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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디스컬터RYU Mar 12. 2019

피트니스 산업 이대로 좋은가?

퍼스널트레이닝은 보디빌딩이 아니다

불법 스테로이드 사용의 위험성을 알리는 '약투(약물 + 미투)'가 보디빌딩계에 거센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 바람에 약을 사용하고 있거나 했던 트레이너나 보디빌더들은 숨을 죽이고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또한 몸이 크고 좋은 트레이너들에 대해서 회원들의 의심의 눈초리가 매섭다. 약투를 주도했던 사람들은 인기에 편승하여 돈을 벌려는 의도를 숨기지 않고 있으며, 그에 대항마인 보디빌딩 기득권 세력들은 연일 악플러의 먹잇감이 되고 있다. 예상은 했지만 진흙탕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트레이너 양산시스템의 문제


운동센터들이 자고 나면 하나씩 생겨나고 있다고 할 정도로 관련 산업이 성장하고 있지만, 대중들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어 줄 수준 있는 강사나 트레이너들의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수요는 많은데 공급이 없다. 당연히 교육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종목을 막론하고, 수준 낮은 교육을 하는 강사나 트레이너들로 넘쳐난다. 그들에게 직업윤리는 기대하기 힘들다. 약을 권유하면 약을 하고, 장사를 하라면 장사를 한다. 회원들이 돈으로 보인다. 이것은 트레이너 양산시스템의 문제다. 그리고 이 산업의 문제이기도 하다. 공급이 부족하다 보니, 인성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거 트레이너나 강사가 되고 있는 것이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이 된다.


근력운동의 중요성을 설득하는 과정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다. 어렵사리 근력운동을 배워보기로 결심했는데 도대체 누구에게 배워야 하는가? 무턱대고 퍼스널트레이닝을 받으면 몸이 좋아질까? 오히려 잘못 배우면 신체왜곡을 불러일으키거나 부상을 당할 위험성도 크다. 개인차에 맞는 트레이닝 방법을 실천하려면, 그에 걸맞은 임상경험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대부분이 임상을 거쳐 트레이너가 되는 것이 아니라 트레이너가 되어 임상을 겪고 있으니, 실패한 트레이닝이 될 확률이 그만큼 높아지는 것이다. 트레이닝을 통해, 누군가의 습관이나 관성을 바꾸어 주려면, 꽤 수준 있는 설득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운동만 잘해서는 안된다. 물론, 근력운동을 배우러 온 회원들보다 운동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실기적인 부분만 조금 채워져도 혼자 운동하는 것보다는 훨씬 좋은 결과물을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거기서 끝이다.


그래서인지, 소비자들은 근력운동을 해 봤더라도, 근육이 우리 몸에 줄 수 있는 엄청난 혜택들을 접하지 못한다. 결국 또 다른 운동으로 눈을 돌리거나, 그냥 스쳐 지나가는 운동일뿐이다. 어떤 운동을 하더라도 근육 베이스가 기본이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세상에 존재하는 다양한 운동 중 하나로 인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큰 오해 중 하나가 근육 하면 떠올리는 사람이 보디빌더이고, 그들은 자신의 근육을 크게 만들었으니, 회원들의 근육도 잘 만들어 줄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니 너나 할 것 없이 트레이너들은 대회를 준비하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과한 무게에 대한 욕심을 갖게 되어, 몸의 이곳저곳이 성한 곳이 없다. 그뿐 아니라, 입상에 대한 욕심은 결국 약물 유혹에 빠져드는 것이다.


퍼스널트레이닝은 보디빌딩이 아니다


물론 보디빌더들은 근육을 크게 만들어 시합을 하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거대한 근육과 건강을 위해 필요한 근육은 엄연히 다르다. 건강을 위해 필요한 근육을 먼저 만들어 줄 수 있는 운동 전문가들이 필요하다. 역설적으로, 보디빌더들은 너무 큰 근육을 만들어왔기 때문에, 건강할 수 있는 근육이 가지는 가치를 더욱 모를 수도 있다. 그리고 혹독한 훈련 속에서 몸을 성장시키다 보니, 자신의 운동을 회원에게 시키는 우를 범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어떤 이에게는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줄 수 있지만 대다수의 일반인들에게는 과운동이 되어 근력운동에 대한 편견을 갖게 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더군다나 보디빌더가 될 수 있는 제한이나 기준이 없다. 전공자일 필요도 없고, 일정 수준의 교육을 받을 필요도 없다. 누구나 선수가 될 수 있으며, 대회는 무궁무진하고 이 산업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손만 뻗으면 어디서든 트레이너로 일할 곳이 있다.


