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의사결정을 하는데 아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한다. 결정장애, 우유부단 등의 용어는 무엇인가 결정을 내리는 것이 어렵다는 점을 나타낸다. 한 사람으로서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들은 점심메뉴를 선택하는 사소한 일부터 미래에 직업과 지인들과 관계 같은 중요한 문제에 대해서 고민하고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선택의 순간들을 매우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종종 본다. 일부는 중대한 선택 전에 엑셀로 장단점 분석을 할 정도로 깊게 고민하고 다른 일부는 마치 자기 일이 아니라는 듯 그냥 외면해버린다. 후자보다 전자가 훨씬 낫다는 데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바둑 격언에 "장고 끝에 악수를 둔다"라고 한다.
중요한 문제를 결정할 때 불필요하게 많은 에너지를 쓰고 결국에 지속 가능하지 않고 만족스럽지 못한 결정을 내린 경우는 보통은 "무엇이 중요한 지 모르기 때문"이다. 컨설팅 용어에서 "Top-down"이라는 의사결정 구조가 있다. 가장 상위의 문제부터 다루고 하위 항목으로 내려오면서 계획을 만드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내가 카페를 하나 만드는 사업을 구상할 때, 가장 먼저 고려할 점은 내가 가진 예산 한도액일 것이다. 그다음에 장소를 고려하고 주변 상권을 분석하는 식으로 내려오는 식으로 설계를 할 것이다. 다른 예로, 만약에 내가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서 퇴사를 고민하고 있다면, 가장 먼저 대체할 수 있는 직업이 있는 지를 고려하고 그 직업의 소득과 전망을 고려할 것이다(나는 이 글에서 개인의 가치관, 흥미, 재능 등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사고했을 때 좋은 점은 사소한 문제들을 가지치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나는 사람들이 사소한 문제들에 불필요하게 많은 시간을 들여 고민하는 것을 많이 보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인간관계 때문에 정말 많은 고민을 하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관계가 가족이라는 사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다. 가족 외에는 당신을 진심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그 외에는 오랜 친한 친구 정도 일 것이다). 나머지는 그저 매너를 지키면서 상황에 따라 서로 필요한 것을 주고받으면 된다. 직장에서는 동료들과 업무에 관해서 소통하면서 도움을 주고받고 때때로 가벼운 농담과 삶의 서사를 나누는 것으로 충분하다. 그리고 취미생활을 하는 동호회에서는 해당 취미생활에 충실하면서 좀 더 친근하게 우정을 나누면 된다. 직장에서 인간관계 때문에 퇴사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을 텐데, 업무에 대한 갈등이 아닌 감정적인 부분이라면 그것이 퇴사의 이유가 아니여야 한다. 직장은 학교가 아니며, 직장에서는 개인적으로 성향이 안 맞으면 그냥 거리를 두면 된다. 어디서든 평균적으로 열명의 사람이 있으면 1~2명은 당신을 좋아하고 다른 1~2명은 당신을 싫어하며 나머지는 당신에게 별로 관심없다.
이렇게 단정하듯 오만하게 말했지만, 위에서 서술한 문제들을 고민하고 선택하는 것이 개개인의 삶에서 어렵고 중요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 그저 결정을 내릴 때, 먼저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사소한 것들을 빨리 버려서 불필요한 고통을 줄이고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모두에게 건투를 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