, 수입업자들과 힘든 협상을 하고, 어렵게 계약한 제품들의 퀄리티를 확신할 수 없는 불안감과 싸워야 한다. 게다가 생산자, 판매자, 소비자 모두 이해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가격 - 싼 가격이 아닌- 에 좋은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는 여간 어려운 과제가 아니다.

자칫하면 국제사기의 피해자가 될 수도 있고, 새벽배송이라는 터프한 물류시스템이 잘 돌아가지 않을 경우 소비자로부터 받을 비난도 크다. 하지만 거래처를 믿고 기다리고, 배송시스템을 구축해 고객의 피드백을 받으며 제품을 늘려가며 리스크를 줄여가고 있다.


그런데 위험을 감수하는 성격은 일단 해 보는 성격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아무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 머리 속으로 위험을 감수하고 있을 수는 없다. 위험을 감수한다는 것은  행동과 움직임을 전제한다.

예를 들어 스타벅스에서 인종차별 문제가 대대적으로 불거졌을 때, 스타벅스는 하루동안 전 세계 스타벅스 지점을 모두 닫았다. 매출이 몇억 달러 허공에서 사라지고, 모닝커피를 위해 들른 고객들의 불편을 감수하고도 종업원들의 올바른 모럴 확립을 위한 교육을 한 것이다. 스타벅스가 스타트업은 아니지만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나 모두 쉽지 않다. 희생이 반드시 어떤 형태로든 따르기 때문이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굴에 들어가야 한다는 속담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호랑이를 잡으러 갔다가 돌아오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호랑이를 잡아 돌아오는 사냥꾼도 있다. 호랑이를 잡지 않겠다고, 토끼나 꿩만 잡겠다고 결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은 호랑이를 잡는 곳이다. 물려서 팔 하나쯤 잃더라도 꼭 잡고야 말겠다는 배짱이 있다면 환영한다, 당신은 이제 호랑이 사냥꾼이다. 


큰 원이 호랑이굴!




4) 배움을 적극적으로 즐기기 SERIAL LEARNER

 

스타트업은 항상 리소스가 부족해서 직원들에게 충분한 트레이닝을 시키지 못한다. 그래서인지 스타트업의 채용공고에 이것도 저것도 다 할 줄 아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쓰여있는 경우가 많다. 만약 회사가 하려는 일에 필요한 스킬을 가지고 있는 직원이 없다면, 회사가 스킬을 가진 사람을 채용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누군가가 스스로 배워서 일을 해야 한다. 어쩌다보면 사회학과를 나와서 코딩을 하고 있거나, 생물학과를 나와서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수도 있다.


배워야 하는 것이 생소한 분야의 일만은 아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더 심층적인 지식과 실무스킬이 필요하다면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초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로 회사에 합류했지만 3개월 후 당신은 해 본 적이 없는 복잡한 데이터 분석을 해야 할 수도 있다. 제 위에 팀장을 뽑아주세요! 라는 요청은 회사가 유니콘이 된 뒤에나 가능하다. 차라리 인스타 라이브를 어떻게 하는지 몰라서 유투브를 뒤져 방법을 배우는게 나을 때도 있다. 자신의 분야에서 더 잘 하기란 사실 더더욱 어려운 법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아주 큰 배움의 기회는 실패에서 온다. 시도한 일들이 실패로 돌아가면 에잇, 실패네! 라고 털고 일어서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왜 실패했는지, 무엇을 하고 하지 말았어야 했는지 재빨리 파악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복기하고 다음을 대비하는 것이다. 실패에서 배우는 것은 수업료를 톡톡히 치르는 경우가 많아서 절대로 좌절감 속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두면 안된다. 어떻게 성공했는지 모르는 것보다 나쁜 것이 왜 실패했는지 모르는 것이다. 그걸 모르면 실패의 무한루프에 갇힐 위험성이 매우 높아진다.



이런 이미지가 있을 줄 몰랐다. 바로 이거다!



공부는 질색입니다! 라고 말한다면 스타트업은 갈 곳이 아니다. 그리고 회사가 억지로 공부를 시킨다면 어쩔 수 없이, 마지못해 하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면 더더욱 스타트업은 답이 아니다. 스스로 책을 사거나, 강좌를 듣거나, 배우는데 돈을 써 본 적이 없다면 당신은 1번 조건, 호기심에서 일단 탈락이다. 아무것도 궁금하지 않은 사람은 성장할 가능성도 없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성장의 속도나 압력을 감당할 수 없다.

언제나 호기심이 많고, 해결하기 위해 행동을 하고, 배움에서 답과 힌트를 찾는 사람이라면 스타트업은 당신에게 흥미진진한 곳이다.



5) 열려있고 유연한 태도 OPENNESS & FLEXIBILITY


이 부분은 두 가지지만 하나이기도 하고, 하나인것 같지만 다른 두 가지로 볼 수도 있는데 떼어낼 수 없는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개방성과 유연성은 분명 다르지만 개방적인데 유연하지 않은 것은 진정한 개방성이 아니고, 유연성이 없는 사람이 개방적인 경우도 없기 때문에 하나로 묶인 특질로 본다.