너무 큰 근육은 팔자로 걷게 하고, 상당 부분 짐으로 작용해 몸을 무겁게 하며, 시즌과 비시즌 기간의 식단이 완전히 다르기 때문에, 몸의 항상성을 병들게 한다. 호르몬이 건강할 리 없고, 신진대사가 원활하게 돌아갈 리 없다. 거기다 이번 약투처럼 각종 약물에 병들어간다면 그 부작용은 상상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자신의 근육에 대한 지나친 집착으로 인해 근육이 주는 건강을 위한 혜택을 보지 못하는 것이다. 또한 다른 스포츠나 레저를 포기해야 하기 때문에 운동신경과 협응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한테는 선택지가 될 수 없다. 그래서 생겨난 것이 각종 머슬 대회인데, 이러한 대회들조차도 스폰서들이 대부분 보충제 회사들이나 보디빌딩 관련단체들이다 보니, 초창기와는 달리 근육의 크기가 심사기준이 되고 있다. 거기다가 이러한 머슬 대회들은 도핑검사마저 할 수 없다. 우후죽순 대회는 늘어가고, 입상자들도 늘어간다. 이들이 다 어디로 가겠는가. 모두가 트레이너다. 입상을 못해도 트레이너다. 아니, 대회 준비만 해도 트레이너가 될 수 있다.


대중을 위협하는  약물 보디빌더


실제로 이번 달에 있었던 일이다. 트레이너 면접을 보는데 보디빌딩 선수다. 약을 사용하냐고 물었더니, 당연하다는 듯 사용하고 있다고 한다. 어차피 일을 하게 되면 들킬 거짓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모양이다. 하지만 변명이라고 하는 말이 어처구니가 없었다.

'저는 제 몸의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에, 그 한계를 넘겨 몸을 키우려면 어쩔 수 없이 약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루빨리 약의 사용을 법제화하지 않는다면, 큰 문제가 야기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스테로이드의 부작용이 세상에 다 나타나지 않았다. 스테로이드 용량의 제한이 있는 것도 아니다. 불법으로 구매한 약을 사용하는데 무슨 제한이 있겠는가. 스테로이드 부작용 중 '정신분열'도 있다. 건강을 위해 피트니스 센터를 등록했는데, 가르치는 선생의 몸과 정신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이것이야말로 개그가 아닌가. 아직 스테로이드 과다사용으로 인한 어떤 연구결과도 없다. 사람을 대상으로 그러한 실험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몇 년 뒤 엄청난 사회문제를 양산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어제저녁엔 고등학교 1학년 남학생을 둔 아버지가 상담을 왔다. 다니고 있는 피트니스센터에서 트레이너가 운동한 지 한 달 밖에 안 된 아들에게 뜬금없이 보디빌딩 대회 출전을 권유하길래 그만두게 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센터의 트레이너들은 약물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트레이너들 모두가 보디빌딩을 하고, 심지어 회원들에게까지 대회 출전을 권하는 곳이다. 비타민이라고 속이고 스테로이드 경구제를 이미 먹였을 수도 있다. 건강을 위해 몸을 만들러 온 사람들의 건강을 담보로 약물 위험에  빠뜨리고 있는 것이다. 회원들은 아무것도 모른 채 자신의 몸이 좋아지고 있다고 만족할 것이다. 사실 이러한 일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설마 하는 일들을 그대로 내버려둔다면, 앞서 얘기한 대로 엄청난 환란이 닥칠지 모른다.


