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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크리스탈 Sep 27. 2020

선택과 집중의 의미란

99개의 가능성을 버리는 것이 아니다

8월부터 매드해터가 멘토링에 참여하고 있는 제주문화기획학교의 매달 마지막 금요일은 창업팀들이 도내 사업 파트너가 될 만한 기관/단체 분들을 대상으로 피칭을 한다.

창업자분들 대부분이 피칭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자료 작성부터 발표 방법까지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특히  규격화 된 피칭을 많이 어려워 하시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어 하셔서 그 부분을 정리하는데 힘이 든다.
어제도 피칭데이였고, 금주 중반까지 발표덱을 리뷰해 드리고 주어진 시간에 맞춰 연습을 많이 하시라고 신신당부에 직전 리허설까지 진행했다.
걱정 반 기대 반이었는데 담당한 모든 분들이 처음 사업 아이템 발표때와는 너무 다르게 잘 정리되고, 논점이 분명하며 군더더기 없는 발표를 하셨다. 많이 놀랐고 기뻤다. 대부분 멘토를 믿고 열심히 따라 주시고 의견드린대로 준비 많이 해 주신 덕분이다.

피칭 준비라는 실질적인 규격화 작업을 하면 좋은 점은 아이템이 비교적 빠른 시일내에 분명해 진다는 것이다. 많은 창업자들이 하고 싶은 것을 뭉개구름처럼 가지고 오셔서 뭘 해야 할지 정리하는데 꽤 고생을 하시기 때문에 강제적으로라도 규격 속에 넣어보려 하면 핵심과 주변부를 알아차리는 작업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 그게 바로 요구하는 아이템의 선명성이다. 아주 단순한 제품,서비스를 하겠다고 해도 좋다. 그걸 돈을 주고 사겠다는 고객만 있으면 된다. 그것만 명확하면 시작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렇다고 아마존이 되겠다, 이케아가 되겠다는 비전이 필요없다거나 세우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비전은 누구에게나 중요하고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 비전을 먼저 세우는 창업자는 당장 무엇으로 첫 삽을 뜰 것인가?를 정하지 못하고 성공한 남들의 사례 속에 길을 잃는다. 여러 가능성들 중, 무엇을 선택해야 할 지 몰라서 망설이는거라면 멘토나 코치와 논의해 좁혀나가면 되는데, 대부분은 아무것도 잃고 싶지 않아서 망설이기만 한다.

그 심리는 백가지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하면 선택하지 않은 99가지의 가능성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하나를 선택해 내것으로 만드는게 아니라 99개를 잃는다고 생각하니 선택을 할 수가 없는거다. 그런데 한 사람이 혼자 백가지의 가능성을 동시에 다 검토할 수 있나? 불가능하다. 그런데 그걸 외면하며 선택하지 않고 남겨질 99개에 집중해 손해본다, 잃는다 생각하며 꼼짝을 못한다.

뭐라도 하나 결정해서 시작해야 제로에서 1이 된다. 잃는 것이 아니라 확실하게 내 것 하나를 갖는 것이다. 자신이 가장 잘 해볼 수 있거나, 가장 불편이 큰 것들을 포착해 하나씩 해보지 않으면 무엇이 되고 안되고는 죽을때까지 모른다. 여러 가능성과 다양한 발전의 기로에서 망설이고 있으면 계속 출발점에 머무른다.

결국 사업의 주체는 창업자다. 옆에서 아무리 멘토가 날고, 용 빼는 재주가 있어도 창업자가 자기 사업의 본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우선순위를 결정하지 못하면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고 한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한다.

#멘토링 #스타트업 #매드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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