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함에 대해..

by 크리스탈

politically correct - 이것에 대해 많이 생각한다. 요새 가장 관심 가지고 보는 부분이기도 하고.

태어나 지금까지 수십년 기존 체제에 순응해 살아왔지만 그것이 옳지 않음을 깨달은 순간부터 고민을 하고 있다. 특히 내 안에 체화된 약자에 대한 무시, 자기굴종, 혐오를 씻어내려고 노력한다.


그런 차원에서 자신의 언어 생활을 돌아보는 것은 중요하다. 말은 생각을 담아내는 그릇이기 때문이다.

최근 나의 언어사용과 감각은 칭찬이 상대에 대한 평가를 전제한다는 것을 중요한 잣대로 삼고 있다. 중립적으로 좋은 뜻을 표현할 수 있다면 참 좋겠다 생각하지만 아직은 쉽지는 않다.

말을 하며 별 생각없이 사용하는 비유나 은유를 포함한 표현방법에 문제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고민도 많다. 누군가의 말에 불의를 느끼고 어떻게 다르게 표했어야 한다는 생각도 한다.


예를 들어 이번 대통령은 여자라서가 아니라 무능하고 비도덕적이기 때문에 탄핵 당한 것이다. 이것을 두고 여자는 이제 대통령은 안돼 라며 특정한 집단에 대한 편견을 드러내는 발화는 옳지 않다. 나라를 말아먹은 비율로 따지면 남자가 99.99퍼센트를 차지한다. 같은 논리라면 남자들에게 권력을 주면 안돼라고 해야 한다. 하지만 그것은 틀렸다. 대통령의 자격에 성별은 무관하기 때문이다.


아침에 본 지인의 글 중 "팔짱 끼고 비밀일기 공유하는 여학생들처럼" 이라는 표현에 불쾌했고 그런 표현에 문제가 있음을 모른다는 사실이 안타까왔다. 더구나 그 표현은 특별히 부정적 맥락에서 사용되었다. 팔짱을 끼는 것과 비밀일기를 공유하는 두 가지 행동이 엉뚱하게도 남의 말을 하기 좋아하는 행동으로 표현되었다.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더구나 여학생이라는 특정 사회적 집단으로 제한되어 있는 젠더를 비하의 근거로 삼았다. 정작 본인이 당한 사건은 전혀 그런 맥락에서 생기지 않았음에도. 그 사람이 내린 판단의 근거는 팩트를 모르는 자기환상이다. 백만원짜리 샤넬백 사는 김치녀와 같은. 그리고 여성은 열등하다고 전제해 버린 편파적 비유다.


나는 내 지인들과 정치적, 종교적 견해가 다르다. 모두가 그렇다. 하지만 견해와 입장이 다르다 하더라도 상식과 이성으로 다름을 표현하기 바란다. 요즘 특정 집단에 대한 비하의 직간접적 표현은 매우 불편하고 안타깝다.

충분히 배운 사람이고, 선의를 갖고 사는 사람이라면 항상 최소한의 언어에 담긴 자신의 가치, 생각에 대해 엄정한 자기검열을 해 보면 좋겠다.


문제는 그러기 위해서 무엇이 "사실"인지 알아야 한다. 공부는 그래서 하는 것이다.

올해 페미니즘의 열풍이 불었고, 사회 곳곳에, 각기 다른 모습의 여성들에게 영향이 미쳤다. 미디어도, 유명인도, 정치도 피해 갈 수 없었다. 그런 논의와 항의가 가능해 진 것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현실을 객관화할 수 있는 좋은 바탕이 된다. 남자도 여자도 페미니즘에 대해 책을 읽었으면 좋겠다. 더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추천도서 : 여성혐오를 혐오한다. '우에노 지즈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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