스타트업은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의 파격을 통해  솔루션을 만들어 내는 곳이라서 새로움, 새로운 관점과 방법에 대한 개방성이 매우 중요하다. 자신의 방식이나 관행에 집착해 새로운 시도를 하지 않고, 아이디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스타트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고, 결과는 항상 보잘것 없을 것이다. 그리고 얼마지 않아 문을 닫게 될 수도 있다.

개방성은 첫번째로 설명한 호기심과도 매우 밀접하게 관련된 자질이다. 호기심이 있는 대상이나 사람에게 인간은 자연스럽게 마음을 연다. 처음부터 활짝 열지 않더라도 탐색할 만큼은 충분히 열게 된다. 그래서 탐색한 결과가 부정적일 수 있지만, 일단 알게 된 대상에 대해서는 언제든 다른 정보가 유입될 여지가 생기게 된다.


개방성을 갖춘다 해도 모든 것을 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현재 조직이나 상황에 맞게 필요한 것들을 취하고, 도입 방식이나 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예를 들어 CS를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거나 업무폭증으로 대책이 필요한 경우, ALL OR NOTHING처럼 CS센터를 만들거냐 아니면 CS를 전혀 하지 않을거냐는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은 유연성이 없는 것이다. 대규모 CS 센터를 만드는 것은 리소스가 부족한 스타트업에게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최소한 CS전담 인력을 뽑아서 필수적인 CS는 하는 것이 기업으로서 의무고 책임이며, 할 수 있는 범위의 일이다. 그럴 때 언제 어느 규모로 인력을 뽑아서 어느 수준까지 대응을 할 것인지에 대한 의사결정이 FLEXIBILITY의 영역이다.



흔하게 일어나는 상황, 새로움에 대한 불안감과 거부


개방성과 유연성은 대외적인 관계에서뿐 아니라 내부 조직간 갈등관리와 바람직한 조직문화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늘 하던 방식대로 개발을 하고, 하던 방식대로 세일즈를 하면서 늘 일어나는 갈등을 그러려니 겪고 있다면 조직 내부 커뮤니케이션이 큰 장애가 생긴 증거다. 왜 그렇게 개발이 이뤄져야 하는지, 세일즈 과정의 문제가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상대 입장을 상상해 보지 않으면 결국 피해는 조직 내부의 사람들이 가장 먼저, 크게 본다. 그리고 귀중한 돈을 써서 우리 회사를 이용하는 죄없는 고객들에게 피해를 입히게 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대기업처럼 조직이 복잡하거나 위계가 강하지 않은 스타트업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이 개방성 문제다. 작은 조직이기 때문에 더 쉽게 모든 것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조직 갈등이 생겼을 때 가장 격렬하게 감정적으로 반응한다. 리소스가 충분한 대기업이 시스템적으로 해결하는 갈등과정도 스타트업에서는 개별 개별의 사람들이 다 받아내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대기업에서의 갈등보다 훨씬 더 골이 깊어질 수 있고 커뮤니케이션이 안되는 상황에 고착될 위험이 크다.



이야기하지 않으면 무엇이 중요하고,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




남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시시하게 들리고, 트렌드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더 나은 결과를 위해 다소 양보하거나 시기를 조절해야 하는 일들이 모두 싫고, 그런 것은 용납 못하지! 라는 생각을 한다면 개방성과 유연성 모두 빵점이다. 그런데 억지로라도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의도적으로라도 그게 본질에 어떤 영향을 줄까, 내 일을 더 잘 되게 만드는 점은 무엇일까 하고 생각해 볼 의사도 없다면 절대로 스타트업에 가서는 안된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용해 보는 것이 즐겁고, 첫 술에 만족 못할지라도 계속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것저것 시도해 보는게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스타트업에 충분히 적응할 수 있다.






스타트업 성격에 대해 보다 세세하게 이야기하면 더 많은 것들이 있겠지만, 가장 큰 특징들은 위의 다섯가지다. 좋은 사람들, 좋은 회사라고 회자되는 곳은 예외 없이 구성원들이 대체로 호기심 많고, 행동으로 증명하고, 새로운 것에 열려 있으며, 배우기를 즐겨한다.


만약 스타트업 CEO로서 리크루팅을 고민하고 있다면 저 다섯가지 성격 중 몇 가지만 갖춰도 뽑는 것이 옳을까? 아니면 다섯가지 모두 충족하는 사람을 찾을때까지 계속 기다려야 할까? 개인적인 경험으로 4개를 갖췄다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어차피 저 성격들은 서로 상호보완적이거나 밀접한 연관이 있기 때문에 다소 덜 드러나는 부분이 있다면 다른 부분을 통해 검증해 볼 수 있다. 개방성이 덜 드러나는 것 같지만 호기심이 많아 여러 모임에 참여한다거나, 다양한 경험을 해 봤다면 일정 정도의 개방성은 보장되므로 나쁘다 해도 낙제점은 아닐 가능성이 크니 안심할 수 있다.