보디빌딩을 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서 엄청난 자부심을 갖는다. 유년기에 몸이 허약해서 보디빌딩을 통해 몸이 커진 사람들이 상당하다. 팔 둘레나 가슴둘레를 자랑하고, 허벅지 둘레를 뽐낸다. 시즌 기간에는 말할 것도 없다. 회원들이 보라는 듯이 무게를 쾅쾅 던지며 운동을 한다. 소리도 지른다. 그들은 그것이 멋있다고 생각한다. 그러한 자부심이 자만심이 되고, 결국 더 큰 몸을 위해 약을 사용한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멈출 수 없다. 이미 환경이 그러하다. 힘이 더 센 보디빌더가 그들 사이에서 존경받는다. 그들의 서열은 힘에 의해 결정된다. 마치 마피아 조직을 보는 것 같다.


이뿐만이 아니다. 트레이너 초년생들을 꼬드겨 대회 준비시켜준다는 미끼로 약물을 권유하고 대회 입상이 마치 미래를 보장하는 것처럼 세뇌시킨다.(사실, 보디빌딩 대회에 입상하더라도, 트로피와 상장이 전부다.) 그리고 약물을 겪게 된 트레이너에게 계속 약을 파는 것은 물론, 그들의 몸값을 대폭 낮춰 노예처럼 부려먹는다. 이 업계에 대해서, 이 분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트레이너들은 그야말로 하이에나에게 붙잡힌 토끼같이 순종하게 되는 것이다. 운동을 가르치는 스승으로 군림하기 때문에, 또한 이 업계가 좁다고 협박하기 때문에, 좀 더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만한 경험이 쌓이기 전에는 순종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보디빌더의 90%가 약물을 한 경험이 있거나 현재도 하고 있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대회 성적을 위해서 약물은 불가피한 일이 되어버렸다. 그도 그럴 것이, 근육은 클수록, 체지방은 줄일수록 좋은 결과를 내는 종목이 보디빌딩이다. 많이 먹을 수도, 안 먹을 수도 없다. 무엇보다 필자가 걱정하는 것은 보디빌더들이 할 수 있는 일이 피트니스 산업에 종사하는 것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도 과거에는 선수생활에 매진하는 보디빌더가 대다수였지만, 지금은 올림픽, 아시안게임, 전국체전과 같은 정식 스포츠 대회에서 제외되면서 직접 피트니스를 운영하고 퍼스널 트레이닝을 통해 회원들을 가르친다. 실제로 당신을 가르치는 트레이너가 약물중독 일수도 있다. 지금이라도 포털에 약물 부작용을 검색해보길 바란다.  

                              



사실 일부의 문제라면, 이와 같이 글을 쓰지는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약을 하지 않고, 정당한 방법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보디빌더(속칭, 내추럴)가 일부이다 보니, 싸잡아서 얘기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므로 싸 잡혔다. 정말 자신과의 싸움에서 계속해서 이겨내며, 느리지만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멋진 보디빌더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결과와 상관없이 이런 내추럴 빌더들은 존경받을만하다. 그들은 어떠한 유혹에도 굴하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과의 싸움을 이겨내고 있다. 나역시 그들을 존중하고 존경한다. 하지만 누가 약물을 사용하지 않았는지 명확히 알 수 없는 것이 문제다.


의사들은 젊은 나이에 흰머리가 나도 염색을 하지 않는다. 이유는 나이가 많은 의사들이 임상경험이 많다는 것을 의미하고 사람들은 그것을 믿기 때문이다. 트레이너들은 어떠한가? 30 중반이 넘으면 트레이너로서 일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 나이가 들면 자신의 짐(gym)을 차리거나 이 업계에서 사라진다. 많은 임상이 생기면 당연히 몸값도 올라가야 하는데 오히려 몸값이 떨어진다. 아니, 쓰지 않으려고 한다. 이 얼마나 기가 막히는 일인가? 어렵게 쌓은 임상은 쓸모가 없어진다. 그렇다 보니, 대부분의 트레이너들은 미래를 위해 내공을 쌓기보다는 당장의 대회 입상에 몰두하게 된다. 인성이나 인문학적 사고가 필요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근육이 주는 엄청난 혜택을 대중들에게 알려 삶의 질을 향상시키려면, 또한 대중들을 셀프트레이너로 만들어 스스로 건강을 지키게 하려면, 높은 수준의 설득력을 갖추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를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지각있는 트레이너들이 많이 생겨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바디스컬터 RYU



https://youtu.be/QdYE1fKjrNg



https://youtu.be/MM13-vZv0w0



https://youtu.be/8QfXoeW1QJ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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