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고객의 눈길을 잡는 방법
(이 글에는 반전이 있습니다)
어제 오래만에 스타트업하는 친구들하고 만나 놀다가 외모는 무조건 자산이다, 경쟁력이다, 잘 가꾸고 잘 이용/활용하라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연예인 같이 반드시 절대적 미남미녀가 아니라도 호불호를 나눌때 호로 분류될 수 있다면 자산을 하나 더 가지고 있는거니 충분히 잘 사용할 수 있다고 해줬다.
거기다 대고 고개를 끄덕이며 왜 여자들이 저한테 대쉬 안하죠? 하고 물은 녀석은 조금 좌절이었다. (그러니까 그런거야..ㅋ)
많이들 비난하겠지만, 난 얼빠다. 주위 사람들이 다 알만큼 심한 얼빠다. 회사 다닐때도, 지금도, 친구들에게서도 동료, 후배, 지인들에게서 내가 얼빠라는 인증을 수없이 들었다.
그런데 솔직히 예쁜 것을 좋아하고, 좋아한다고 밝히는 것이 부끄럽지 않다. 왜 그렇게 얼굴을 밝히냐라고 비난을 자주 듣지만 일단 눈에 즐거운 대상이 좋은 첫인상을 만드는 것은 사실이니까. 반드시 사람에 대해서만이 아니라, 물건도, 풍경도 모두 아름답고 예쁜 것이 좋다. 모든 것은 미적 대상이 될 수 있고, 그걸 통해 만족감과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라는 말도 맞고, 동의한다. 첫눈엔 무덤덤했던 대상의 아름답고 예쁜 구석을 발견하고 점점 더 사랑하게 되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 잘 안다. 아름다운 부분을 발견할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가 생각하기도 한다.
하지만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좋고, 아름답고 예쁜 것이 세상에는 많다. 그러니 보는 즉시 좋다! 아름답다! 라고 감탄하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고, 죄책감을 느낄 이유는 없다.
왜 이런 얘길 갑자기 하느냐면 며칠전 끝난 고객조사 보고서에 제품을 사면서 처음 정보탐색을 하게 되는 계기는 여러가지지만, 구체적으로 찾기 시작하는 중요한 이유 중 하나가 헉!할만한 디자인이었다는 일관된 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일단 너무 예쁘고 좋아보여서 알아가기 시작하는데, 자신에게 안맞는다는 것을 깨달으면 그때서야 다른 브랜드를 알아본다. 그리고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브랜드를 결정하더라도, 처음 보았던 멋진 디자인의 브랜드를 잊지 못한다. 내가 쓰긴 그렇지만..이라며 로망으로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디자인 때문에 무언가에 홀리는 것은 가격과 무관하다. 몇백만원짜리 고급 수입 가전제품을 살 때도, 몇백원짜리 볼펜 한 자루를 살 때도 눈에 먼저 들어오는 것을 집어 보는게 사람이다. 예쁜 것이 일단 먼저 1차 선택을 받고 고려되는 것은 현실이다. REALITY!
우리 제품은 너무 뛰어나고 사용하기 편해서 디자인 같은거 대충 해도 돼! 라고 생각한다면 고이 그 사업을 접을 것을 권유한다. 선택되지 않는데 고객이 제품이 좋은걸 어찌 알 수 있단 말인가? 그리고 흔히들 알면서 자신은 예외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디자인의 품질인증기능이다. 즉, 디자인을 잘 했다는 것은 디자인까지 좋으니까! 라는 생각을하게 만든다는 사실. 디자인이 좋으면 일단 품질에 대해 긍정적 호기심을 갖게 된다. 수퍼맨의 S마크를 가슴팍에 대문짝만하게 달고 있는 셈이다.
그러니 제품이던 서비스던 예쁘고 아름답게 잘 만들어야 한다.
예쁘고 아름답게 만든 것은 쓸모가 다하거나, 사용을 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최소한 예쁨이라도 남는다. 미적 대상으로서의 역할을 여전히 하는 것이다. 반대로, 안예쁘고 소용에 닿지도 않으면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소위 예쁘기라도 하지.. 라는 말이 그냥 나온건 아니란거다.
내가 한때 홀릭했던 블랙베리가 예쁜 쓰레기라고 불리면서도 롱테일로 의외로 오래오래 살아남은 이유 중 하나가 블랙베리가 가진 독특한 미적 가치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예쁘다는 것은 주관적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