하지만 2가지 정도만 갖춘 것 같다면, 채용하지 않는 것이 맞다. 아무리 봐도 행동형이 아니고, 배우는 것에 별로 관심이 없으며, 유연성도 없어 보인다면 그 사람은 호기심이 있다고 말하지만 호기심도 단순한 호기심에 불과할 가능성이 크고, 행동하지 않는 사람이 위험을 감수할 일이 없으므로 새로운 시도에 귀 기울일 가능성도 적다.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생각하고 있거나, 취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이 몇 가지를 갖추고 있는지 점검해 보고, 어떤 점으로 어떤 것을 보완할 수 있는지 곰곰히 잘 생각해 보면 좋겠다.


하지만 만약 아래와 같은 자기 점검이라면 다시 진지하게 해 볼 것을 권유한다.

호기심? 많지, 내가 얼마나 호기심이 많은 사람인데. 신상은 다 사봤어.

행동하는가? 뭐 필요하면 당연히 움직여야지

위험 감수? 위험이야 항상 있다고 회사는 말해. 나한테 무슨 일 생기겠어? 특별한 거 없으면 잘 되겠지

배움? 일하다보면 당연히 배우는게 있지

개방성&유연성? 사회생활 하는데 그런게 없겠어, 당연히 싫은 소리도 듣고 타협도 하고 그렇지~



예를 들어 호기심이라는 성격만 해도, 정말 필요한 것은 본질을 파고드는 호기심이다. 단순한 궁금증 정도라면 그것은 삶에 필요한 비판적 사고와 전혀 관련이 없고, 회사에도 본인에게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사이트 재방문 비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해졌다고 할  때, 광고를 적게해서 그렇다는 답을 들었다 치자. 단순한 궁금증 수준이라면 아, 그렇구나 하고 끝이다. 비판적 사고가 전혀 안되는 것이다. 사이트 재방문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정말 광고 뿐인가? 어떤 광고를 적게 했기에 그런 결과가 나온건가? 적게 했다면 얼마나 적게 한 건가? 등등,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추가 질문을 상대에게 할 수 있어야 진짜 호기심을 가진 것이다.

이런 정도로 자신을 파고 들어 하나씩 냉정하게 따져보면 자신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가 no! no! no! 라고 해도 낙담 할 필요는 없다. 이 세상은 스타트업으로만 이뤄진 것이 아니고, 스타트업 성격이 무조건 지상 최고의 가치를 가진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가슴이 뛰는 일을, 가진걸 다 쏟아넣어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스타트업 성격을 갖추고 있다면 용기를 내어보자. 위험 감수를 해 보는 거다. 국내 유수의 기업이나 글로벌 기업에서 나름 보장된 길을 걷다가 스타트업으로 넘어간 사람들이 하나같이 하는 이야기가 있다. 정말 재미있다고.

나 역시 그랬다. 온갖 경험을 다 해 볼 수 있어서 정말 재미있고 신났다.  Good Luck!





안녕하세요,


제가 “스타트업에 뛰어 들려는 당신에게” 라는 이벤트에 연사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평생 직장은 사라졌고, 대기업만이 커리어의 답은 아니며, 스타트업이 고용의 많은 부분을 떠받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체 나도 스타트업을 차려야 하나, 아니면 괜찮은 스타트업으로 이직을 해볼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는 분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스타트업에서 일한 경험, 스타트업을 만들고 운영하는 경험, 그리고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선수들을 육성한 경험 등을 가진 연사 세명이 스타트업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는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아마도 여러분이 가진 고민과 궁금증을 가장 솔직하고 현실적으로 풀어드리는 자리가 될 것 같습니다.


이벤트 일정과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습니다


*일시 : 2019년 1월 29일(화) 오후 7:30-10:00

*장소 : 성수(추후 공지)

 *연사
 - 이복연 (前 롯데그룹 미래전략센터, Univ of Minnesota MBA/ 現 올포펀 대표)
 - 최수정 (前 CJ 제일제당, 현대캐피탈, 두산인프라코어, 센트비 CBO)
 - 최대헌 (前 SK Telecom, 삼성전자/ 現 마이샵온샵 대표)
 진행자 : 강재상 (前 현대카드 브랜드 담당, 두산 인프라코어 글로벌 마케팅/ 現 패스파인더넷 대표)

*진행 프로그램

1. 프롤로그 : 스타트업과 나의 커리어 (20분) – 강재상 대표

2. 테마 #1 : 나(I) (30분) – 이복연 대표
- 어떤 사람이 창업에 어울릴까?
- 스타트업 창업을 준비해 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3.  테마 #2 : 사람(People) (30분) – 최수정 CBO
- 스타트업에는 어떤 사람들이 필요할까?
- 어떻게 사람을 찾고 조직을 구성해야 하는가?
- 자신과 사업에 맞춰 어떤 조직문화를 가지고 가야 하는가?
4. 테마 #3 : 돈(Money) (30분) – 최대헌 대표
- 돈은 얼마나 들어갈까? 얼마나 벌 수 있을까?
- 사업성장단계에 따라 어떻게 돈 관리를 할 수 있을까? (지원사업, 대출 그리고 투자 외)
5. 에필로그 : 연사 Q&A 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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